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리뷰/단편 소설] 체스의 모든 것 – 김금희 #제 62회 현대문학상 수상 소설

선배는 교양 강의 교재인 들고 가서 레저 펼친 뒤 '순서는 합의 로 정한다 승부는 체크메이트상태 왕이 상대 기물에 의해 잡히기 직전의 상황 또는 무승부/기권으로 결정된다

왕은 체스보드 밖으로 나오거나 다른 기물에 의해 잡히지않는다'라는 문장 아래 밑줄을 그었다 그러면서 국화에게 체스의 시작 과 끝에 대해 그렇다면 사실상 거의 모든 것인데 아는 것이 없음 을 인정하고 사과하라고 했다 하지만 국화는 손을 내저었다 "선배가 말하는 건 미국식이고 내가 하는 건 유럽식이고

호텔 조식에도 아메리칸 스타일 이랑 콘티넨탈 스타일이 다르듯이" 선배는 국화가 그렇게 당당하게 말하니까 뭔가 당황해하다가 돌아 섰다 그리고 다음 날 체스연맹 사이트에서 제정한 체스의 표준 규칙을 프린트 해 왔다 하지만 국화는 자기가 하는 체스 는 그런게 아니라고 다시 잘라 말했다 "아니라고?" "아닌데요? 퍼블릭한 게 아니라 프라이빗한건데요?" "무슨 말이야? 협회에서 인정한 표준 규칙이라니까

" "그러니까 그런 레디메이드가 아니라 핸드메이드 룰이라고요" 대화의 결론은 늘 이런 식이었다 선배는 논리를 준비했지만 국화 앞에서 그것은 영 힘을 쓰지 못했다 선배는 그렇게 매일 이상한 패배 를 거듭하면서도 어떻게 해서든 사과를 받아야겠는지 이겨야겠 는지 다음 날이면 국화를 찾아갔다 한 달쯤 반복하다보니 사과하라는 선배의 말도 국화의 막무가내도 시들해지긴 했다

둘은 여전히 체스에 대해 말해야 한다는 의지같은 것만 남아있는 듯했다 나는 그 대화를 들으면서 무슨 대화가 저렇게 열띠면서도 무시무시하게 공허한가 생각했다 대체 체스가 뭐라고 저렇게 싸우는 가 우리 사는 거랑 무슨 상관이라고 그것 잘 하면 밥이 생기나 장학금 이 나오나

하지만 그러면서도 선배가 마치 목격자가 필요한 것처럼 국화에게 가자고하면 거절 못한 채 따라나 섰다 만나서 기쁘네요 류이입니다 제 62회 현대문학상 수상작 '체스의 모든 것' 일부를 읽어봤습니다 이 작품을 다 읽고나면 내가 방금 읽은게 무엇인지 잘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제가 당시에 메모해 놓은 것을 그대로 읽어드리자면 시퍼런 새벽 안개 같이 신선하면서도 싸한 느낌의 소설입니다

제 62회 현대문학상 수상소설집 의 p20 에서 제가 방금 읽어드린 부분을 찾아 볼 수 있고 '체스의 모든 것'이라는 책도 있으니 원하는 것을 골라 읽 으시면 됩니다 책에 대한 이야기를 하기 전에 현대 문학상에 대해서 잠깐 말씀드리 자면 월간지 현대문학에서 1956년부터 매년 시, 소설, 희곡, 비평 부문에서 뛰어난 작품을 선정해서 수상하는 한국을 대표하는 문학상 중 하나라고 이야기 할 수 있겠습니다 또 오늘 우리가 이야기 할 '체스의 모든 것' 62회 소설부문 수상작이고 2017년 12월 11일에 이미 63회 소설 수상 집이 출간되었습니다 아직 읽어보지 않았는데 꼭 읽어 보고 좋은 작품이면 또 소개해드릴 게요

그럼 책에 대한 이야기를 해볼까요? 이 소설은 1999년 당시 대학생이었던 화자인 영미가 그녀의 시각에서 노아와 국화를 바라보는 식으로 전개됩니다 영미는 평범한 대학생인데 같은 대학생인 노아와 국화는 좀 특이하 죠 노아는 어딘가 우울하면서 다른 중력에서 사는 듯 외부 일에 관심이 없고 반응이 느립니다 실수하면 지나치게 자책하기도 하고요 그럼에도 강자에게는 강하고 약자 에게는 약한 사람입니다

이런 특이한 부분들이 영미의 흥미를 끌었는지 영미는 노아에게 어느 정도 호감을 갖고있죠 국화는 이것보다 더 특이합니다 강자에게 강한 정도가 아니라 아 예 세상의 규칙과 타협하지 않고 그저 자신이 원하는 규칙대로 살아가는 듯합니다 국화는 부끄러움을 이기는 사람이 되고싶다고하고 노아는 이런 국화 를 동경하고 좋아합니다 세 사람의 뚜렷한 차이라면 이런 사고방식에서 오는 삶의 태도의 차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이 세 명의 인물은 서로 만나고 헤어지고를 반복합니다 만나고 헤어지는데에 큰 이유는 없어보입니다 그저 만나서 이야기를 하면서 서로 의 체스에 대한, 삶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면서 시간에 따라 그들이 어떻게 변해가는지를 보여줄 뿐입니다 이에 관련해서는 작품 뒤에 적힌 수상소감으로 설명을 할 수 있을 지도 모릅니다 수상 소감의 일부를 읽어드릴게 요

뒤를 돌아 어제를 바라보는 습관 같은 것은 고치고 싶다 그러면 우리는 더 이상 이별에 대해서 생각하지 않아도 되니까 인물들은 여러번 만났다가 헤어지는 것을 반복한다 여기서의 안녕이 아주 엉망이지 않기를 간신히 바라며 제목에서 말하는 체스의 규칙이 인생을 살아가는 태도에 대해 말하고 있었는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화자인 영미는 체스의 룰이 인생과 무슨 상관이 있길래 그렇게 열심히냐 고 물었지만 노아와 국화는 그것 보다 더 큰 차원의 이야기를 체스 를 통해서 하고있는거죠

예를 들어 영미가 밥이 먹을 장학금 을 받는 것에대해 생각한다면 노아 와 국화는 밥을 벌어 먹고 장학금 을 받는 것이 누구의 기준, 누구의 생각으로 그렇게 되는 것인지 어떤 것이 더 타당한지 하는 이야기를 하고있는거죠 이 논의에서 국화는 응당 그렇게 하는 대부분의 사람들의 규칙에 순응하고 사는 것이 아니라 내가 원하는 규칙에 의해 살고자 하는 것이고 노아 또한 그런 부분을 동경하기 때문에 국화와 말다툼을 하면 계속 지는것이고요 그러나 결국 이들은 시간이 지날 수록 어느샌가 사회의 규칙을 따르 고 있습니다 그것을 따르면서 상처를 받기도 하고 또 실패하기도 하지만 결국 은 사회의 규칙과 더욱 더 닮은 모습으로 삶을 살아갑니다 그럼 저는 오늘은 이만 물러날게 요

제 이야기 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저의 이야기 다시 만나고 싶으시 다면 이 채널을 구독해주시고요 제 이야기에 대한 피드백 알고 계신 멋진 작품들 혹은 저에게 하고싶은 소소한 이야기까지도 모두 환영 하니까 댓글로 꼭 이야기 해주세요 그럼 우리 다시 만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