책읽어 주는 남자 – 거리에서 만난 여자, 故현진건

동아일보 지상에 연재하던 때에 당한 일이었다 하로는신문사에서 나와서 집으로 갈려고 종로 네거리를 지날 때에 갑자기 하고 여자의 목소리가 들리기에 살펴보니 내 앞으로 오던 여인이 나를 바라 보며 이렇게 부르는 것이었다

나는 자세히 살펴보니 한 번도 만나 본 일이 없는 여자였다 나는 어리둥절하여 아무 대답도 못하고 우두머니 섰을 뿐이 었다 나는 이 여자가 혹시 불량녀가 아닌 가도 생각하고 그의 모양을 살펴 보았다 노랑 구두에 붉은 치마 검정 명주 두루막 여우 목도리 수수한 양머리 분도 바르지 않은 얼굴을 살펴보니 어떤 부잣집 귀부인같이 보이 지 불량녀로는 보이지 않았다 이 여자는 어떠한 하고 나는 궁금해 하였다

혹시 나는 이 여자가 나의 소설의 애독자가 아닐 까도 생각해 보았다 예전에도 나의 소설 애독자라는 여자가 나의 집으로 나의 신문사로 많이 찾아왔으니 이 여자도 그런 여자나 아닌가 생각 하였다 더욱이 요사이에 발표되자 나의 소설의 여자팬들이 많이 찾아 왔으며 편지도 많이 왔으니 이 여자는 나의 것이리라고 직각 하였다 선생님 얼마 하고 그 여자는 생글생글 웃으며 이렇게 말하는 것이었다 참 하고 나는 이렇게 대답하였다

길거리에서 말씀드리기도 안되었 으니 저리로 하고 그 여자는 가리키는 것이 었다 그래서 나는 처 음엔 사양했으나 자꾸 들어 가자 고 조르기에 할 수 없이 들어갔다 그 여자는 방안에 들어가 앉자 갑자기 우울해지면서 저는 여기서 선생님을 만날 줄은 몰랐어요 이 세상에서는 다시 선생님을 만날 줄은 몰랐어요 그 때 제가 그 약을 조금만 더 ⎯ 많이 먹었다면 만난 것이 최후였을는 지도 하고 그 여자는 수수께끼 같은 말을 하며 눈물을 흘리는 것이었다

나는 눈 이 둥그레서 나는 당신을 잘 기억하지 하고 그 여자를 다시 한 번 바라 보았다 그 여자는 나에게 선생님이 한다 나는 기가 막혔다 나는 계신 선생님이 나는 원산 가 본 일이 변이 하고 그 여자는 얼굴이 새파랗게 질려서 도망치듯 신을 신고 달아나 는 것이 었다 아마 사람이 나와 꼭 같이 생겼 던 것이었다

나는 세 상에 살면은 별일이 다 ⎯ 생긴다 고 웃고 말았다 1935 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