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어머니, 백신애ㅣ한글자막(CC), 한국단편소설오디오북ㅣ책 읽어주는 노벨라

안녕하세요 노벨라와 함께하는 편안한 시간 오늘은 백신애의 나의 어머니를 읽겠습니다 지금으로부터 91년 전인 1928년에 발표된 작가 백신애의 처녀 작 나의 어머니 작품을 통해서 우리는 한세기 전 이땅에 서구 문명의 유입으로 비롯된 세대간 갈등의 한부분을 느껴볼 수 있을거에요 청년회 회관을 건축하기 위하여 회원끼리 소인극을 하게 되었다 문예부에 책임을 지고 있는 나는 이번 연극에도 물론 책임을 지지 않을 수가 없게 되었다 시골인 만큼 여배우가 끼면 인기를 많이 끌 수가 있다고 생각한 청년회 간부들은 여자인 내가 연극 에 대한 책임을 진다면 다른 여자들을 끌어내기가 편리하다고 기어이 나에게 전 책임을 맡기고야 만다 그러니 나의 소임은 출연할 여배우를 꾀어 들이는 것이 가장 중한 것이었다 그러나 아직 트레머리가 사 오인에 불과하는 이 시골이라 아무리 끌어 내도 남자들과 같이 연극을 하기는 죽기보다 더 부끄러워서 못하겠다 는 둥 또는 해도 관계 없지만 부모가 야단을 하는 까닭에 못하겠다는 등 온갖 이유가 다 많아서 결국은 여자라고는 아 무도 출연 할 사람이 없이 되고 부득이 남자들끼리 하는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우리들은 밤마다 y학교 빈 교실을 빌려서 연극 연습을 시작하게 되었다 연습을 시키고 있는 나는 여러 가지로 완고한 시골에서 신여성들의 취하기 어려운 행동에 대한 고려를 하지 않을 수 없어 다른 위원들과 함께 여러 번 토혼도 해 보았지만 내가 없으면 연극을 하지 못하게 되는 수밖에 없다는 다른 위원들의 간청도 있어서 나는 주저하면서도 끝까지 일을 볼 수밖에 없었다 오늘은 그 공연을 이틀 앞둔 날 이다 학교 사무실 시계가 열한 시를 치는 소리를 듣고야 우리는 연습을 그쳤다 딸자식은 의례히 시집갈 때까지 친정에서 먹여주는 것이 예부터 해오던 습관이라면 나도 아직 시집가지 않은 어머니의 한낱 딸이니 놀고 먹어도 아무렇지도 않을 것이 언만 오빠는 oo 사건으로 감옥에 들어가고 보통 학교 교원으로 있던 내가 여자 청년회를 조직하였다는 이유로 학교 당국으로부터 일조에 권고사직 을 당하고 나서 그대로 할 일이 없으니 부득이 놀 수밖에 없이 되었다 그래서 날마다 식구가 단촐한 얼마 안 되는 집안 일이 끝나면 우리 어머니의 말씀마따나 빈둥 빈둥 놀아댄다 어떤 땐 회관에도 나가고 또 어떤 땐 가까운 곳으로 다니며 여성단체를 조직하기에 애를 쓰기도 하고 그렇지 않으면 하루 종일 또는 밤이 새도록 책상 앞에서 책과 씨름을 하는 것 뿐이다 한 푼도 벌어들이지는 못하지만 어쩐지 난 나대로 조금도 놀지 않는것 같기도 했다 그러나 우리 어머니는 종종 아까운 재주를 놀리기만 하면 어쩌니 하고 벌이 없는 것을 한탄하시기도 한다 벌이를 하지 않으면 아까운 재주가 쓸데없는 것이라는 것이 우리 어머니의 생각이다 그러면 나는 아우 바빠 죽겠는데 하고 딴청을 들이댄다 쓸데없이 남의 일만 하고 다니면서 바쁘기는 무엇이 바빠 하며 나를 빈정대신다 내가 밤낮 남의 일만 하고 다니는지 또는 내 할 일을 내가 하고 다니는지 그것은 둘째로 하고라도 나의 거동은 언제든지 놀고 있는것 같아 보이는 것도 무리가 아니라고 생각되었다 오늘은 y모임에서 여자y회를 발기하니 와서 도와다오 하니 거절할 수도 없고 또 오늘은 k가 저의 집이 조용하니 그곳에도 가서 하려던 얘기를 해 주어야겠고 또 y회로 모이는 날이니 내가 빠지면 아니 될 것 친구가 보내준 책이 몇 권이나 있는데 그것도 읽어야 되겠고 여러 곳에서 편지가 왔으니 꼭 답도 해 주어야겠고 이것이 모두 나에게는 못 견딜 만치 바쁘고 모두가 해야만 할 일 같은 생각이 든다 하지만 남의 눈에는 한 푼도 수입 이 없으니 나는 날마다 놀기만 하는 것 같이 보이는게 무리가 아니다 더욱이 우리 어머니 어머니에게는 하루나 이틀이 아니고 몇 해든지 자꾸 나 혼자만 바쁘고 남의 눈에는 아까운 재주를 놀리기만 하면서 먹기가 좀 어색하게 생각되지 않을 수가 없었다 열일곱 살부터 교원으로서 얼마 안 되는 월급이나마 받아서 꼭꼭 어머니 살림에 보태 드릴 때는 내 마음대로 무슨 일이든지 하고 싶은 대로 했었고 또 마음으로는 하고 싶어도 그만 참고 있으면 어머니가 척척 다 해 주시기도 했었다 말하자면 어머니는 어떻게든지 내 마음에 맞도록 해 주시려고 애를 쓰셨던 것이다 그러나 이제는 으레 해야 할 말도 하기가 미안하고 아무리 마음에 맞지 않는 것이라도 불평을 말할 수가 없어졌다 심지어 몸이 아플 때도 어디가 아프다는 말조차 하기가 미안해진다 병원 약값 이것이 연상되기 때문이다 그리고 때때로 사람이 오륙인 씩이나 모두 장정의 밥을 먹으면서 일년 내내 한 푼도 벌이라고는 하는 인간이 없구나 하며 어머니의 얼굴이 좋지 않아지면 나는 말할 수 없는 미안스러움과 죄송스러운 감정에 북받치고 만다 그러면서도 어머니가 너무 심하게구시면 어떤 땐 아이 어머니도 내가 벌지 않으면 굶어 죽는가베 아직은 그래도 먹을 것이 있는데 하는 야속스런 생각도 난다 그러나 이 생각도 감옥에 들어 계시는 오빠를 위해 차입을 한다 사식을 댄다 바득바득 애를 쓰는 어머니를 생각하면 그만 가슴이 어두워지고 만다 오늘도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대문이 닫혔으면 어떡하지 어머니가 아직 주무시지 않고 계 실까 하는 걱정과 함께 지금 나한테도 무슨 돈이 월급처럼 꼭꼭 나오는 데가 있었으면 하는 엉터리 없는 공상을 하기도 했다 가라앉지 않는 뒤숭숭한 가슴으로 조심히 대문을 밀었다 의외로 대문은 소리 없이 열렸다 옳지 됐다 나는 소리 없이 살며시 대문 안에 들어서서 도적놈처럼 안방 동정을 살폈다 안방에는 등잔불이 감스릿하게 낮추어 있었다 어머니가 벌써 주무시는구나 하는 반갑고 안심된 생각에 갑자기 가벼워진 몸으로 가만히 대문을 잠그고 들어서려니까 안방 창문에 거무스름한 어머니 그림자가 마치 지나 가는 구름처럼 어른하더니 재떨이에 담뱃대를 함부로 탁탁 쎄리는 소리와 함께 길 게 한숨 소리 아이구 얘야 글쎄 지금이 어느 때냐 하는 어머니의 꾸지람이라기보다는 앓는 소리가 흘러 나왔다 아이구 어머니 아직 안 주무셨구나 하는 생각이 번뜩하자 나도 떨리는 한숨이 길게 나왔다 방문 열고 들어서니 아직 이불도 펴지 않고 어머니는 밀창 앞에 쪼그리고 앉아서 지금까지 애꿎은 담배만 피우며 나를 기다리신 모양이다 무겁던 가슴이 뜨끔해졌다 이러한 경우는 교원을 그만두게 된 후로는 수없이 당하는 것이지만 그래도 그대로 들어가 모르는 척 하고 누워 잘 수는 없었다 그렇다고 내 가슴에 받쳐그대로 엉엉 마음 풀릴 때까지 울 지도 못할 것이다 나는 문턱에 걸치고 들여다보던 반신을 막 방안에 들여놓으며 어머니 앞에 덜컥 주저앉아서 하하 웃었다 그러나 그 순간 뒤에 나는 울고 싶으리만치 괴로웠다 내가 바라보는 어머니의 표정은 너무도 침울했던 까닭이다 이런 어머니 어디 갔다 오셨어요 벌써 열 시가 되어 오는데 나는 열 두 시가 가까워 오는 것을 다행히 조금이라도 어머니의 노기를 덜고자 일부러 열 시라고 했다 물끄러미 등잔만 쳐다보던 거칠어진 어머니 얼굴에 두 눈이 휘둥그레지며 열 시 하며 나에게 반문했다 나는 또 가슴이 뜨끔해졌다 열 시 열 시가 무엇이냐 열 시 열 시라니 열 한 시 친지가 언제라고 벌써 닭 울 때가 되었다 나직하게 목을 빼 어안이 막힌다는 듯이 나를 바라보며 핀잔을 주기 시작했다 나는 그만 온몸의 피가 뜨거워지는 것 같더니 그 피가 일제히 머리를 향하여 달음질쳐서 올라오는 것 같아 진작 입이 떨어지지를 않았다 글쎄 지금이 어느 때라고 니가 미쳤니 지금까지 어딜 갔다 오냐 말이다 그 말소리는 어머니다운 애정과 애달픔과 노여움이 한데 엉킨 일종 처참한 음조에 떨리는 그것이었다 어리광으로 어머니의 노기를 풀려고 하하 웃고 시작한 나는 어머니의 이 말소리에 몸을 어떻게 지탱할 수가 없어 벌떡 일어나 책상에다 머리를 내어 던지며 주저앉았다 어쩌면 남 부끄러운 줄도 그렇게 모르니 이 밤중에 어디를 갔다 오느냐 말이다 네가 지금 몇 살이니 응 차라리 나를 이 자리에서 당장 죽여나 주든지 가기는 어딜 가요 연극 연습 한다고 그러지 않았어요 거기 갔었어요 나의 이 대답에 어머니는 기가 막힌 다는 듯 입을 벌린 그대로 얼굴이 틀어졌다 연극하는 데 아이구 얘 좀 보게 그곳이 글쎄 네가 갈 데니 아무리 상것의 소생이라도 계집애가 그런 데 가는 거 본 적이있니 모이는 자식들이란 모두 지 아비 지 어미는 모른다 하고 사회니 지랄이니 하고 쫓아다니는 천하 상놈들만 벅적이는델 어머니 잘못했어요 남의 말은 하면 무엇해요 저도 잘 알고 있지 않아요 그만 주무세요 나는 덮어놓고 어머니를 재우려 했다 나는 어찌하든지 어머니와는 도무지 말다툼을 하지 않으려고 했다 아무리 설명을 하고 이해를 시켜도 점점 어머니의 노기만 더할 뿐인것을 나는 잘 안다 이따금 어머니가 심심하실 때에 이야기를 하라고 하시면 옛 이야기 끝에 성인도 시속을 따르란 말이 있지요 하며 이야기 꼬리를 멀리 돌려서 나의 입장과 행동을 변명도 하고 될 수 있는 정도까지 어머니를 깨 우려고 애를 쓴다 그럼 그때는 나에게 감복이나 한 듯이 너는 어떻게 그런 유식한 것을 다 아니 하고 엄청나게 감복하시며 기특하고도 귀엽다는 듯이 바라보신다 그때만은 나도 어머니의 따뜻한 사랑 속에서 숨을 쉬는 듯한 행복을 느낀다 그러나 그것도 잠깐이다 나면서부터 완고한 옛 도덕과 인습에 푹 싸인 어머니이라 그만 씻어 버린 듯이 잊어버리고 다시 자기의 주관으로 들어간다 그런 까닭에 나는 어머니와는 입다툼은 하지 않는다 억지로라도 어머니를 누워 재우려고 겨우 책상에서 머리를 들었다 아이그 어머니 글쎄 그만 주무세요 정 그렇게 제가 잘못했거든 내일 아침이 또 있잖아요 그만 주무세요 네 어머니는 홱 돌아 앉아 담배만 자꾸 피우신다 그 입술은 여전히 노여움에 떨리고 있었다 어머니 잘못했어요 참 잘못했습니다 잘못한 것만 야단하시면 어떻게해요 이제부터 그러지 말라고 하셨으면 그만이지 아이참 주무세요 왜 저를 사내자식으로 낳으시지 않으셨어요 이렇게 잠도 못 주무시고 하실 것이 어디 있습니까 억지로 어리광을 피우는 내 눈엔 눈물이 팽 돌았다 난 얼른 닦아 감추려 했지만 차디찬 널빤지 위에서 끝없이 떨고있을 오빠의 쓰린 생각이 문득 나며 덩달아 솟아오르는 눈물을 걷잡을 수 없었다 어머니 참 우스워 죽을 뻔 했어요 이 주사 아들이 여자가 돼서 꼭 여자처럼 어떻게 잘 하는지 우스워서 뱃살이 곧을 뻔 했어요 모레부터는 돈 받고 연극을 해요 그때는 저녁마다 어머니 공짜 구경 시켜 드릴게요 참 잘해요 아무리 내가 애를 써도 어머니의 노기는 풀리지 않았다 오히려 점점 노기가 높아가는 것 같았다 어머니 무릎에 손을 걸었다 글쎄 왜 이러니 내야 잘 때 되면 어련히 잘라구 보기 싫다 내 눈 앞에서 없어져라 계집아이가 무슨 이유로 남자들과 같이 야단이냐 이런 기막힐 창피한 꼴이 또 어디 있어 어머니가 어디까든지 늦게 온 나를 이상하게 의심해서 자기 마음대로 기막힌 상상을 하여가며 나를 더럽게 말하는 것이 말할 수 없이 가슴이 터져 오르나 그래도 이를 바둑바둑 갈면서 어머니 잡시다 하고 떨치는 손을 다시 어머니의 무릎에 걸었다 내 팔자가 사나우려니까 천하 제일이라고 칭찬이 비 오듯 하던 자식들이 아이고 내 팔자도 너 보는데 좋다 좋다 하니 내내 그러는 줄 아니 그래도 제 집에 돌아가면 다 욕한단다 네 오라비도 그렇게 열이 나게 쫓아다니고 어쩌고 하더니 한번 잡혀간 뒤론 그만이더구나 너도 또 추켜내다가 네 오라비처럼 감옥 속에나 보내지 별 수 있을 줄 아니 나는 그만 다시 책상에 엎드렸다 자신의 편함과 혈육을 사랑하는 것밖에 아무것도 모르고 도덕과 인습에 사무친 저 어머니의 자기의 생명 같이 키워 놓은 단 두 오누이로 말미암아 오늘에 받는 그 고통을 생각할 때 난 가슴이 다시금 찌들하고 쓰려졌다 저 어머니가 무엇을 알리 차라리 꾸지람이라도 실컷 들어두자 하는 가엾은 생각에 죽은 듯이 엎드려 있었다 방안에 공기가 쌀쌀하게도 움직이더니 납을 녹여 붓듯이 무겁게 가라 앉는다 얘 밥 안 먹겠니 어머니의 노기는 한없이 올라가다 가도 풀리기도 잘한다 그건 마음이 약하신 어머니는 모든 짜증과 괴롬에 문득 속이 상하시다가도 그 속풀이를 하는 곳이 언제든 얼토당토 않은데 마주치고 만 것을 스스로 깨달으면 곧 눈물로 변해사라지고 만다 언제든지 밤참을 꼭꼭 잡수시는 어머니다 내가 돌아오기를 기다려 지금까지 잡수시지 않은 모양이다 나는 새삼스럽게 가슴이 차게 놀랐다 갑자기 어떻게 대답을 해야 좋을지 몰랐다 안 먹겠어요 연극연습을 하던 때는 어느 정도 시장함을 느꼈지만 지금은 모가지 까지 무엇이 꼭 찬것 같다 뒤미쳐 먹지 않어 왜 안 먹어 어머니는 조금 불쾌한 어조로 다시 권하셨다 잇따라 숟가락이 놋쇠 그릇에 칼칼스럽게 마주치는 소리가 났다 얼마 후 또다시 얘 밥 먹어라 네 오라비는 저렇게 떨고 있으련마는 그래도 나는 이렇게 나는 먹는다 저 나오는 거 보고 죽을려고 목 메인 한숨과 함께 숟가락을 집어 던진다 나는 지금까지 참았던 울음이 와락 치받쳐 전신이 흔들렸다 이윽고 다시 담배를 넣기 시작하시던 어머니가 지금까지의 것은 모두 잊어버린것 같은 부드러운 말소리로 다시 권하셨다 배고프지 좀 먹으렴 나는 감격에 받쳐 다시 가슴이 찌르르 해졌다 나 때문에 썩는 속을 오빠를 생각하여 눌러버리고 오빠를 생각하여 애끊는 장을 그나마 조금 편히 곁에 앉힌 나를 위해 억제하려는 가슴은 어머니 나는 그 어머니의 가슴을 잘 안다 그 괴로움을 숨쉴 때마다 느낀다 기어이 몸을 일으켜 다만 한 숟가락이라도 먹어 보이고 싶으리만치 내 감정은 서글펐다 천천히 마루로 나가시는 어머니가 얼마 후에 손에 식혜 한 그릇을 떠 가지고 들어오셔서 내 옆에 갖다 놓으시며 밥 먹기 싫거든 이거라도 좀 먹어라 나는 가슴이 터져라 하고 큰소리로 외치고 싶었다 가엾은 어머니 가엾은 딸 담배 한 대를 또 피우고 난 어머니는 허리를 재이며 자리로 누우셨다 내가 이 식혜를 먹지 않으면 어머니 속이 얼마나 아프시랴 오빠 생각에 넘어가지 않는 음식이라 또 내가 먹지 않을까 해서 일부러 많이 먹는 척 하시는 가엾은 어머니가 얼마나 슬퍼하실까 나는 한 입에 그 감주를 죄다 삼켜 버리고 크게 웃어서 어머니를 안심하시게 하고 싶은 감정에 꽉 찼으나 전신은 물과 같이 여물어졌다 석유가 닳을까 하여 잔불을 끄고 자리에 누웠다 이웃집 시계가 새로 한 시를 땡쳤다 어머니가 후 한숨을 쉬셨다 아 어머니 가엾은 어머니 어머니의 속을 알지 못하고 야속한 어머니로만 여기는 줄 아시고 그다지 괴로워하십니까 이 몸을 어머니가 말씀하신 그 김 가에게 바치어 기뻐하는 어머니의 얼굴을 잠시라도 보고싶을 만큼 이 딸의 가슴은 죄송함에 떨고 있습니다 어떻게 하면 이 세상에서 어머니를 마음 편케 모실 수가 있을까요 내가 사랑하는 장래 내 남편이 되기를 어머니 모르게 허락한 k 그도 나와 같은 울음을 우는 불행과 저주에 헤매는 가난한 신세입니다 그러면 나는 무엇으로 어머니를 편케 할까요 그러나 나의 어머니여 나는 어머니가 좋아하시는 김가에게 이 몸을 바치지 않을 것입니다 또 내일 밤도 빠지지 않고 가야합니다 가엾은 나의 어머니여

이창규 기자 – 악동뮤지션(AKMU), 컴백 앞두고 이찬혁 첫 소설책 ‘물 만난 물고기’ 발간 소식 전해…“꾸준히 음악과 병행하여 집필 활동 할 것”

[이창규 기자] 악동 뮤지션 (AKMU)이 25 컴백을 앞둔, 이찬혁이 소설 책을 발간다는 소식이 전해져 화제 다 YG 엔터테인먼트는 11 일 (오전 10시) 식 블로그에 이찬혁의 첫 소설 책 '물 만난 물 기'이 26 일 발간된다고 발표했다 예약 판매는 17 일부터 진행하다 이찬혁은이 사실이 공개 되 자마자 자신의 인스 타 그램에 업로드 며 팬들에게 소식을 알린다 이찬혁은 “꾸준히 진지한 마음으로 음악과 병행으로 집필 활동을 할 계획”이라고 발표하다 또한 '물 만난 물고기'는 25 일입니다

악동 뮤지션의 신보 '항해'와 연관 한 연관이 있습니다 지난 2017 년 7 월 발표 된 싱글 'S MMER EPISODE'이후 2 년 2 개월 만 컴백하는 악동 뮤지션은 그간 바다, 부둣가 등 쓸쓸한 감성적으로 이찬혁의 제대 이후 처음이자 이수현이 성인이되었습니다 또한 이찬혁의 소설 책 악동 뮤지션 AKMU)은 1996 년생 이찬혁 (만 23 세)과 1999 년생 이수현 (만 20 세)으로, 2012 년부터 방송되었습니다 YG 엔터테인먼트와 계약을 완성하다 공백기를 통해 다 그 사이이 이수현은 유튜브 활동을 비롯해 BS 2FM '악동 뮤지션 수현의 볼륨을 무대 요의 DJ로 활동이 활성화되었습니다

'200 %', '사람들이 말하기 게', '오랜 날 밤', '디 노사 우르'등의 목소리 곡과 목소리가 울리다 있다

[책 읽어주는 여자] 이태준 돌다리,한국단편소설오디오북, 한국문학, 소설읽기, 오디오명작, Korean Novel, Korean Audio Book,

안녕하세요 오늘 이야기는 이태준의 돌다리입니다 어떤 사람이 인생을 참 잘 살았다라고 하면 여러분은 어떤 삶을 생각하세요 그 삶은 또 어떤가요 오늘 이태준의 돌다리 들으면서 단 한번의 소중한 인생에 대해 시간이 된다면 좋겠습니다 샘마을 동네보다는 누르테테한 가닥나무들만 묘지를 둘러 그 삶은 또 어떤가요 어느 것이라고 집어 낼 수는 없어도 창섭이 마침 방학으로 와 있던 여름이었다 창옥은 저녁 먹다 말고 갑자기 복통으로 뒹굴었다 읍으로 뛰어가서 의사를 청해 왔다 의사는 주사를 놓고 돌아갔다 의사는 바쁘다고 하라는 대로 환자를 데리고 갔지만 다시 하루를 지나 창섭은 뜻을 세워 서울에서도 정평이 있는 한 권위자가 된 것이다 창옥아 기뻐해줘 네 사진을 크게 확대해서 창섭은 바람도 쌀쌀할 뿐 아니라 지금은 단풍철도 지나고 바위를 갈라내서까지 고르고 넓은 길로 닦아졌다 창섭은 이럴 줄 알았더라면 자기 집 논과 밭들이었다 그전부터 있었던 거지만 밭 하루갈이도 늘리지는 못한 것으로도 나를 부자 소린 못 들어도 불러 보며 묵례를 보냈다 아버니께서 멍덜을 손수 이룩허신 밭을 더 좋은 논으로 더 기름진 밭이 되도록 닦달만 해가기에도 내겐 벅찬 일일거다 하고 절약해 쓰고 남는 돈이 있으면 비뚤어진 논 모양을 바로 잡고 그러다 아들이 의사가 된 후로는 동네 길들은 물론 남을 주면 땅을 버린다고 소작을 주지 않았고 일꾼 셋이 저희들 농사 해 가지고 나간다는 둥 환자를 데리고 오라고 했다 창섭의 아버지는 땅을 위해서는 곡식을 거둔 뒤 그루만 남은 논과 밭이라도 다시 하루를 지나 흙의 부드러움이 마치 시루떡 모판을 대하는 것처럼 누구의 눈에나 탐스럽게 흐뭇해 보였다 이런 땅을 팔기엔 아무리 수입이 몇 배 더 나은 하지만 은행에 빌리는 방법으로는 삼만 원 돈을 만들 수가 없었고 어머니께선 겨울이면 해마다 기침이 도지신다 진작부터 내가 모셔야 했을 거다 천생 부모님이 서울로 가셔야 한다 땅 전부를 소작하도록 맡기고서는 서울 가서 편안히 계실 날이 하루도 없으실거다 아버님의 말년을 편안히 해드리기 위해서도 땅은 전부 없애 버릴 필요가 있는거다 창섭은 샘마을에 들어서자 아버지는 가에는 살얼음이 잡힌 찬물에 무릎까지 걷고 들어서서 예 좀 급히 여쭤 봐야 할 일이 생겼습니다 동네 사람 수십 명이 개울은 동네 한가운데를 흐르고 있어 비가 오면 진흙탕에서 헤어날 수 없었는데 하룻밤 비에도 넘치기 일쑤라 이 큰 돌다리의 내력을 들은 것이 너이 증조부님 돌아가셨을 때다 징검다리로야 건네올 수가 있니 다리부터 이렇게 넓구 튼튼한 돌루 놓으신 거란다 눈에 익은 정자나무가 서있는 논이며 몇 해 전 어느 장마엔 어찌 된 셈인지 가운데 제일 큰 장이 내려앉아 떠내려갔던 것이다 논둑에 선 정자나무는 길이는 열 자가 넘는 자연석 그대로라 몇 사람의 힘으로는 손을 댈 염두부터 내지 못했다 더구나 불과 수십 보 이내에 면의 보조를 얻어 난간까지 달린 완전히 잊혀진 채 던져져 있던 것이었다 한다한 보통보다 썩 뛰어난 곡식값보다는 다른 물가들이 높아졌을 뿐 아니라 오늘루 가야 되서요 아무두 안 데리구 왔습니다 오늘루 갈 걸 뭘 허러와 조상님들 산소나 사당보다 굶는단 소린 안 듣고 살도록 물려주시구 가셨다 드럭드럭 탐내 모아선 뭘 허니 할아버니께서 쇠똥을 맨손으로 움켜다 넣시던 논 아버니께서 멍덜을 손수 이룩허신 밭을 더 좋은 논으로 더 기름진 밭이 되도록 닦달만 해가기에도 내겐 벅찬 일일거다 하고 절약해 쓰고 남는 돈이 있으면 그 돈으로는 품을 몇씩 들여서까지 비뚤어진 논 모양을 바로 잡고 밭에 돌을 추려 바람맞이로 담을 두르고 개울엔 둑막이를 했다 그러다 아들이 의사가 된 후로는 아들 학비로 쓰던 몫까지 들여서 동네 길들은 물론 읍길과 정거장 길까지 닦아 놓았다 남을 주면 땅을 버린다고 매우 근면 성실한 사람이 아니면 소작을 주지 않았고 소를 두 필이나 매고 일꾼을 세 명씩이나 두고 적지 않은 전답을 전부 자농으로 버티어 왔다 실속이 타작만 못하다는 둥 일꾼 셋이 저희들 농사 해 가지고 나간다는 둥 이해만을 따져 비평하는 소리가 많았지만 창섭의 아버지는 땅을 위해서는 자기의 이해만으로 타산하려 들지 않았다 이와 같은 임자를 가진 땅들이라 곡식을 거둔 뒤 그루만 남은 논과 밭이라도 그 바닥이 고르고 그 언저리들이 바르고 흙의 부드러움이 마치 시루떡 모판을 대하는 것처럼 누구의 눈에나 탐스럽게 흐뭇해 보였다 이런 땅을 팔기엔 아무리 수입이 몇 배 더 나은 병원을 늘리기 위해서라도 아버지께 미안하지 않을 수 없었다 하지만 은행에 빌리는 방법으로는 삼만 원 돈을 만들 수가 없었고 서울서 큰 서양식 건물을 손에 넣기란 돈만 있다고 아무 때나 될 일도 아니었다 아버지께선 내년이 환갑이시다 어머니께선 겨울이면 해마다 기침이 도지신다 진작부터 내가 모셔야 했을 거다 그런데 내가 시골로 올 순 없고 천생 부모님이 서울로 가셔야 한다 한동네서도 땅을 당신만치 못 거둘 사람에겐 소작을 주지 않으셨다 땅 전부를 소작하도록 맡기고서는 서울 가서 편안히 계실 날이 하루도 없으실거다 아버님의 말년을 편안히 해드리기 위해서도 땅은 전부 없애 버릴 필요가 있는거다 창섭은 샘마을에 들어서자 동구에서 이내 아버지를 뵐 수 있었다 아버지는 가에는 살얼음이 잡힌 찬물에 무릎까지 걷고 들어서서 동네 사람들을 추겨서 돌다리를 고치고 계셨다 어떻게 갑자기 오느냐 예 좀 급히 여쭤 봐야 할 일이 생겼습니다 그래 먼저 들어가 있거라 동네 사람 수십 명이 쇠고삐로 두 길이는 흘러내려간 다릿돌을 동아줄에 얽어 끌어올리고 있었다 개울은 동네 한가운데를 흐르고 있어 아래위로 징검다리는 서너 군데나 놓여 있지만 하룻밤 비에도 넘치기 일쑤라 모두 이 큰 돌다리로 통행하던 것이었다 창섭은 어려서 아버지께 이 큰 돌다리의 내력을 들은 것이 아직도 기억에 남아 있다 너이 증조부님 돌아가셨을 때다 산소에 상돌을 해오시는데 징검다리로야 건네올 수가 있니 그래 너이 조부님께서 다리부터 이렇게 넓구 튼튼한 돌루 놓으신 거란다 그 후 오륙십 년 동안 한 번도 무너진 적이 없었는데 몇 해 전 어느 장마엔 어찌 된 셈인지 가운데 제일 큰 장이 내려앉아 떠내려갔던 것이다 두께가 한 자는 충분히 되고 폭이 여섯 자 길이는 열 자가 넘는 자연석 그대로라 몇 사람의 힘으로는 손을 댈 염두부터 내지 못했다 한자는 약 삼십 센티미터 더구나 불과 수십 보 이내에 면의 보조를 얻어 난간까지 달린 한다한 나무다리가 놓인 뒤의 일이라 이 돌다리는 동네 사람들에겐 완전히 잊혀진 채 던져져 있던 것이었다 한다한 보통보다 썩 뛰어난 집에 들어가니 어머니는 다리 고치는 사람들 점심을 짓느라고 역시 여러 명의 동네 아낙네들과 허둥거리고 계셨다 웬일인데 어째 혼자만 오니 어머니는 손자아이들부터 보이지 않음을 물으신다 오늘루 가야 되서요 아무두 안 데리구 왔습니다 오늘루 갈 걸 뭘 허러와 이젠 어머니도 함께 서울로 모셔 가려구요 서울루 제발 아이들허구 한데서 살아 봤음 원이 없겠다 하고 어머니는 땅보다 조상님들 산소나 사당보다 손자 아이들에게 더 마음이 끌리시는 눈치였다 하지만 아버지만은 그처럼 단순히 들떠질 마음이 아니었다 아버지는 아들의 뒤를 쫓아 이내 개울에서 들어왔다 아들은 의사인 아들은 마치 환자에게 치료방법을 설명하듯 냉정하게 차근차근 이야기를 시작했다 외아들인 자기가 부모님을 진작 모시지 못한 것이 잘못인 것 한집에 모이려면 자기가 병원을 버리기보단 부모님이 농토를 버리시고 서울로 오시는 것이 순리인 것 병원은 나날이 환자가 늘어 가나 입원실이 부족해서 오는 환자의 삼분의 일밖에 수용 못 하는 것 지금 시국에 큰 건물을 새로 짓기란 거의 불가능한 일이라는 것 때마침 교통이 편한 자리에 삼층 건물이 하나 나온 것 인쇄소였던 집인데 전체가 콘크리트여서 방화 방공으로 가치가 충분하다는 것 삼층은 살림집과 직공들의 합숙실로 씌였던 것이라 입원실로 바꾸기에 용이한 것 각층에 수도 가스가 다 들어온 것 그러면서도 가격은 저렴한 것 저렴하기는 하지만 삼만 이천 원이라 지금의 병원을 팔면 일만 오천 원쯤은 받겠지만 그것은 집을 고치는 데 그리고 수술실의기계를 완비하는 데 다 들어갈 것이니 집값 삼만 이천 원은 따로 있어야 한다는 것 시골에 땅을 둔대야 일년에 고작 삼천 원의 실리가 떨어질지 말지 하지만 땅을 팔아다 병원만 확장해 놓으면 적어도 일년에 만 원 씩은 이익을 뽑을 자신이 있는 것 돈만 있으면 땅은 이담에라도 서울 가까이라도 얼마든지 좋은 것으로 살 수 있는 것 아버지는 아들의 의견을 끝까지 잠잠히 들었다 그리고 점심이나 먹어라 나두 좀 생각해 봐야 대답허겠다 하고는 다시 개울로 나갔고 떨어졌던 다릿돌을 올려 놓고 나서야 들어와서 점심상을 받았다 점심을 자시면서였다 원 요즘 사람들은 힘두 줄었나 봐 그 다리 첨 놀 때 내가 어려서 봤는데 불과 여남은이서 거들던 돌인데 장정 수십 명이 한나절 동안 씨름을 허다니 나무다리가 있는데 그건 왜 고치시나요 너두 그런 소릴 허는구나 나무가 돌만허다든 넌 그 다리서 고기 잡던 생각두 안 나니 서울루 공부 갈 때 그 다리 건너서 떠나던 생각 안 나 시쳇사람들은 모두 인정이란 게 사람헌테만 쓰는 건 줄 알드라 내 할아버니 산소에 상돌을 그 다리로 건네다 모셨구 내가 천자문 끼구 그 다리루 글 읽으러 댕겼다 네 어미두 그 다리루 가마 타구 내 집에 왔어 나 죽거든 그 다리루 건네다 묻어라 난 서울 갈 생각 없다 네 천금이 쏟아진대두 난 땅은 못 팔겠다 내 아버님께서 손수 이룩허시는걸 내 눈으루 본 밭이구 내 할아버님께서 손수 피땀 흘려 모으신 돈으루 장만허신 논들이야 돈 있다고 어디가 느르지논 같은게 있구 독시장밭 같은 걸 사 느르지논 옥답으로 유명한 철원군 지역의 논이름 독시장밭 철원군에 있는 밭이름 느르지 논둑에 선 느티나문 할아버님께서 심으신 거구 저 사랑마당에 은행나무는 아버님께서 심으신 거다 그 나무 밑에 설 때마다 난 그 어룬들 동상이나 다름없이 경건한 마음이 솟아 우러러보군 헌다 땅이란 걸 어떻게 일시 이해를 따져 사구 팔구 허느냐 땅 없어 봐라 집이 어딨으며 나라가 어딨는 줄 아니 땅이란 천지만물의 근거야 돈 있다구 땅이 뭔지두 모르구 욕심만 내서 문서쪽으로 사 모으기만 하는 사람들 돈놀이처럼 변리만 생각허구 제 조상들과 그 땅이 어떤 인연이란 건 도무지 생각지 않구 헌신 짝 버리듯 하는 사람들 다 내 눈엔 괴이한 사람들루 밖엔 뵈이지 않드라 네가 뉘 덕으루 오늘 의사가 됐니 내 덕인 줄만 아느냐 내가 땅 없이 뭘루 밭에 가 절하구 논에 가 절해야 쓴다 자고로 하늘 하늘 허나 하늘의 덕이 땅을 통허지 않군 사람헌테 미치는 줄 아니 땅을 파는 건 그게 하늘을 파는거나 다름없는 거다 땅을 밟구 다니니까 땅을 우습게들 여기지 땅처럼 응과가 분명헌 게 무어냐 하늘은 차라리 못 믿을 때두 많다 하지만 힘들이는 사람에겐 힘들이는 만큼 땅은 반드시 후헌 보답을 주시는 거다 세상에 흔해 빠진 지주들 땅은 소작인들헌테나 맡겨 버리구 떡 허니 도회지에 가 앉어 소출은 팔어다 모두 도회지에 낭비해 버리구 땅 가꾸는 덴 단돈 일 원을 벌벌 떨구 땅으루 살며 땅에 야박한 놈은 자식으로 치면 후레자식 셈이야 땅이 말을 할 줄 알어 봐라 배가 고프단 땅이 얼마나 많으냐 해마다 걷어만 가구 땅은 자갈밭이 되는 걸 아나 둑이 떠나가니 아나 거름 한번 제대로 넣나 정 급허게 돼서 소작인이 우는 소리나 해야 요즘 너이 신식 의사들 주사침 놓듯 애꿎인 화학비료만 갖다 털어넣지 그렇게 땅을 홀대 허구 인제 죽어서 땅이 무서워 어디루들 갈 텐가 창섭은 입이 얼어 버렸다 손만 부볐다 자기의 생각이 너무나 자기 중심적이었던 걸 대뜸 깨달았다 땅에는 이해를 초월한 일종의 종교적 신념을 가진 아버지에게 아들의 이단적인 계획이 용납될 리 만무였다 아버지는 상을 물리고도 말을 계속했다 너로선 어떤 수단을 쓰든 병원부터 확장허려는 게 과히 엉뚱헌 욕심은 아닐 줄두 안다 그러나 욕심을 부려선 못쓰는 거다 의술은 예로부터 인술이라지 않니 매살 순탄허게 진실허게 해라 네가 가업을 이어나가지 않는다구 탓허지 않겠다 넌 너루서 발전헐 길을 열었구 그게 또 모리지배의 악업이 아니라 사람을 살리는 인술이잖니 내가 어떻게 불평을 하겠니 다만 삼사 대 집안에서 공들여 이룩해논 전장을 남의 손에 내맡기게 되는 게 저으기 애석헌 심사가 없달 순 없구 팔지 않으면 그만 아닙니까 나 죽은 뒤에 누가 거두니 너두 이제두 말했지만 너두 문서쪽만 쥐구 서울에 앉어 지주 노릇만 허게 그따위 지주허구 소작인 틈에서 땅들만 얼마나 곯는지 아니 안된다 팔거다 나 죽을 임시엔 다 팔거다 돈에 팔 줄 아니 사람헌테 팔 거다 건너 용문이는 우리 느르지논 같은 건 한 해만 부쳐 보구 죽어두 농군으로 태어난던 걸 한으로 삼지 않겠다구 했다 독시 장밭을 내논다구 해봐라 문보나 덕길이 같은 사람은 길바닥에 나앉드라두 집을 팔아 살려구 덤빌 게다 그런 사람들이 땅 임자 안 되구 누가 돼야 옳겠니 그러니 아주 말이 난 김에 내 유언이다 그런 사람들 무슨 돈으로 땅값을 한 몫에 내겠니 몇몇 해구 그 땅 소출을 팔아서 연년이 갚어 나가게 헐 테니 너두 땅값을랑 그렇게 받어 갈 줄 미리 알구 있거라 그리구 네 어머니가 먼저 가면 내가 묻을 거구 내가 먼저 가게 되면 네 어머닌 그때 네가 서울루 데려가렴 난 샘마을서 이렇게 야인으로나 죄 없는 밥 먹다가 야인인 채 묻힐 걸 흡족히 여긴다 자식의 젊은 욕망을 들어 못 주는 게 애비 된 맘으루두 섭섭허다 그렇지만 이 늙은이헌테두 그만 신념쯤 지켜 오는 게 있다는 걸 무시하지 말어 다오 아버지는 다시 일어나 담배를 피우며 다리 고치는 데로 나갔다 옆에 앉았던 어머니는 두 눈에 눈물을 쭈루루 흘리셨다 너이 아버지가 여간 고집이시냐 아니에요 아버지가 어떤 어른이신 건 오늘 제가 더 잘 알았습니다 우리 아버진 훌륭한 분이십니다 그러나 창섭도 코허리가 찌르르했다 자기가 계획하고 온 일이 실패한 것쯤은 차라리 당연하게 생각되었고 아버지와 자기와의 세계가 격리되는 일종의 결별의 심사를 체험하는 때문이었다 아들은 아버지가 고쳐 놓은 돌다리를 건너 저녁차를 타러 가버렸다 동구 밖으로 사라지는 아들의 뒷모양을 지키고 섰을 때 아버지 마음도 정말 임종에서 유언이나 하고 난 것처럼 외롭고 한편으로 불안스러운 마음이었다 아버지는 종일 개울에서 허덕였지만 저녁에 잠도 달게 오지 않았다 젊어서 서당에서 읽던 백낙천의 시가 다 생각이 났다 늙은 제비 한 쌍을 두고 지은 노래였다 제 뱃속이 고픈 것은 참아 가며 입에 얻어 문 것은 새끼들부터 먹여 길렀으나 새끼들은 자라서 나래에 힘을 얻자 어디로인지 저희 좋을 대로 다 날아가 버리어 야위고 늙은 어버이 제비 한 쌍만 가을 바람 소슬한 추녀끝에 쭈그리고 앉아있는 광경을 묘사했고 나중에는 그 늙은 어버이 제비들을 가리켜 새끼들만 원망하지 말고 너희들이 새끼 적에 역시 그러했음도 깨달으라는 풍자의 시였다 중국 당나라 백낙천의 연자가 흥 노인은 어두운 천장을 향해 쓴웃음을 짓고 날이 밝기를 기다려 누구보다도 먼저 어제 고쳐 놓은 돌다리를 보러 나왔다 흙탕이라고는 어느 돌틈에도 남아 있지 않았다 앞쪽에도 가운데에도 끝에도 맑기만 한 소담한 물살이 우쭐우쭐 춤추며 빠져 내려갔다 한가운데로 가서 쾅 굴러 보았다 발바닥만 아플 뿐 끄떡이 있을 리 없다 노인은 쭈루루 집으로 들어와 소금 접시와 수건을 가지고 나왔다 제일 낮은 받침돌에 내려앉아 양치를 하고 세수를 했다 나중에는 다시 이가 저린 물을 한입 물어 마시며 일어섰다 속에 있는 모든 게 씻기는 듯 시원했다 그리고 수염에 묻은 물을 닦으며 생각했다 비가 아무리 쏟아져도 어떤 한계를 넘는 법은 없다 물이 분수없이 늘어 떠내려갔던 게 아니라 자갈이 밀려 내려와 물구멍이 좁아졌든지 아니면 어느 받침돌의 밑이 물살에 굴러 쓰러졌던 그런 까닭일게다 미리 바닥을 치고 미리 받침돌만 제대로 보살펴 준다면 만년을 간들 무너질 리 없을거다 그저 늘 보살펴야 하는 거다 사람이란 하늘 밑에 사는 날까진 하루라도 천지자연의 이치에 방심을 해선 안 되는 거다

[책 읽어주는 여자] 복덕방, 이태준, 한글자막(CC), 한국단편소설오디오북, 소설읽기, Korean Novel with Korean Subtitle

안녕하세요 노벨라예요 마음과 몸을 리셋하는 시간이죠 노벨라가 읽어 드리는 이태준의 복덕방 들으시면서 새로운 하루를 위한 재충전의 시간 되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철석 앞집 판장 밑에서 물 내버리는 소리가 났다 주먹구구에 골똘했던 안초시에겐 놀랄 만한 폭음이었던지 다리 부러진 돋보기 너머로 꼭 모이를 쪼으려는 닭의 눈을 하고 수챗구멍을 내다본다 뿌연 뜨물에 휩쓸려 나오는 것이 여러 가지다 호박 꼭지 계란 껍질 거피해 버린녹두 껍질 녹두 빈대떡을 부치는 게로군 흥 한 오륙 년째 안초시는 말끝마다 젠장 아니면 흥 하는 코웃음을 붙이곤 한다 추석이 벌써 내일 모레지 젠장 안초시는 저도 모르게 입맛을 다셨다 기름내가 코에 풍기는 듯 대뜸 입 안에 침이 흥건해지고 전에 괜찮게 지낼 때 충치니 풍치니 했던 것은 거짓말이었던지 아래 윗니가 송곳 끝처럼 날카로워짐을 느꼈다 안초시는 빈 입에 그 날카로워진 이를 빠드득 소리가 나게 한번 물어 보고 고개를 들었다 하늘은 천리같이 트였는데 조각 구름들이 여기저기 널렸다 어떤 구름은 깨끗이 빨아 말린 옥양목처럼 흰빛이 눈이 부시다 안초시는 이내 자기의 때묻은 적삼 생각이 났다 소매를 내려다보는 그의 얼굴은 쉽게 들리 질 않는다 거기는 한 조각의 녹두빈대나 한잔의 약주로써 어쩌지 못할 더 진한 슬픔과 더 횡한 고적함이 품겨 있는 것 같았다 혹혹 소매 끝을 불어 보고 손 끝으로 튀겨 보기도 하다가 목침을 세우고 눕고 말았다 이사는 팔하고 사오는 이십이라 천이 되지 가만 천이라 사로 했으니 사천이라 사천 평 매 평에 아주 줄여 잡아 오 환씩만 하게 돼두 사 환 칠십오 전씩이 남으니 그럼 사사는 십륙 일만 육 천 환하구 안초시가 다시 주먹구구를 거듭해서 얻어 낸 총액이 일만 구천 원 단 천 원만 들여도 일만 구천 원이 되리라는 셈속이니 만 원만 들이면 그게 얼만가 그는 벌떡 일어났다 이마가 화끈했다 도사렸던 무릎을 얼른 곧추세우고 뒤나 보려는 사람처럼 쪼그렸다 마코 갑이 번연히 빈 것인 줄 알면서도 다시 집어다 눌러 보았다 주머니엔 단돈 십 전 그것도 안경 다리를 고친다고 벌써 세 번짼가 네 번째 딸에게서 사오십 전씩 얻어 가지고는 번번이 담뱃값으로 다 내어보내고 만 최후의 십 전 안초시는 주머니에 손을 넣어 그것을 꺼냈다 백통화 한 푼을 얹은 야윈 손바닥 가만히 떨린다 서참의의 투박한 손을 생각하면 너무나 얇고 잔망스러운 손이거니 했다 그러나 이따금 술잔은 얻어먹고 이렇게 내 방처럼 그의 복덕방에서 잠까지 빌려 자건만 한 번도 집 거간이나 해먹는 서참의의 생활이 부럽지는 않았다 언제든지 한번쯤은 무슨 수가 생겨 다시 한번 내 집을 쓰게 되고 내 밥을 먹게 되고 내 힘과 내 낯으로 다시 한번 세상에 부딪혀 보려니 믿어졌다 초시는 전에 어떤 관상쟁이가 엄지손가락을 안으로 넣고 주먹을 쥐어야 재물이 나가지 않는다고 한 말이 생각났다 늘 그렇게 쥐어야지 했지만 문득 생각이 나 내려다볼 때는 으레 엄지손가락이 얄밉도록 밖으로만 쥐어져 있었다 그래서 드팀전을 하다가도 실패를 했고 그래서 집까지 잡혀서 장농가게를 내었다가도 그만 화재를 보았거니 하는 것이다 이놈의 엄지손가락아 안으로 좀 들어가아 젠장 하고 연습삼아 엄지손가락을 먼저 안으로 넣고 아프도록 두 주먹을 꽉 쥐어 보았다 그리고 당장 내어보낼 돈이면서도 그 십 전짜리를 그렇게 쥔 주먹에 단단히 넣고 담배 가게로 나갔다 이 복덕방에는 늘상 세 늙은이가 모인다 언제 누가 와서 집을 보러 가자고 할지 몰라 늘 갓을 쓰고 앉아서 행길을 잘 내다보는 얼굴 붉고 눈 방울 큰 노인은 주인 서참의다 참의로 다니다가 합병 후에는 다섯 해를 놀면서 시기를 엿보았지만 별수가 없을 것 같아 이럭저럭 심심 파적으로 갖게 된 것이 이 가옥 중개업이었다 처음엔 겨우 굶지 않을 만한 수입이었으나 다이쇼 팔구년 이후로는 시골 부자들이 세금에 몰려 혹은 자녀들의 교육을 위해 서울로만 몰려들고 그런데다가 돈은 흔해져서 관철동 다옥정 같은 중앙지대에는 그리 고옥만 아니면 만 원대를 예사로 훌훌 넘었다 그 판에 봄 가을로 어떤 달에는 삼사백 원 수입이 있다 그러기를 몇 해 지나 가회동에 수 십 간 집을 세웠고 또 몇 해 지나지 않아서는 창동 근처에 땅을 장만하기 시작했다 지금은 중개업자도 많이 늘었고 건양사 같은 큰 건축회사가 생겨 당자끼리 직접 팔고 사는 것이 원칙 처럼 되어 가기 때문에 중개료 수입은 전보다 훨씬 준 셈이다 하지만 이십여 간 집에 학생을 치고 싶은 대로 치기 때문에 서참의의 수입이 없는 달이라고 쌀값이 밀리거나 나뭇값에 졸릴 형편은 아니다 세상은 먹구 살게 마련이야 서참의가 흔히 하는 말이다 칼을 차고 훈련원에 나서 병법을 익힐 땐 한번 호령만 하고 보면 산천이라도 물러설 것 같던 그 기개와 오늘의 자기 한낱 가쾌로 복덕방 영감으로 기생 갈보 따위가 사글셋방 한 간을 얻어 달래도 예 예 하고 따라나서야 하는 만인의 심부름꾼인 것을 생각하면 서글픈 눈물이 아니 날 수도 없다 워낙 술을 즐기기도 하지만 어떤 땐 남몰래 이런 감회를 이기지 못해 술집에 들어선 적도 여러 번이다 그러나 호반의 기개란 흔히 혈기에서 나오는 것이기 때문인지 몸에서 혈기가 줄어듬에 따라 그런 감회를 일으키는 일도 요즘은 적어지고 말았다 하루는 집에서 점심을 먹다 듣노라니 무슨 장사치의 외치는 소리인데 아무래도 귀에 익은 목청이다 자세히 귀를 기울이니 점점 가까이 오는 소리가 제법 무엇을 사라는 소리가 아니라 유리병이나 간장통 팔거이쏘 하는 소리이다 그런데 그 목청이 보면 꼭 알만한 사람 같아서 일어나 마루 들창으로 내어다봤다 이번엔 가마니나 신문 잡지나 팔 거이쏘 하면서 가마니 두어 개를 지고 한 손엔 저울을 들고 중노인이나 된 사나이가 지나가는데 아는 사람은 확실히 아는 사람이다 하지만 그를 어디서 알았으며 이름이 무엇이며 애초에는 무엇을 하던 사람인지가 감감해지고 말았다 오라 그렇군 분명 저런 하고 그는 한참 만에 고개를 끄덕였다 그 유리병과 간장통을 외는 소리가 골목 안으로 사라져 갈 즈음에야 서참의는 그가 누구인 것을 깨달아 냈다 동관 김참의 허 나이는 자기보다 훨씬 연소 했으나 학식과 재기가 있는데다 호령 소리가 좋아 상관에게 늘 칭찬 을 받던 청년 무관이었었다 이십여 년 뒤에 들어도 갈 데 없이 그 목청이요 그 모습이었다 전날의 그를 생각하고 오늘의 그를 보니 적이 감개에 사무쳐 밥숟가락을 멈추고 냉수만 거듭 마셨다 그러나 전에 혈기 있을 때와는 달라 그런 기분이 오래 가지는 않았다 중학교 졸업반인 둘째 아들이 학교에 갔다 들어서는 것을 보고 또 싸전에서 쌀값 받으러 오자 마누라가 선선히 시퍼런 지전을 내어 헤는 것을 볼 때 서참의는 이내 속으로 거저 살아야지 별수 있나 저렇게 개가죽을 쓰고 돌아다니는 친구 도 있는데 에헴 뿐만 아니라 그런 절박한 친구 에다 대면 자기는 얼마나 훌륭한 지체냐 하는 자존심도 없지 않았다 지난 일 그까짓거 생각할 거 뭐 있나 사는 날까지 허허허 여생을 웃으며 살 작정이었다 그래 그런지 워낙 좀 실없는 티가 있는데다 요즘 와서는 누구에게나 농지거리가 늘어 갔다 그래서 늘 눈이 달리고 뾰로통한 입으로 말끝마다 젠장 소리만 나오는 안초시와는 성미가 맞지 않았다 쫌보야 술 한잔 사주랴 쫌보라는 말이 자기를 업수이 여기는 것 같아 안초시는 이내 발끈해서 네깟 놈 술 더러워 안 먹는다 한다 화투패나 밤낮 떼면 느이 어멈이 살아온다던 하고 서참의가 발끝으로 화투장 들을 밀어 던지면 그만 얼굴이 새빨개져서 쌔근쌔근 하다가 부채면 부채 담뱃갑이면 담뱃갑 자기의 것을 냉큼 집어 들고 다시는 안 올 듯이 새침해서 나가 버린다 조게 계집이문 천생 남의 첩감이야 하고 서참의는 껄껄 웃어 버리지만 안초시는 이렇게 돼서 올라가면 한 이틀씩 보이지 않았다 한번은 안초시 딸의 무용회 날 밤이었다 안경화라고 한동안 토월회에도 다니다가 대판에 가 있느니 동경에 가 있느니 하더니 오륙 년 뒤에 무용가라 이름을 날리며 서울에 나타났다 바로 제일회 공연 날 밤이었다 서참의가 조르기도 했지만 안초시도 딸의 사진과 이야기가 신문마다 나는 바람에 어깨가 으쓱해서 공짜표를 얻을 수 있는 대로 얻어 가지고 서참의뿐 아니라 여러 친구들에게 돌렸다 허 저기 한가운데서 지금 한창 다릿짓 하는게 자네 딸인가 남들은 다 멍멍히 앉았는데 서참의가 해괴한 것을 보는 듯 마땅치 않은 어조로 물었다 무용이란 건 문명국일수록 벗구 한다네 그려 약기는 한 안초시는 미리 이런 대답으로 막았다 모를 일이네 원 지금 총각놈들은 모두 등신인가 바 왜 이번에는 다른 친구가 탄하였다 우린 총각 시절에 저런 걸 보문 그냥 못 배기지 빌어 먹을 녀석 나잇값을 못 하구 개야 저건 개 안초시가 분통이 발끈거려 하는 소리였다 한 가지가 끝나고 불이 환하게 켜졌을 때다 도루 차라리 여배우 노릇을 댕기라구 그래라 여배운 그래두 저렇게 넓적다릴 내놓구 덤비진 않더라 그 자식 오지랖 경치게 넓으네 네가 안방 건는방이 멫 칸이요나 알았지 뭘 쥐뿔이나 안다구 그래 보기 싫거든 나가렴 안초시는 화를 발끈 냈다 그랬더니 서참의도 안방 건넌방 말에 화가 나서 꽤 높은 소리로 넌 또 뭘 아니 요 쫌보야 하고 일어서 버렸다 이 일이 있은 후 안초시는 거의 달포나 서참의의 복덕방에 나오지 않았다 그런 걸 박희완 영감이 가서 데리고 왔었다 박희완 영감이란 세 영감 중의 하나로 안초시처럼 이 복덕방에 와서 잠을 자기까지는 안 하지만 꽤 쏠쏠히 놀러 오는 늙은이다 아니 놀러 오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와서 공부도 한다 재판소에 다니는 조카가 있어 대서업을 하겠다고 속수국어독본을 노상 끼고 와서 삼국지 읽던투로 긴상 도코에 유키이마스카 어쩌고를 외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속수국어독본 뚜껑이 손때에 절고 또 어떤 때는 목침 위에 받쳐 베고 낮잠도 자서 머리때까지 새까맣게 절어 조선총독부 편찬이란 잔 글자들은 보이지 않게 되도록 대서업 허가는 여전히 나오지 않는 모양이었다 너나 내나 다 산 것들이 업은 가져 뭘 허니 무슨 세월에 흥 하고 어떤 때 안초시는 한나절이나 화투패를 떼다 안 떨어지면 그 화풀이로 박희완 영감이 들고 중얼거리는 속수국어독본을 툭 채어 행길로 팽개치며 그랬다 넌 또 무슨 재수를 바라구 밤낮 화투패나 떨어지길 바라니 난 심심풀이지 그러나 속으로는 박희완 영감보다 더 세상에 대한 야심이 끓었다 딸이 평양으로 대구로 다니며 지방 순회까지 해서 제법 돈냥이나 걷힌 것 같지만 연구소를 내느라고 집을 뜯어 고친다 유성기를 사들인다 교제를 하러 돌아다닌다 하느라고 더구나 귀찮게만 아는 이 애비를 위해 쓸 돈은 예산에부터 들지 못하는 모양이었다 얘 낡은 솜이 돼서 그런지 삯바느질이 돼서 그런지 바지 솜이 모두 치어서 어떤 덴 홑옷이야 암만해두 샤쓰 한 벌 사입어야겠다 하고 딸의 눈치만 보아 오다 한번은 입을 열었더니 어련히 알아서 사드릴라구요 하고 딸이 대답은 선선히 하였지만 샤쓰는 그해 겨울이 다 지나도록 구경도 못 했다 셔츠는 커녕 안경다리를 고치겠다고 돈 일 원만 달래도 일 원짜리를 굳이 바꿔다가 오십 전 한 닢만 주었다 안경은 돈을 좀 주무르던 시절에 장만한 것이라 테만 오륙 원 먹은 것이어서 오십 전만으로 그런 다리는 어림도 없었다 오십 전짜리 다리도 있지만 살 바에는 말쑥하고 맵시 있는 것을 택하던 초시의 성미라 더구나 면상에서 짝짝이로 드러나는 것을 사기가 싫었다 차라리 종이 노끈인 채 쓰기로 하고 오십 전은 담뱃값으로 나가고 말았다 안경다린 왜 안 고치셨어요 딸이 그날 저녁에 물었다 흥 초시는 말은 하지 않았다 딸은 며칠 뒤에 또 오십 전을 주었다 그러면서 어떻게 들으라고 하는 소리인지 아버지 보험료만 해두 한 달에 삼 원 팔십 전씩 나가요 했다 보험료나 타먹게 어서 죽어 달라는 소리로도 들렸다 그게 내게 상관 있니 아버지 위해 들었지 누구 위해 들었게요 그럼 초시는 정말 날 위해 하는거문 살아서 한푼이라두 다우 죽은 뒤에 내가 알 게 뭐냐 소리가 나오는 것을 억지로 참았다 오십 전이면 왜 안경다릴 못 고치세요 초시는 설명하지 않았다 지금 아버지가 좋고 낮은 걸 가리실 처지예요 그러나 오십 전은 또 마코 값으로 다 나갔다 이러기를 아마 서너 번째다 자식도 소용 없어 더구나 딸자식 그저 내 수중에 돈이 있어야지 초시는 돈의 긴요성을 날로 날로 더욱 심각하게 느꼈다 돈만 가지면야 좀 좋은 세상인가 심심해서 운동삼아 좀 나다녀 보면 거리마다 짓느니 고층 건축들이요 동네마다 느느니 그림 같은 문화주택들이다 조금만 정신을 놓아도 물에서 갓 튀어나온 메기처럼 미끈미끈한 자동차가 등덜미에서 소리를 꽥 지른다 돌아다보면 운전수는 눈을 부릅떴고 그 뒤에는 금시곗줄이 번쩍거리는 살찐 중년 신사가 빙그레 웃고 앉았는 것이었다 예순이 낼 모레 젠장할 것 초시는 늙어 가는 것이 원통했다 어떻게 해서나 더 늙기 전에 적게 돈 만 원이라도 붙들어 가지고 내 손으로 다시 한번 이 세상과 교섭해 보고 싶었다 지금 이 꼴로서야 문화주택이 암만 서기로 내게 무슨 상관이며 자동차 비행기가 개미떼나 파리떼처럼 퍼지기로 나와 무슨 인연이 있는 것이냐 세상과 자기와는 자기 손에서 돈이 떨어진 그 즉시로 인연이 끊어진 것이라 생각되었다 그러면 송장이나 다름없지 뭔가 초시는 이런 질문을 자신에게 던지는 지가 이미 오래였다 무슨 수가 없을까 아니면 무슨 그루테기가 있어야 비비지 그러다가도 그래도 돈냥이나 엎질러 본 녀석이 벌기도 하는 게지 하고 그야말로 무슨 그루터기만 만나면 꼭 벌기는 할 자신이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그가 박희완 영감에게서 들은 말이었다 관변에 있는 모 유력자를 통해 비밀리에 나온 말인데 황해 연안에 제이의 나진이 생긴다는 말이었다 지금은 관청에서만 알 뿐이지만 축항 용지는 비밀리에 매수되었으며 머지않아 당국자로부터 공표가 있을 것이라고 했다 그럼 거기가 황무진가 전답들인가 초시는 눈이 뻘개 물었다 밭이라데 밭 그럼 매평 얼마나 간다나 좀 올랐대 관청에서 사는 바람에 아무리 시굴 사람들이기루 그만한 눈치 없겠나 그래두 무슨 일루 관청서 사는지는 모르거든 그래 그래 그리 오르진 않었대 아마 평당 이십오륙 전씩이면 살 수 있다나 보데 하지만 화중지병이지 뭘 허나 우리가 음 초시는 관자놀이가 욱신거렸다 정말이기만 하면 한 시각이라도 먼저 덤비는 놈이 더 먹는 판이다 나진도 오륙 전 하던 땅이 한번 개항된다는 소문이 나자 그해에 오륙 전의 백 배 이상이 올랐고 삼사 년 뒤에는 땅 나름이지만 어떤 요지는 천 배 이상 오른 데가 많다 다 산 나이에 오래 끌 건 뭐 있나 올 해 안에 넘겨두 최소한도 오환씩야 문제 없을테지 혼자 생각한 초시는 대관절 어디란 말야 거기가 하고 나앉으며 물었다 그걸 낸들 아나 그럼 그 모씨라는 이만 알지 그리게 날더러 단 만 원이라도 자본을 움직이면 자기는 거기서도 어디어디가 요지 라는거 설계도를 복사해 낸 사람이니까 그 요지만 사겠다는 말이지 그리구 많이두 바라질 않어 비용 죄다 제치구 순이익의 이 할만 달라는 거야 그럴 테지 누가 그런 자국을 일러주구 구경만 하자겠나 이 할이라 이 할 초시는 생각할수록 이것이 훌륭한 그 무슨 그루터기가 될 것 같았다 나진의 선례도 있거니와 박희완 영감 말이 만주국이 되는 바람에 중국과의 관계가 미묘해져서 황해 연안에도 나진과 같은 사명을 갖는 큰 항구가 필요할 것은 우리의 상식으로도 추측할 바라 했다 초시의 상식에도 그것은 믿을 수 있었다 오늘은 오랜만에 피죤을 사서 거기서 아주 한 대를 피워 물고 왔다 어째 박희완 영감이 종일 보이질 않는다 다른 데로 자금운동을 다니나 보다 했다 서참의는 점심 전에 나간 사람이 어디서 흥정이 한 자리 떨어지느라고 그런지 아직 돌아오질 않는다 안초시는 미닫이틀 위에서 낡은 화투를 꺼냈다 허 이거 봐라 여간해선 잘 떨어지지 않던 거북 패가 단번에 뚝 떨어진다 누가 옆에 있어 좀 봐 줬으면 싶었다 아무래두 이게 심상칠 않어 이제 재수가 티나 부다 초시는 반도 타지 않은 담배를 행길로 내던졌다 출출하던 판에 담배만 몇 대를 피고 나니 목이 컬컬해진다 앞집 수채에 뜨물에 떠내려 가다 막힌 녹두 껍질이 그저 누렇게 보인다 오냐 내년 추석엔 초시는 이날 저녁에 박희완 영감에게서 들은 이야기를 딸에게 했다 실패는 했을지라도 그래도 십수 년을 상업계에서 논 안초시라 출자를 권유하는 수작만은 딸이 듣기에도 딴사람인 듯 놀라웠다 딸은 즉석에서는 가부를 말하지 않았지만 그의 머릿속에서도 이내 잊혀지지는 않았던지 다음날 아침엔 딸 편이 먼저 이 이야기를 다시 꺼냈고 초시가 박희완 영감에게 묻던 이상으로 시시콜콜히 캐어물었다 그러면 초시는 또 박희완 영감 이상으로 손가락으로 가리키듯 소상히 설명했고 일년 안에 청장을 하더라도 최소한 오십 배 이상의 순이익이 날 것이라 장담 장담했다 딸은 솔깃했다 사흘 안에 연구소 집을 어느 신탁 회사에 넣고 삼천 원을 돌리기로 했다 초시는 금시발복이나 된 듯 뛰고 싶게 기뻤다 서참의 이놈 날 은근히 멸시했것다 내 굳이 널 시켜 네 집보다 난 집을 살 테다 네깟놈이 천생 가쾌지 별거냐 그러나 신탁회사에서 돈이 되는 날은 웬 처음 보는 청년 하나가 초시의 앞을 가리며 나타났다 그는 딸의 청년이었다 딸은 아버지의 손에 단 일 전도 넣지 않았고 꼭 그 청년이 나서서 돈을 쓰며 처리하게 했다 처음엔 팩 나오는 노염을 참을 수가 없었으나 며칠 밤을 지내고 나니 적어도 삼천 원의 순이익이 오륙만 원은 될 것이라 만 원 하나야 어디로 가랴 하는 타협이 생겨서 안초시는 으슬으슬 그 이를테면 사위녀석격인 청년의 뒤를 따라 나섰다 일년이 지났다 모두 꿈이었다 꿈이라도 너무 악한 꿈이었다 삼천원 어치 땅을 사놓고 날마다 신문을 훑어보며 수소문을 해도 거기는 축항이 된다는 말이 신문에도 소문에도 나지 않았다 용당포와 다사도에는 땅값이 삼십 배가 올랐느니 오십 배가 올랐느니 하고 졸부들이 생겼다는 소문이 있어도 여기는 감감소식 일 뿐 아니라 나중에 역시 이것도 박희완 영감을 통해 알고 보니 그 관변 모씨에게 박희완 영감부터 속아 떨어진 것이었다 축항 후보지로 측량까지 하기는 했으나 무슨 결점으로인지 중지되고 마는 바람에 너무 기민하게 거기다 땅을 샀던 그 모씨가 그 땅 처치에 곤란하여 꾸민 연극이었다 돈을 쓸 때는 일 원짜리 한 장 만져도 못 봤지만 벼락은 초시에게 떨어졌다 서너 끼씩 굶어도 밥 먹을 정신이 나지도 않았거니와 밥을 먹으러 들어갈 수도 없었다 재물이란 친자간의 의리도 배추밑 도리듯 하는 건가 탄식만할 뿐이었다 밥보다는 술과 담배가 그리웠다 물론 안경다리는 그저 못 고쳤다 그러나 이제는 오십 전짜리는 커녕 단 십 전짜리도 얻어 볼 길이 없다 추석 가까운 날씨는 해마다의 그때와 같이 맑았다 하늘은 천리같이 트였는데 조각구름들이 여기저기 널렸다 어떤 구름은 깨끗이 바래 말린 옥양목처럼 흰빛이 눈이 부시다 안초시는 이번에도 자기의 때묻은 적삼 생각이 났다 하지만 이번에는 소매 끝을 불거나 떨지는 않았다 고요히 흘러 내리는 눈물을 그 더러운 소매로 닦았을 뿐이다 여름이 극성스럽게 덥더니 추위도 그럴 징조인지 예년보다 무서리가 일찍 내렸다 서참의가 늘 지나다니는 식은관사에 울타리가 넘게 피었던 코스모스들이 끓는 물에 데쳐 낸 것처럼 시커멓게 무르녹고 말았다 참의는 머리가 띵했다 요즘 와서 울기 잘하는 안초시를 한번 위로해 주려 엊저녁에는 데리고 나와 청요릿집으로 추탕집으로 새로 두 점을 치도록 돌아다닌 때문 같았다 조반이라고 몇 술 뜨기는 했지만 혀도 그냥 뻑뻑하다 안초시도 그럴 것이니까 해는 벌써 오정 때지만 끌고 나와 해장술이나 먹으리라하고 부지런히 내려와 보니 웬일인지 복덕방이라고 쓴 베 발이 아직 내어 걸리질 않았다 이 사람 봐아 어느 땐 줄 알구 코만 고누 그러나 코고는 소리는 들리지 않았다 미닫이를 밀어 젖힌 서참의는 정신이 번쩍 났다 안초시의 입에는 피 얼굴은 잿빛이다 방 안은 움 속처럼 음습한 바람이 휭 끼친다 아니 참의는 우선 미닫이를 닫고 눈을 비비고 초시를 들여다보았다 안초시는 벌써 아니요 안초시의 시체일 뿐 둘러보니 무슨 약병인 듯한 것 하나가 굴러져 있다 참의는 한참 만에야 이 일이 슬픈 일인 것을 깨달았다 허 파출소로 갈까 하다 그래도 자식한테 먼저 알려야겠다 하고 말로만 듣던 그 안경화 무용연구소를 찾아가서 안경화를 데리고 왔다 딸이 한참 울고 난 뒤다 관청에 어서 알려야지 아니예요 그 하지 마세요 딸은 펄쩍 뛰었다 하지 말라니 저 저라니 제 명예도 좀 하고 그는 애원했다 명예 안 될 말이지 명예를 생각하는 사람이 애빌 저 모양으루 세상 떠나게 해 안경화는 엎드려 다시 울었다 그러다가 나가려는 서참의의 다리를 끌어안고 놓지 않았다 그리고 절 살려 주세요 소리를 몇 번이나 거듭했다 그럼 비밀은 내가 지킬 테니 나하자는 대루 할까 네 서참의는 다시 앉았다 부친 위해서 보험 든 거 있지 네 간이보험이요 무슨 보험이든 얼마나 타게 되누 사백팔십 원요 부친 위해 들었으니 부친 위해 다 써야지 그럼요 에헴 그럼 돌아간 이가 늘 속샤 쓰를 입구싶어 했어 상등 털샤쓰를 사다 입히구 그 위에 진견으로 수의 일습 구색 맞춰 짓게 허구 선산은 있나 묻힐 데가 웬걸요 없어요 그럼 공동묘지라도 특등지루 널찍하게 사구 장례식을 장하게 해야 말이지 초라하게 해버리면 내가 그저 안 있을거야 알아들어 네에 하고 안경화는 그제야 핸드백을 열고 눈물 젖은 얼굴을 닦았다 안초시의 소위 영결식이 그 딸의 연구소 마당에서 열렸다 서참의와 박희완 영감은 술이 거나하게 취해 갔다 박희완 영감이 무얼 잡혀서 가져 왔다는 부의 이 원을 서참의가 장례비가 넉넉하니 자네 돈 그 계집애 줄 거 없네 하곤 우선 술집에 들러 거나하게 곱빼기들을 한 것이다 영결식장엔 제법 반반한 조객들이 모여들었다 예복을 차리고 온 사람도 두엇 있었다 모두 고인을 알아 온 것이 아니고 무용가 안경화를 봐서 온 사람들 같았다 그 중에는 고인의 슬픔을 알아서 우는 사람인지 덩달아 기분으로 우는 사람인지 울음을 삼키느라고 끽끽 하는 사람도 있었다 안경화도 제법 눈이 젖어 가지고 신식 상복이라나 공단 같은 새까만 양복으로 관 앞에 나와 향불을 놓고 절을 했다 그 뒤를 따라 한 이십 명이 관 앞에와 꾸벅거렸다 그리고 뭐라고 지껄이고 나가는 사람도 있었다 그들의 분향이 거의 끝난 듯 했을 때 에헴 하고 얼굴이 시뻘건 서참의도 한마디 없을 순 없다는 듯이 나섰다 향을 한움큼이나 집어 놓자 연기가 시커멓게 올려 솟더니 불이 일어났다 후 후 불어 불을 끄고 수염을 한번 쓰다듬고 절을 했다 그리고 다시 헴 하더니 조사를 한다 나 서참읠세 알겠나 흥 자네 참 호살세 호사야 잘 죽었느니 자네 살았으문 이만 호살 해보겠나 인전 안경다리 고칠 걱정두 없구 아무튼지 하는데 박희완 영감이 들어서더니 이 사람 취했네그려 하며 서참의를 밀어냈다 박희완 영감도 가슴이 답답했다 분향을 하고 무슨 소리를 한마디 했으면 속이 후련히 트일 것 같아서 잠깐 멈칫하고 서 있어 보았지만 으흐흑 하고 울음이 먼저 터져 그만 나오고 말았다 서참의와 박희완 영감도 묘지까지 나갈 작정이었지만 거기 모인 사람들이 하나도 마음에 들지 않아 도로 술집으로 내려오고 말았다

소낙비 김유정 l 한글자막(CC), 한국단편소설오디오북ㅣ책 읽어주는 노벨라

안녕하세요 피어 노벨라를 찾아주신 여러분 감사합니다 오늘 이야기는 김유정의 소낙비 입니다 지금 우리는 1920 30년대 한국 단편 소설을 읽고 있죠 구십여년 전 이 땅에는 계급과 무지 그리고 빈곤 속에 또 여권은 전무한 사회에서 하루 하루를 버텨 나가는 사람들이 있었고 그들 보다 먼저 새로운 문명에 접한 작가들은 그 사람들의 삶을 주제로 많은 작품을 썼습니다 김유정 의 소낙비 당시의 사회상을 염두에 두고 인간의 내면과 감정의 변화에 초점을 맞춰 들어보세요 음산한 검은 구름이 하늘에 뭉게뭉게 모여드는 것이 금시라도 비 한 줄기 할듯 하면서도 여전히 짓궂은 햇발은 겹겹 산속에 묻힌 외진 마을을 통째로 자실 듯이 달구고 있었다 이따금 생각나는 듯 산매 들린 바람은 논밭간의 나무들을 뒤흔들며 미쳐 날뛴다 뫼 밖으로 농군들을 멀리 품앗이로 내보낸 마을 안의 공기는 쓸쓸했다 다만 맷맷한 미루나무 숲에서 거칠어 가는 농촌을 읊는듯 매미의 애끓는 노래 매앰 매애맴 춘호는 자기 집 올 봄에 오 원을 주고 사서 들은 묵삭은 오막살이집 방문 턱에 걸터앉아 바른 주먹으로 턱을 고이고 봉당에서 저녁으로 때울 감자를 씻고 있는 아내를 묵묵히 노려보고 있었다 사나흘 밤을 눈을 안 붙이고 성화를 하는 바람에 농사에 고리삭은 그의 얼굴은 더욱 해쓱했다 아내에게 다시 한번 졸라 본다 그러나 위협하는 어조로 이봐 그래 어떻게 돈 이 원만 안 해줄 테여 아내는 역시 대답이 없었다 갓 잡아온 새댁 처럼 감자만 씻을 뿐 잠자코 있다 된다 안된다 좌우간 이렇다 말이 없으니 춘호는 울화가 터져 죽을 지경이다 그는 타지에서 떠돌아 온 몸이라 자기를 믿고 장리를 주는 사람도 없고 또 그 알량한 집을 팔려고 해도 단 이삼 원의 작자도 내닫지 않으니 앞뒤가 꼭 막혔다 하지만 그래도 아내는 나이 젊고 얼굴 똑똑하겠다 돈 이 원 쯤이야 어떻게라도 될 수 있겠기에 묻는건데 들은 체도 안하니 괘씸한 듯 싶었다 그는 배짱을 부리며 다시 한 번 돈 좀 안 해줄 테여 하고 소리를 빽 질렀다 그러나 대꾸는 역시 없다 춘호는 노기충천하여 불현듯 문지방을 떠다밀며 벌떡 일어섰다 눈을 흡뜨고 벽에 기댄 지게막대를 손에 잡자 아내 옆으로 바람같이 달겨들었다 이년아 기집 좋다는게 뭐여 남편의 근심도 덜어 줘야지 끼고 자자는 기집이여 지게막대는 아내의 연한 허리를 모질게 후렸다 까부라지는 비명은 모지락스리 찌그러진 울타리를 벗어 나간다 곧 이어 지게막대는 앉은 채 고꾸라진 아내의 발뒤축을 얼러 볼기를 내려 갈겼다 이년아 내가 언제부터 너에게 조르는 게여 법 같이 호통을 치며 남편이 지게막대를 공중으로 다시 울리며 모지름을쓸 때 아내는 에그머니 하고 외마디를 질렀다 연이어 몸을 일으키자 엎어질듯 싸리 문 밖으로 내달렸다 얼굴에 눈물이 흐른 채 황그리는 걸음으로 문앞의 언덕을 달려 내려가 개울을 건너고 맞은쪽에 뚫린 콩밭 길로 들어섰다 너 네가 날 피하면 어딜 갈 테여 발길을 막는 듯한 의미 있는 호령에 달아나던 아내는 다리가 멈칫했다 그는 고개를 돌리어 싸리문 안에 아직도 지게막대를 들고 섰는 남편을 바라본다 어른에게 죄진 어린애같이 입만 종깃종깃 하다가 남편이 뛰어나올까 겁이 나서 겨우 입을 열었다 쇠돌 엄마 집에 좀 다녀올께유 쭈뼛 쭈뼛 변명을 하고는 가던 길을 다시 횡허케 내걸었다 아내라고 요새 이 돈 이 원이 금시로 필요함을 모르는 바도 아니었다 그러나 그의 자격으로나 노동으로나 돈 이 원이란 감히 땅띔도 못해볼 형편이었다 벌이래야 하잘것 없는 것 아침에 일어나기 무섭게 남에게 뒤질까 영산이 올라 산으로 빼는 것이다 조그만 종댕이를 허리에 달고 거한 산중에 드문드문 박혀 있는 도라지 더덕을 찾아가는 일이었다 깊은 산속으로 우중충한 돌 틈바귀로 잔약한 몸이 맨발에 짚신짝을 끌며 강파른 산등을 타고 돌려면 젖 먹던 힘까지 녹아 내리는 듯 진땀이 머리부터 발끝까지 흘러내린다 아랫도리를 단 외겹으로 두른 낡은 치맛자락은 다리로 허리로 척척 엉겨 걸음을 방해한다 땀에 불은 종아리는 거칠은 숲에 긁혀 쓰라림이 말이 아니다 게다가 무거운 흙내는 숨이 탁탁 막히도록 가슴을 찌른다 그러나 삶에 발버둥치는 순진한 그의 머리는 아무 불평도 일지 않았다 가물에 콩 나기로 어쩌다 도라지 순이라도 어지러운 숲 속에 하나 둘 뾰족이 뻗어오른 것을 보면 기쁨에 넘치는 미소를 띠었다 때로는 바위도 기어올랐다 정히 못 기어오를 그런 험한 곳이면 칡덩굴에 매달리기도 한다 땟국에 절은 무명적삼은 벗어서 허리춤에다 꾹 찌르고 호랑이숲이라 이름난 강원도 산골에 매달려 기를 쓰고 허비적거린다 골 바람은 지날 적마다 알몸을 두른 치맛자락을 공중으로 날린다 그때마다 검붉은 볼기짝을 사양 없이 내보이니 칡덩굴이 그를 본다면 배를 움켜쥐어도 다 못 볼 것이다 하지만 다행히 그윽한 산골이라 그 꼴을 비웃는 놈은 뻐꾸기뿐이었다 이리하여 해동갑으로 해갈을 하고 나면 캐어 모은 도라지 더덕은 얼러 사발 가웃 혹은 두어 사발 남짓하게 된다 그러면 동네로 내려와 주막거리에 가서 그걸 내주고 보리쌀과 사발 바꿈을 한다 그러나 요즘엔 그나마도 철이 겨워 소출이 없다 대신 남의 보리방아를 온종일 찧어주고 보리밥 그릇이나 얻어서는 집으로 돌아와 농토를 못 얻어 뻔뻔히 노는 남편과 같이 나누는 것이 하루하루의 생활이었다 그러고 보니 돈 이 원커녕 당장 목을 딴대도 피라도 나올른지 의문이었다 만약 돈 이 원을 빌린다면 아는 집에서 보리라도 꾸어 파는 수밖에 다른 방법이 없다 그리고 온 동네 아낙네들이 치맛바람에 팔자 고쳤다고 쑥덕거리며 은근히 시새우는 쇠돌 엄마가 아니고는 노는 벌이를 가진 사람이 없다 그런데 도둑이 제 발 저리다고 그는 자기 꼴 주제에 제물에 눌려서 호사로운 쇠돌 엄마에게는 죽어도 가고 싶지 않았다 쇠돌 엄마도 처음에야 자기와 같이 천한 농부의 계집이련만 어쩌다 하늘이 도와 동네 부자양반 이 주사와 은근히 배가 맞은 뒤로는 얼굴도 모양 내고 옷치장도 하고 밥 걱정도 안하고 아주 금 방석에 딩구는 팔자가 되었다 그리고 쇠돌 아버지도 이게 웬 땡이냔 듯이 아내를 내어논 채 눈을 살짝 감아버리고 이 주사에게서 나는 옷이나 입고 주는 쌀이나 먹고 연년이 신통치 못한 자기 농사에는 한 손을 떼고 히짜를 뽑는 것이 아닌가 그런데 춘호 처가 쇠돌 엄마에게 죽어도 가지 않으려는 그 속 까닭은 사실 여기에 있다 바로 지난 늦은 봄 달이 뚫어지게 밝은 어느 밤이었다 춘호가 보름 게추를 보러 산모퉁이로 나간 것이 이슥해도 돌아오지 않자 집에서 기다리고 있던 아내가 이젠 자고 오려나 생각하고 막 드러누워 잠이 들려는데 웬 난데 없는 황소 같은 놈이 뛰어들었다 허둥지둥 춘호 처를 마구 깔다가 놀라서 으악 소리를 치는 바람에 그냥 달아난 일이 있었다 어수룩한 시골 일이라 별반 풍설도 안 나고 쓱싹 되었지만 며칠이 지난 뒤에야 그것이 동네부자 이 주사의 소행임을 비로소 눈치 챘다 그런 이유로 춘호 처는 쇠돌 엄마와 직접 관계는 없다고해도 그를 대하면 공연스리 얼굴이 뜨뜻해지고 몹시 어색했다 마치 죄나 진 듯이 그리고 더우기 쇠돌 엄마가 새댁 나는 속옷이 세 개구 버선이 네 벌이구 행 하며 아주 좋다고 핸들대는 그 꼴을 보면 혹시 자기에게 한 점을 두고서 비양거리는 거나 아닌가 하는 옥생각으로 무안해서 고개도 못 들었다 한편으론 자기도 좀만 잘했더면 지금쯤은 쇠돌 엄마처럼 호강을 할 수 있었을 그런 갸륵한 기회를 깝살려버린 자기 행동에 대한 후회와 애탄으로 마음을 괴롭히는 그 쓰라림도 적지 않았다 그러나 어떤 욕을 보더라도 나날이 심해가는 남편의 무지한 매보다는 그래도 좀 헐할 게다 오늘은 한맘 먹고 쇠돌 엄마를 찾아가려는 것이었다 춘호 처는 이번 걸음이 헛발이나 안 칠까하는 일념으로 심화를 하며 수양버들이 쭉 늘여박힌 논두렁길로 들어섰다 그는 시골 아낙네로는 용모가 매우 반반했다 좀 야윈 듯한 몸매는 호리호리한 것이 소위 동네의 문자대로 외입깨나 함직한 얼굴이었으되 추레한 의복이며 퀴퀴한 냄새는 거지를 볼지른다 그는 왼손 바른손으로 번갈아 치맛귀를 여며가며 속살이 삐어질까 조심조심이 걸었다 감사나운 구름송이가 하늘 신폭을 휘덮고는 차츰차츰 지면으로 처져 내리더니 그예 산봉우리에 엉겨 살풍경이 되고 만다 먼데서 개짖는 소리가 앞뒷산을 한적하게 울린다 빗방울은 하나 둘 떨어지기 시작하더니 차차 굵어지며 무더기로 퍼부어내린다 춘호 처는 길가에 늘어진 밤나무 밑으로 뛰어들어가 비를 피하며 쇠돌 엄마 집을 멀리 바라보았다 북쪽 산기슭 높직한 울타리로 뺑 돌려 두르고 앉았는 오묵하고 맵시 있는 집이 그 집이었다 그런데 싸리문이 꼭 닫힌 걸 보면 아마 쇠돌 엄마가 농군청에 저녁 새참을 나르러 가서 아직 돌아오지 않은 모양이었다 그는 쇠돌 엄마 오기를 지켜보며 오두커니 서서 기다리고 있었다 나뭇잎에서 빗방울은 뚝뚝 떨어지며 그의 뺨을 흘러 젖가슴으로 스며든다 바람은 지날 적마다 냉기와 함께 굵은 빗발을 몸에 들여친다 비에 쪼로록 젖은 치마가 몸에 찰싹 감겨 허리로 궁둥이로 다리로 살의 윤곽이 그대로 비쳐올랐다 무던히 기다렸으나 쇠돌 엄마는 오지 않았다 하도 진력이 나서 하품을 해가며 정신없이 서 있느라니 왼편 언덕에서 사람 오는 발자취 소리가 들린다 그는 고개를 돌려보았다 그러나 날쌔게 나무 틈으로 몸을 숨겼다 동이 배를 가진 이 주사가 지우산을 받쳐쓰고 쇠돌네 집을 향해 응뎅이를 껍쭉거리며 내려가는 길이었다 비록 키는 작달막하나 숱 좋은 수염이든지 온 동네를 털어야 단 하나뿐인 탕건이든지 썩 풍채 좋은 오십 전후의 양반이다 그는 싸리문 앞으로 가더니 자기 집처럼 거침없이 문을 떠다밀고 속으로 버젓이 들어가버린다 이것을 보니 춘호 처는 다시금 속이 편치 않았다 자기는 개돼지같이 무시로 매만 맞고 돌아치는 천덕꾼이다 안팎으로 겹귀염을 받으며 간들대는 쇠돌 엄마와 사람된 치수가 두드러지게 다름을 그는 알 수 있었다 쇠돌 엄마의 호강을 너무나 부럽게 우러러보는 반동으로 자기도 잘했더면 하는 턱없는 희망과 후회가 전보다 몇 갑절 쓰린 맛으로 그의 가슴을 찌푸뜨렸다 쇠돌네 집을 하염없이 건너다보다가 어느덧 저도 모르게 긴 한숨이 굴러내린다 언덕에서 쓸려내리는 사탯물이 발등까지 개흙으로 덮으며 소리쳐 흐른다 빗물에 폭 젖은 몸뚱아리는 점점 떨리기 시작한다 그는 가볍게 몸서리를 쳤다 그리고 당황한 시선으로 사방을 경계해 보았다 아무도 보이지는 않았다 다시 시선을 돌려 그 집을 쏘아보며 속으로 궁리해 본다 안에는 확실히 이 주사 뿐일 게다 그때까지 걸렸던 싸리문이라든지 또는 울타리에 널은 빨래를 여태 안 걷어 들이는 것을 보면 어떤 맹세를 두고라도 분명히 이 주사 외엔 다른 사람은 하나도 없을 것이다 그는 마음놓고 비를 맞아가며 그 집으로 달려들었다 봉당으로 선뜻 뛰어오르며 쇠돌 엄마 기슈 하고 인기척을 낸다 물론 쇠돌 엄마의 대답은 없었다 그 대신 그 음성이 나자 안방에서 이 주사가 번개같이 머리를 내밀었다 자기딴엔 꿈밖이란 듯 눈을 두리번 두리번하더니 옷 위로 볼가진 춘호 처의 젖가슴 아랫배 넓적다리로 발등까지 슬쩍 음흉히 훑어보고는 거나한 낯으로 빙그레 한다 그리고 자기도 봉당으로 주춤주춤 나오며 쇠돌 엄마 말인가 왜 지금 막 나갔지 곧 온댔으니 안방에 좀 들어가 기다리면 하고 매우 일이 딱한 듯이 어름어름한다 이 비에 어딜 갔에유 지금 요 밖에 나갔지 그러나 곧 올 걸 있는 줄 알고 왔는디 춘호 처는 이렇게 혼잣말로 낙심하며 섭섭한 낯으로 머뭇머뭇 하다가 그냥 돌아갈 듯 봉당 아래로 내려섰다 이 주사를 쳐다보며 물차는 제비같이 산드러지게 그럼 요담에 오겠에유 안녕히 계시유 하고 작별의 인사를 올린다 지금 온댔는데 좀 기다리지 담에 또 오지유 아닐세 좀 기다리게 여보게 여보게 이봐 춘호 처가 간다는 바람에 이 주사는 체면도 모르고 기가 올랐다 허둥거리며 재간껏 만류했지만 암만해도 안될 듯싶다 춘호 처가 여기엘 찾아온 것도 큰 기적이려니와 뇌성벽력에 구석진 곳이겟다 이렇게 솔깃한 기회는 두 번 다시 못 볼 것이다 그는 눈이 뒤집히어 입에 물었던 장죽을 쭉 뽑아 방안으로 치뜨리고는 계집의 허리를 뒤로 다짜고짜 끌어안아서 봉당 위로 끌어올렸다 계집은 몹시 놀라며 왜 이러서유 이거 놓세유 하고 몸을 뿌리치려는 앙탈을 한다 아니 잠깐만 이 주사는 그래도 놓지 않으며 허겁스러운 눈짓으로 계집을 달랜다 흘러내리는 고의춤을 왼손으로 연신 치우치며 바른팔로는 계집을 잔뜩 움켜잡고는 엄두를 못 내어 짤짤매다가 간신히 방안으로 꺾꺾 몰아넣었다 안으로 문고리는 재빠르게 채였다 밖에서는 모진 빗방울이 배추 잎에 부딪치는 소리 바람에 나무 떠는 소리가 요란하다 가끔 양철통을 내려 굴리듯 거푸진 천둥소리가 방고래를 울리며 날은 점점 침침해 갔다 얼마쯤 지난 뒤였다 이만하면 길이 들었으려니 안심하고 이 주사는 날숨을 후우 하고 돌린다 실없이 고마운 비 때문에 발악도 못 치고 앙살도 못 피우고 무릎 앞에 고분고분 늘어져 있는 계집을 대견히 바라보며 빙긋이 얼러 보았다 계집은 온몸에 진땀이 쭉 흐르는 것이 꽤 더운 모양이다 벽에 걸린 쇠돌 엄마의 적삼을 꺼내 계집의 몸을 말쑥하게 훌닦기 시작한다 발끝부터 얼굴까지 너 열 아홉이지 하고 이 주사는 취한 얼굴로 얼간히 물어보았다 니에 하고 메떨어진 대답 계집은 이 주사 손에 눌리어 일어나도 못하고 죽은 듯이 가만히 누워 있다 이 주사는 계집의 몸을 다 씻고 나서 한숨을 내뽑으며 담배 한 대를 턱 피워 물었다 그래 요새도 서방에게 주리경을 치느냐 하고 묻다가 아무 대답도 없자 원 그래서야 어떻게 산단 말이냐 하루 이틀도 아니고 사람의 일이란 알 수 있는 거냐 그러다 혹시 맞아죽으면 정장 하나 해볼 곳 없는 거야 허니 네 명이 아까우면 덮어놓고 민적을 가르는 게 낫겠지 하고 계집의 신변을 위해 염려를 마지않다가 번뜻 한 가지 궁금한 것이 있었다 너 참 아이 낳다가 죽었다더구나 니에 어디 난 듯이나 싶으냐 계집은 얼굴이 홍당무가 되어지며 아무 말 못하고 고개를 외면했다 이 주사도 그까짓 것 더 묻지 않았다 그런데 웬 녀석의 냄새인지 무 생채 썩는 듯한 시크무레한 악취가 불시로 코청을 찌르니 눈살을 찌푸리지 않을 수 없었다 처음엔 그런 줄은 소통 몰랐으나 알고 보니 비위가 몹시 역했다 그는 빨고 있는 담배통으로 계집의 배꼽께를 똑똑히 가리키며 얘 이 살의 때꼽 좀 봐라 그래 물이 흔한데 이것 좀 못 씻는단 말이냐 하고 모처럼의 기분을 상한 것이 앵하단 듯이 꺼림한 기색으로 혀를 찬다 하지만 계집이 참다 참다 이내 무안에 못 이겨 일어나 치마를 입으려 하니 그는 역정을 벌컥 냈다 옷을 빼앗어 구석으로 동댕이 치고는 다시 그 자리에 끌어앉혔다 그리고 자기 딸이나 책하듯 아주 대범하게 꾸짖었다 왜 그리 계집이 달망대니 좀 듬직치가 못하구 춘호 처가 그 집을 나선 것은 들어간 지 약 한 시간 만이었다 비가 여전히 쭉쭉 내린다 그는 진땀을 있는 대로 흠뻑 쏟고 나왔다 그러나 의외로 아니 천행으로 오늘 일은 성공이었다 그는 몸을 솟치며 생긋했다 그런 모욕과 수치는 난생 처음 당하는 봉변으로 지랄 중에도 몹쓸 지랄이었으나 성공은 성공이었다 복을 받으려면 반드시 고생이 따르는 법이니 이까짓 거야 골백번 당한대도 남편에게 매나 안 맞고 의좋게 살 수만 있다면 그는 사양치 않을 것이다 이 주사를 하늘같이 은인같이 여겼다 남편에게 부쳐먹을 농토를 줄 테니 자기의 첩이 되라는 그 말도 죄송하였으나 더우기 돈 이 원을 줄테니 내일 이맘때 쇠돌네 집에서 넌즈시 만나자는 그 말은 무엇보다도 고마웠고 벅찬 짐이나 풀은 듯 마음이 홀가분했다 다만 애키는 것은 자기 행실이 만약 남편에게 발각되는 나절엔 대매에 맞아죽을 것이다 그는 일변 기뻐하며 일변 애를 태우며 자기 집을 향해 세차게 쏟아지는 빗속을 가분가분 내려달렸다 춘호는 아직도 분이 안 풀려 뿌루퉁하니 홀로 앉았다 그는 고향인 인제를 등진 지 벌써 삼년 해를 이어 흉작에 농작물은 말도 못되고 따라서 빚장이들의 위협과 악다구니는 날로 심했었다 마침내 하릴없이 집 세간살이를 그대로 내버리고 알몸으로 밤도주를 했던 것이다 살기 좋은 곳을 찾는다고 나이 어린 아내의 손목을 끌고 이 산 저 산을 넘어 표랑했다 그러나 우정 찾아들은 곳이 고작 이 마을이나 산 속은 역시 일반이다 어느 산골엘 가 호미를 잡아봐도 정은 조그만치도 안 붙었고 그곳엔 오직 쌀쌀한 불안과 굶주림이 품을 벌려 그를 맞을 뿐이었다 터무니없다 하여 농토를 안 준다 일 구멍이 없으니 품을 못 판다 밥이 없다 결국 그는 피폐해 가는 농민 사이를 감도는 엉뚱한 투기심에 몸이 달떴다 요사이 며칠 동안을 두고 요 너머 뒷산 속에서 밤마다 큰 노름판이 벌어지는 기미를 알았다 그는 자기도 한몫 보려고 끼룩거렸지만 좀체로 밑천을 만들 수가 없었다 이원 수가 좋아서 이 이 원이 조화만 잘한다면 금시 발복이 못된다고 누가 단언할 수 있으랴 삼 사 십 원 따서 동네의 빚이나 대충 가리고 옷 한 벌 지어 입고 진저리나는 이 산골을 떠나는 것이 그의 배포였다 서울로 올라가 아내는 안잠을 재우고 자기는 노동을 하고 둘이서 다구지게 벌면 안락한 생활을 할 수 있을 텐데 이런 산 구석에서 굶어죽을 맛이야 없었다 그래서 젊은 아내에게 돈 좀 해오라니까 요리 매낀 조리 매낀 매만 피하고 곁들어주지 않으니 그 소행이 여간 괘씸한 것이 아니다 아내가 물에 빠진 생쥐 꼴을 하고 집으로 달려들자 미처 입도 벌리기 전에 남편은 이를 악물고 주먹 뺨을 냅다 붙인다 너 이년 매만 살살 피하고 어디 가 자빠졌다 왔니 볼치 한 대를 얻어맞고 아내는 오기가 걸려 벙벙했다 그래도 직성이 못 풀려 남편이 다시 매를 손에 잡으려 하니 아내는 질겁을 하여 살려달라고 두 손으로 빌며 개신개신 입을 열었다 낼 되유 낼 돈 낼 되유 하며 돈이 변통됨을 삼가 아뢰는 그의 음성은 절반이 울음이었다 남편이 반신반의하여 눈을 찌긋하다가 낼 하고 목청을 돋았다 네 낼 된다유 꼭 되여 네 낼 된다유 남편은 시골 물정에 능통하니만치 난데없는 돈 이 원이 어디서 어떻게 되는 것까지는 추궁해 물으려 하지 않았다 그는 저으기 안심한 얼굴로 방문턱에 걸터앉으며 담뱃대에 불을 그었다 그제야 비로소 아내도 마음을 놓고 감자를 삶으러 부엌으로 들어가려 하니 남편이 곁으로 걸어오며 측은한 듯이 말린다 병 나 방에 들어가 어여 옷이나 말려 감자는 내 삶을께 먹물같이 짙은 밤이 내렸다 비는 더욱 소리를 치며 앙상한 그들의 방벽을 앞뒤로 울린다 천정에서 비는 새지 않으나 집지은 지가 오래 되어 고래가 물러앉다시피 된 방이라 도배를 못한 방바닥에는 물이 스며들어 귀죽축하다 거기다 거적 두 잎만 덩그렇게 깔아놓은 것이 그들의 침소였다 석유 불은 없어 캄캄한 바로 지옥이다 벼룩이는 사방에서 마냥 스물거린다 그러나 등걸 잠에 익숙한 그들은 천연덕스럽게 나란히 누워 줄기차게 퍼붓는 밤비소리를 귀담아 듣고 있었다 가난으로 인해 부부간의 애틋한 정을 모르고 나날이 매질로 불평과 원한에 복대기는 그들도 이 밤에는 불시로 화목했다 단지 남편의 품에 들은 돈 이 원을 꿈꾸어보면서 서울 언제 갈라유 남편의 왼팔을 베고 누웠던 아내가 남편을 향해 응석 비슷이 물어보았다 그는 남편에게 서울의 화려한 거리며 후한 인심에 대해 여러 번 들은 바 있어 일상 안타까운 마음으로 몽상은 해보았으나 실지 구경은 못해보았다 얼른 이 고생을 벗어나 살기 좋은 서울로 가고 싶은 생각이 간절했다 곧 가게 되겠지 빚만 좀 없어도 가뜬하련만 빚은 낭종 줴더라도 얼핀 가유 염려 없어 이 달 안으로 꼭 가게 될 거니까 남편은 썩 쾌히 승낙했다 사실 그는 동네에서 일컬어주는 질꾼으로 투전장의 가보쯤은 시루에서 콩나물 뽑듯하는 능수였다 내일 밤 이 원을 가지고 벼락같이 노름판에 달려가서 있는 돈이란 깡그리 모집어올 생각을 하니 그는 은근히 기뻤다 그리고 교묘한 자기의 손재간을 홀로 뽐냈다 이번이 서울 첨이지 그는 서울 바람 좀 한번 쐬었다고 큰 체를 하며 팔로 아내의 머리를 흔들어 물어보았다 성미가 워낙 겁겁한지라 지금부터 서울 갈 준비를 착착 하고 싶었다 그가 제일 걱정되는 것은 두메 산골 구석에서 자라먹은 아내를 데리고 가면 서울사람에게 놀림도 받을 게고 거리끼는 일이 많을 듯싶었다 그래서 서울 가면 꼭 지켜야 할 필수 조건을 아내에게 일일이 설명치 않을 수 없었다 첫째 사투리에 대한 주의부터 시작되었다 농민이 서울사람에게 꼬라리 라는 별명으로 감잡히는 그 이유는 무엇보다도 사투리에 있을지니 사투리는 쓰지 말며 합세를 하십니까로 하게유를 하오로 고치되 말끝을 들지 말지라 또 거리에서 어릿어릿하는 것은 내가 시골뜨기요 하는 얼뜬 짓이니 갈 길은 재게 가고 볼 눈은 또릿또릿히 볼지라 하는 것들이었다 아내는 그 끔찍한 설교를 귀담아 들으며 모기소리로 네 네 를 하였다 남편은 두어 시간 가량을 샐 틈 없이 꼼꼼하게 주의를 다져놓고는 서울의 풍습이며 생활 방침 등을 자기의 의견대로 그럴싸하게 이야기하여 오다가 말끝이 어느덧 화장술에 이르게 되었다 시골 여자가 서울에 가서 안잠을 잘 자주면 몇 해 후에는 집까지 얻어 갖는 수가 있는데 거기에는 얼굴이 예뻐야 한다는 소문을 일찍 들은 바 있어 하는 소리였다 그래서 날마닥 기름도 바르고 분도 바르고 버선도 신고 해서 쥔 마음에 썩 들어야 한참 신바람이 올라 주워 삼기다가 옆에서 쌔근쌔근 소리가 들리므로 고개를 돌려보니 아내는 이미 곯아져 잠이 깊었다 이런 망할 거 남 말하는데 자빠져 잔담 남편은 혼자 중얼거리며 바른팔을 들어 이마 위로 흐트러진 아내의 머리칼을 뒤로 쓰담아넘긴다 세상에 귀한 것은 자기 아내 명색이 남편이면서 이날까지 옷 한 벌 변변히 못해 입히고 고생만 짓시킨 그 죄가 너무나 큰 듯 가슴이 뻐근했다 그는 왁살스러운 팔로 아내의 허리를 꼭 껴안아 자기 앞으로 바특이 끌어당겼다 밤새도록 줄기차게 내리던 빗소리가 아침에 이르러서야 겨우 그치고 점심때는 생기로운 볕까지 들었다 쿨렁쿨렁 눈물나는 소리는 요란히 들린다 시내에서 고기 잡는 아이들의 고함이며 농부들의 희희낙락한 미나리도 기운차게 들린다 비는 춘호의 근심도 씻어간 듯 오늘은 그에게도 즐거운 빛이 보였다 저녁 새참 때 되었을걸 얼른 빗고 가봐 그는 갈증이 나서 아내를 계속 재촉했다 아직 멀었어유 뭘 아내는 남편의 말대로 벌써부터 머리를 빗고 앉았으나 원체 달포나 가리지 않아 엉클은 머리가 시간이 꽤 걸렸다 그는 호랑이 같은 남편과 오랜만에 정다운 정을 나누어 보니 근래에 볼 수 없던 화색이 얼굴에 떠돌았다 어느 때에는 매적하게 생글생글 웃어도 보았다 아내가 꼼지작거리는 것이 보기에 퍽이나 갑갑했다 남편은 아내 손에서 얼레빗을 쑥 뽑아들고는 시원스레 쭉쭉 내려빗긴다 다 빗긴 뒤 옆에 놓인 밥 사발의 물을 손바닥에 연신 칠해가며 머리에다 번지르하게 발라놓았다 그래놓고 위서부터 머리칼을 재워가며 맵시 있게 쪽을 딱 찔러주더니 오늘 아침에 한사코 공을 들여 삼아놓았던 짚신을 아내의 발에 신기고 주먹으로 자근자근 골을 내주었다 인제 가봐 하다가 바루 곧 와 응 하고 남편은 그 이 원을 고히 받고자 손색 없도록 실패 없도록 아내를 모양내 보냈다 222 0

[책 읽어주는 여자] 빈처, 현진건, 한국단편소설오디오북, 한국문학, 소설읽기, 오디오명작, Korean Novel, Korean Audio Book,

안녕하세요 노벨라예요 오늘 이야기는 현진건의 대표작 빈처입니다 1921년 문예지 개벽에 발표된 빈처는 현진건의 자전적 소설이지요 작가로 등단하기 전 그와 아내가 생활고를 겪으면서 서로 의지하는 일상의 모습을 담담히 그린 단편입니다 그것이 어째 없을까 무엇이 없어 나는 우두커니 책상 머리에 앉아서 책장만 뒤적뒤적하다가 물어 보았다 모본단 저고리 하나가 남았는데 나는 그만 묵묵하였다 아내가 그것을 찾아 무엇을 하려는 것을 앎이라 오늘밤에 옆집 할멈을 시켜 잡히려 하는 것이다 최근 이년 동안에 돈 한푼 나는데 없고 그대로 앉아 굶을 수는 없어 기구와 의복을 전당국 창고에 들여 밀거나 고물상 한구석에 세워 두고 돈을 얻어오는 수밖에 없었다 지금 아내가 하나 남은 모본단 저고리를 찾는 것도 아침거리를 장만하려 함이다 나는 입맛을 쩍쩍 다시고 폈던 책을 덮으며 후우 한숨을 내쉬었다 봄은 벌써 반이나 지났건만 이슬을 실은 듯한 밤기운이 방구석에서 슬금슬금 기어 나와 사람에게 안기고 비가 오는 까닭인지 밤은 아직 깊지 않건만 인적조차 끊어지고 온 천지가 비인듯이 고요한데 투닥투닥 떨어지는 빗소리가 한없이 구슬픈 생각을 자아낸다 빌어먹을 것 되는 대로 되어라 나는 점점 견딜 수 없어 두 손으로 흩어진 머리카락을 쓰다듬어 올리며 중얼거려 보았다 이 말이 더욱 처량한 생각을 일으킨다 나는 또 한번 후 한숨을 내쉬며 왼팔을 베고 책상에 쓰러지며 눈을 감았다 이 순간 오늘 지낸 일이 불현듯 생각이 난다 늦게야 점심을 마치고 내가 막 궐련 한 개를 피워물 적에 한성은행 다니는 T가 공일이라고 찾아왔다 친척은 다 멀지 않게 살아도 가난한 꼴을 보이기도 싫고 찾아갈 적마다 무엇을 꾸어 내라고 조르지도 아니하였건만 행여나 무슨 구차한 소리를 할까봐서 미리 방패막이를 하고 눈살을 찌푸리는 듯하여 나는 발을 끊었고 따라서 찾아오는 이도 없었다 다만 T는 촌수가 가까운 때문인지 자주 우리를 방문하였다 그는 성실하고 공순하여 소소한 일들에 슬퍼하고 기뻐하는 인물이었다 동년배인 우리들은 늘 친척간에 비교거리가 되었었다 그리고 나의 평판이 항상 좋지 못했다 T는 돈을 알고 위인이 진실해서 그애는 돈 푼이나 모을 것이야 그러나 K는 아무짝에도 못쓸 놈이야 그 잘난 언문 섞어서 무어라고 끄적거려 놓고 제 주제에 무슨 조선에 유명한 문학가가 된다니 시러베 아들놈 이것이 그네들의 평판이었다 내가 문학인지 무엇인지 한다는 소리가 까닭없이 그네들의 비위에 틀린 것이다 더군다나 나는 그네들의 생일이나 흑은 대사 때에 돈 한푼 이렇다는 일이 없고 T는 소위 착실히 돈벌이를 해 가지고 국수 밥 값이라도 보조를 하기 때문이다 얼마 아니 되어 T는 잘 살 것이고 K는 거지가 될 것이니 두고 보아 오촌 당숙은 이런 말씀까지 하였다 한다 입 밖에는 아니 내어도 친부모 친형제까지도 심중으로는 다 이렇게 생각할 것이다 그래도 부모는 달라서 화가 나시면 네가 그러 하다가는 말경에 비렁뱅이가 되고 말 것이야 라고 꾸중은 하셔도 사람이라 늦복 모르는거다 그런 사람은 또 그렇게 되느니라 하시는 것이 스스로 위로하는 말씀이고 또 며느리를 위로하는 말씀이었다 이것을 보아도 하는 수 없는 놈이라고 단념을 하시면서 그래도 잘되기를 바라시고 축원하시는 것을 알겠다 여하간 이만하면 T의 사람됨을 가히 알 수가 있다 그리고 그가 우 리집에 올 때면 지어서 쾌활하게 웃으며 힘써 재미스러운 이야기를 하였다 단둘이 고적하게 그날 그날을 보내는 우리에게는 더 할 수 없이 반가웠었다 오늘도 그가 활발하게 집에 쑥 들어 오더니 신문지에 싼 기름 한 것을 이것 봐라하는 듯이 마루 위에 올려놓고 분주히 구두끈을 끄른다 이것은 무언가 내가 물었다 저어 제 처의 양산이예요 쓰던 것이 벌써 낡았고 또 살이 부러졌다나요 그는 구두를 벗고 마루에 올라서며 나오는 웃음을 참지 못해 벙글벙글 하면서 대답을 한다 그는 나의 아내를 돌아보며 돌연히 아주머니 좀 구경하시렵니까 하더니 싼 종이와 집을 벗기고 양산을 펴 보인다 흰 바탕에 두어 가지 매화를 수 놓은 양산이었다 검정이는 좋은 것이 많아도 너무 칙칙해 보이고 회색이나 누렁이는 하나도 그것이야 싶은 것이 없어서 이것을 산걸요 그는 이것보다도 더 좋은 것을 살수가 있다하는 뜻을 보이려고 애를 쓰며 이런 발명까지 한다 이것도 퍽 좋은데요 이런 칭찬을 하면서 양산을 펴들고 이리저리 흘린 듯이 들여다보고 있는 아내의 눈에는 나도 이런 것 하나 가졌으면 하는 생각이 역력히 보인다 나는 갑자기 불쾌한 생각이 와락 일어나서 방으로 들어오며 아내의 양산 보는 양을 빙그레 웃고 바라보고 있는T에게 여보게 방에 들어오게그려 우리 이야기나 하세 T는 따라 들어와 물가 폭등에 대한 이야기며 자기의 월급이 오른 이야기며 주권을 몇주 사 두 었더니 꽤 이익이 남았다든가 각 은행 사무원 경기에서 자기가 우월한 성적을 얻었다든가 이런것 저런것 한참 이야기하다가 돌아갔다 T를 보내고 책상을 향하여 짓던 소설의 결미를 생각하고 있을 즈음 여보 아내의 떠는 목소리가 바로 내 귀 곁에서 들린다 핏기없는 얼굴에 살짝 붉은 빛이 들며 어느결에 내 곁에 바짝 다가와 앉았다 당신도 살 도리를 좀 하세요 나는 또 시작하는구나하는 생각이 번개같이 머리에 번쩍이며 불쾌한 생각이 벌컥 일어난다 그러나 무어라고 대답할 말이 없어 묵묵히 있었다 우리도 남과 같이 살아 봐야지요 아내가 T의 양산에 단단히 자극을 받은 것이다 예술가의 처 노릇을 하려는 독특한 "결심이 있는 그는 좀처럼 이런 소리를 입밖에 내지 아니하였다 그러나 무엇에 상당한 자극을 받으면 참고 참았던 말을 하게 되는 것이다 나는 이런 소리를 들을 적마다 그럴 만도 하다는 동정심이 없진 않으나 심사가 어쩐지 좋지 못하였다 이번에도 역시 동정심이 없지는 아니하되 동시에 불쾌한 생각을 억제키 어려웠다 잠깐 있다가 불쾌한 빛을 나타내며 급작스럽게 살 도리를 하라면 어찌 할 수가 있소 차차 될 때가 있겠지 아이구 차차갈 말씀 그만두구려 어느 천년에 아내의 얼굴에 붉은 빛이 짙어지며 전에 없던 홍분한 어조로 이런 말 까지 하였다 자세히 보니 두 눈에 은은히 눈물이 괴었다 나는 잠시 멍멍하게 있었다 성난 불길이 치받쳐 올라온다 나는 참을 수 없었다 막벌이꾼한테 시집을 갈 것이지 누가 내게 시집을 오랬소 저 따위가 예술가의 처가 다 뭐야 사나운 어조로 몰풍스럽게 소리를 떽 질렀다 어이휴 살짝 얼굴빛이 변해지며 어이없이 나를 보더니 고개가 점점 수그러지며 한 방울 두 방울 방울방울 눈물이 장판 위에 떨어진다 나는 이런 일을 가슴에 그리며 그래도 내일 아침거리를 장만하려고 옷을 찾는 아내의 심중을 생각해 보니 말할 수 없는 슬픈 생각이 가을 바람과 같이 설렁설렁 심골을 문지르는 것 같다 쓸쓸한 빗소리는 굵었다 가늘었다 의연히 적적한 밤공기에 더욱 처량히 들리고 그을음 앉은 등피 속에서 비치는 불빛은 구름에 가린 달빛처럼 우는 듯 조는 듯 구차히 얻어 산 몇 권 양책의 표제 금자가 번쩍거린다 장 앞에 초연히 서 있던 아내가 무엇이 생각났는지 고개를 끄덕끄덕 하며 들릴 듯 말 듯 목안의 소리로 오호 옳지 참 그날 찾었소 아니예요 벌써 저 인천 사시는 형님이 오셨던 날 아내가 애써 찾던 그것도 벌써 전당포의 고운 먼지가 앉았구나 종지 하나라도 차근차근 아랑곳하는 아내가 그것을 잡혔는지 안 잡혔는지 모르는 것을 한참동안 서로 아무 말이 없었다 가슴이 어째 답답해지며 누구하고 싸움이나 좀 해 보았으면 소리껏 고함이나 질러 보았으면 실컷 맞아 보았으면 하는 이상한 감정이 부글부글 피어 오르며 전신에 이가 스멀스멀 기어다니는 듯 옷이 어째 몸에 끼이며 견딜 수가 없다 나는 이런 감정을 노골적으로 드러내며 점점 구차한 살림에 싫증이 나서 못 견디겠지 아내는 무엇을 생각하는지 모르게 정신을 잃고 섰다가 그 거슴츠레 한 눈이 둥그래지며 네에 어째서요 무얼 그렇지 싫은 생각은 조금도 없어요 이렇게 말이 오락가락함에 따라 나는 흥분의 도가 점점 짙어간다 그래서 아내가 떨리는 소리로 어째 그런 줄 아세요 하고 반문할 적에 나를 숙맥으로 알우 라고 격렬하게 소리를 높였다 아내는 살짝 분한 빛이 눈에 비치어 물끄러미 나를 들여다본다 나는 괘씸하다는 듯이 흘겨 보며 그러면 그걸 모를까 오늘까지 잘 참아 오더니 인제는 점점 기색이 달라지는 걸 뭐 물론 그럴 만도 하지마는 이런 말을 하는 내 가슴에는 지난 일이 활동사진 모양으로 얼른얼른 나타난다 육 년 전 그때 나는 십육 세이고 저는 십팔 세였다 우리가 결혼한 지 얼마 안 되어 지식에 목마른 나는 지식의 바닷물을 얻어 마시려고 표현히 집을 떠났었다 광풍에 나부끼는 버들잎 모양으로 오늘은 지나 내일은 일본으로 굴러 다니다가 금전의 탓으로 지식의 바닷물도 흠씬 마셔 보지도 못한 채 반 거뒤충이가 되어 집에 돌아오고 말았다 시집올 때에는 방글방글 피려는 꽃봉오리 같던 아내가 어느 겨를에 기울어 가는 꽃처럼 두 뺨에 선연한 빛이 스러지고 벌써 두어 금 가는 줄이 그리어 졌다 처가 덕으로 집간도 장만하고 세간도 얻어 우리는 소위 살림을 하게 되었다 처음에는 그럭저럭 지냈었지만 한푼 나는 데 없는 살림이라 한 달 가고 두 달이 갈수록 점점 곤란해질 따름이었다 나는 보수없는 독서와 가치없는 창작으로 해가 지며 날이 새며 쌀이 있는지 나무가 있는지 망연케 몰랐다 그래도 때때로 맛있는 반찬이 상에 오르고 입은 옷이 과히 추하지 아니함은 전적으로 아내의 힘이었다 전들 무슨 벌이가 있으리요 부끄럼을 무릅쓰고 친가에 가서 눈치를 보아가며 구차한 소리를 하여 가지고 얻어온 것이었다 그것도 한두 번이지 장구한 세월에 어찌 늘 그럴수가 있으랴 말 경에는 아내가 가져온 세간과 의복에 손을 대는 수밖에 없었다 잡히고 파는 것도 나는 아는 체도 아니하였다 그가 애를 쓰며 퉁명스러운 옆집 할멈에게 돈푼을 주고 시켰었다 이런 고생을 하면서도 그는 나의 성공만 마음 속으로 깊이 깊이 믿고 빌었었다 어느 때에는 내가 무엇을 짓다가 마음에 맞지 아니하여 쓰던 것을 집어 던지고 화를 내면 왜 마음을 조급하게 잡수세요 저는 꼭 당신의 이름이 세상에 빛날 날이 있을 줄 믿어요 우리가 이렇게 고생을 하는 것이 장차 잘될 근본 이야요 하고 그는 스스로 흥분되어 눈물을 흘리며 나를 위로하는 적도 있었다 내가 외국으로 다닐 때에 소위 신풍조에 띠어 까닭없이 구식 여자가 싫어졌었다 그래서 나이 일찍이 장가든 것을 매우 후회하였다 어떤 남학생과 어떤 여학생이 서로 연애를 주고받고 한다는 이야기를 들을 적마다 공연히 가슴이 뛰놀며 부럽기도 하고 비감스럽기도 하였다 그러나 낫살이 들어갈수록 그런 생각도 없어지고 집에 돌아와 아내를 겪어보니 의외로 그에게서 따뜻한 맛과 순결한 맛을 발견하였다 그의 사랑이야말로 이기적 사랑이 아니고 헌신적 사랑이었다 이런 줄을 점점 깨닫게 될 때에 내 마음이 얼마나 행복스러웠으랴 밤이 깊도록 다듬이를 하다가 그만 옷입은 채로 쓰러져 곤하게 자는 그의 파리한 얼굴을 들여다보며 아아 나에게 위안을 주고 원조를 주는 천사여 하고 감격이 극하여 눈물을 흘린 적도 있었다 내 스스로 아다시피 내가 별로 천품은 없으나 어쨌든 무슨 저작가로 몸을 세워 보았으면 하여 나날이 창작과 독서에 전심력을 바쳤다 물론 아직 남에게 인정될 가치는 없는 것이다 그 영향으로 자연 일상 생활이 말유하게 되었다 이런 곤란에 그는 근 이 년 견디어 왔건만 나의 하는 일은 오히려 아무 보람이 없고 방안에 놓였던 세간이 줄어지고 장롱에 찼던 옷이 거의 다 없어졌을 뿐이다 그 결과 그다지 견딜성 있던 그도 요사이 와서는 때때로 쓸데없는 탄식을 하게 되었다 손잡이를 잡고 마루 끝에 우두커니 서서 하염없이 산만 바라보기도 하며 바느질을 하다 말고 실신한 사람 모양으로 멍청히 앉아 있기도 하였다 창경으로 비치게 어스름한 햇빛에 나는 흔히 그의 눈물머금은 근심어린 얼굴을 발견하였다 이런 때에는 말할 수 없는 쓸쓸한 생각이 들며 일없이 마누라 하고 부르면 그는 몸을 움칫하고 고개를 저리 돌리어 치맛자락으로 눈물을 씻으며 네에 네에 하고 울음에 떨리는 가는 대답을 한다 나는 등에 물을 끼얹는 듯 몸이 으쓱해지며 처량한 생각이 싸늘하게 가슴에 흘렀다 그러지 않아도 자비하기 쉬운 마음이 더욱 심해지며 내가 무자격한 탓이다 하고 스스로 멸시를 하고 나니 더욱 견딜 수 없다 그럴만도 하다는 동정심이 없지는 아니해도 그만 불쾌한 생각이 일어나며 계집이란 할 수 없어 혼자 이런 불평을 중얼거렸다 환등처럼 하나씩 둘씩 이런 일이 가슴에 나타나니 무어라고 말할 용기조차 없어졌다 나의 유일의 신앙자이고 위로자이던 처까지 인제는 나를 아니 믿게 되었다 그는 마음 속으로 네가 육 년 동안 내 살을 깎고 저미었구나 이 원수야 할 것이다 이렇게 생각하매 그의 불같던 사랑까지 없어져 가는 것 같았다 낸들 마누라를 고생시키고 싶어서 시키겠소 비단 옷도 해주고 싶고 좋은 양산도 사주고 싶어요 그러길래 온종일 쉬지 않고 공부를 아니하우 남 보기에는 편편히 노는 것 같아도 실상은 그렇지 않아 본들 모른단 말이오 나는 점점 강한 가면을 벗고 약한 진상을 드러내며 이와같은 가소로운 변명까지 하였다 온 세상 사람이 다 나를 비소하고 모욕하여도 상관이 없지만 마누라까지 나를 아니 믿어 주면 어찌 한단 말이오 내 말에 스스로 자극이 되어 가지고 마침내 아아 길이 탄식을 하고 그만 쓰러졌다 이 순간에 고개를 숙이고 아마도 하염없이 입술만 물어뜯고 있던 아내가 홀연 여보 울음소리를 떨면서 무너지듯이 내 얼굴에 쓰러진다 용서 하고는 복받쳐 나오는 울음에 말이 막히고 불덩이 같은 두 뺨이 내 얼굴을 누르며 흑흑 느끼어 운다 그의 두 눈으로부터 샘 솟듯 하는 눈물이 제 뺨과 내 뺨 사이를 따뜻하게 젖어 퍼진다 내 눈에도 눈물이 흘러 내린다 뒤숭숭하던 생각이 다 이 뜨거운 눈물에 봄눈 슬듯 스러지고 말았다 한참 있다가 우리는 눈물을 씻었다 내 속이 얼마나 시원한지 몰랐다 용서하여 주세요 그렇게 생각하실 줄은 정 몰랐어요 이런 말을 하는 아내는 눈물에 부어 오른 눈꺼풀을 아픈 듯이 꿈적거린다 암만 구차하기로 싫증이야 날까요 가만가만히 변명을 하는 아내의 눈물 흔적이 어릉어룽한 얼굴을 물끄러미 바라보며 겨우 심신이 가뜬하였다 어제 일로 심신이 피곤하였는지 그 이튿날 늦게야 잠을 깨니 간밤에 오던 비는 어느 결에 그쳤고 명랑한 햇발이 미닫이에 높았다 아내가 다시금 장문을 열고 잡힐 것을 찾을 즈음에 누가 중문을 열고 들어온다 우리가 누군가하고 귀를 기울일 적에 밖에서 아씨 하는 소리가 들렸다 아내는 급히 방문을 열고 나갔다 그는 처가에서 부리는 할멈이었다 오늘이 장인 생신이라고 어서 오라는 말을 전한다 오늘이야 참 옳지 오늘이 이월 열엿새 날이지 나는 깜박 잊었어 원 아씨는 딱도 하십니다 어쩌면 아버님 생신을 잊는단 말씀이야요 아무리 살림이 재미가 나시더래도 시큰둥한 할멈은 선웃음을 쳐가며 이런 소리를 한다 가난한 살림에 골몰하느라고 자기 친부의 생신까지 잊었는가 함에 정지가 더욱 측은하였다 오늘이 본가 아버님 생신이래요 어서 오시라는데 어서 가구려 당신도 가셔야 나는 처가에 가기가 매우 싫었었다 그러나 아니 가는 것도 내 도리가 아닐 듯하여 하는 수 없이 두루마기를 입었다 아내는 머뭇머뭇하며 양미간을 보일 듯 말 듯 찡그리다가 곁눈으로 살짝 나를 엿보더니 돌아서서 급히 장문을 연다 흥 입을 옷이 없어서 망설거리는구나 나도 슬쩍 돌아서며 생각하였다 우리는 서로 등지고 섰건만 그래도 아내가 거의 다 빈 장안을 들여다보며 입을 만한 옷이 없어서 눈살을 찌푸린 양이 눈 앞에 선연함을 어찌할 수가 없었다 자아 가세요 무엇을 생각하는지 모르게 정신을 잃고 섰다가 아내의 부르는 소리를 듣고 나는 기계적으로 고개를 돌렸다 아내는 당목옷으로 갈아 입고 내 마음을 알았던지 나를 위로하는 듯이 방그레 웃는다 나는 더욱 쓸쓸하였다 우리집은 천변 배다리 곁이었고 처가는 안국동에 있어 그 거리가 꽤 멀었다 나는 천천히 가노라 하고 아내는 속히 오느라고 오건만 그는 늘 뒤떨어졌다 내가 한참 가다가 뒤를 돌아다보면 그는 늘 멀리 떨어져 나를 따라 오려고 애를 쓰며 주춤주춤 걸어온다 길가에 다니는 어느 여자를 보아도 거의 다 비단옷을 입고 고운 신을 신었는데 당목옷을 허술하게 차리고 청록당혜로 타박타박 걸어오는 양이 나에게 얼마나 애연한 생각을 일으켰는지 한참만에 나는 넓고 높은 처갓집 대문에 다다랐다 내가 안으로 들어갈 적에 낯선 사람들이 나를 힐끔힐끔 본다 그들의 눈에 이 사람이 누구인가 아마 이 집 하인인가 보다 하는 경멸히 여기는 빛이 있는 것 같았다 안 대청 가까이 들어오니 모두 내게 분분히 인사를 한다 그 인사하는 소리가 내 귀에는 어째 비소하는 것 같기도 하고 모욕하는 것 같기도 하여 공연히 가슴이 두근거리고 얼굴이 후끈거린다 그 중에 제일 내게 친숙하게 인사하는 사람이 있다 그는 아내보다 삼년 맏이인 처형이었다 내가 어려서 장가를 들었으므로 그때 그는 나를 못견디게 시달렸다 그때는 그게 싫기도 하고 밉기도 하더니 지금 와서는 그때 그러한 것이 도리어 우리를 무관하고 정답게 만들었다 그는 인천 사는데 자기 남편이 기미를 하여 가지고 이번에 돈 십만 원이나 착실히 땄다 한다 그는 자기의 잘 사는 것을 자랑하고자 함인지 비단을 내리감고 얼굴에 부유한 태가 질질 흐른다 그러나 분으로 숨기려고 애쓴 보람도 없이 눈 위에 퍼렇게 멍든 것이 내 눈에 띄었다 왜 마누라는 어쩌고 혼자 오세요 그는 웃으며 이런 말을 하다가 중문편을 바라보더니 그러면 그렇지 동부인 아니하고 오실라구 혼자 주고받고 한다 나도 이 말을 듣고 슬쩍 돌아다 보니 아내가 벌써 중문 앞에 들어섰다 그 수척한 얼굴이 더욱 수척해 보이며 눈물 괸 듯한 눈이 하염없이 웃는다 나는 유심히 그와 아내를 번갈아 보았다 처음 보는 사람은 분간을 못 할 만큼 그들의 얼굴은 흡사하다 그런데 얼굴빛은 어쩌면 저렇게 틀리는지 하나는 이글이글 만발한 꽃같고 하나는 시들시들 마른 낙엽같다 아내를 형이라고 해도 믿겠다 딴 음식은 별로 먹지도 아니하고 못 먹는 술을 넉 잔이나 마셨다 그래도 바늘 방석에 앉은 것처럼 앉아 견딜 수가 없다 집에 가려고 나는 몸을 일으켰다 골치가 띵하며 내가 선 방바닥이 마치 폭풍에 노도하는 파도 같이 높았다 낮았다 어찔어찔해서 곧 쓰러질 것 같다 이 거동을 보고 장모가 황망히 일어 서며 술이 저렇게 취해 가지고 어데로 갈라구 여기서 한잠 자고 가게 나는 손을 내저으며 아니예요 집에 가겠어요 취한 소리로 중얼거렸다 저를 어쩌나 장모는 걱정을 하시더니 할멈 어서 인력거 한 채 불러 오게 한다 취중에도 인력거를 태우지 말고 삯을 나를 주었으면 책 한 권을 사 보련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인력거를 타고 얼마 안 가 그만 잠이 들었다 한참 자다가 잠을 깨어 보니 방안에 벌써 남포불이 켜 있는데 아내는 어느결에 왔는지 외로이 앉아 바느질을 하고 화로에서는 무엇이 끓는 소리가 보글보글하였다 아내가 나의 잠깬 것을 보더니 급히 화로에 얹힌 것을 만져 보며 인제 그만 일어나 진지를 잡수세요 하고 부리나케 일어나 아랫목에 파묻어둔 밥 그릇을 꺼내어 미리 차려 둔 상에 얹어서 내 앞에 갔다 놓고 일변 화로를 당기어 더운 반찬을 집어 얹으며 자아 어서 일어나세요 한다 나는 마지못하여 하는 듯이 부시시 일어났다 머리가 오히려 아프며 목이 몹시말라서 국과 물을 연해 들이켰다 물만 잡수셔서 어째요 진지를 좀 잡수셔야지 아내는 이런 근심을 하며 밥상머리에 앉아서 고기도 뜯어 주고 생선 뼈도 추려 주었다 이것은 다 오늘 처가에서 가져온 것이다 나는 맛나게 밥 한 그릇을 다 먹었다 내 밥상이 나자 아내가 밥을 먹기 시작한다 그러면 지금껏 내 잠 깨기를 기다리고 밥을 먹지 아니 하였구나 하고 오늘 처가에서 본 일을 생각하였다 우리 사이에 무슨 벽이 생긴 듯 했던 것이 어제 일이 있은 후로 그 벽이 점점 엷어져 가는 듯하며 가엾고 사랑스러운 생각이 일어 났었다 그래서 우리는 정답게 이런 이야기 저런 이야기를 하게 되었다 우리의 이야기는 오늘 장인 생신 잔치로부터 처형 눈 위에 멍든 것에 옮겨갔다 처형의 남편이 이번 그 돈을 딴 뒤로는 주야로 요리점과 기생집에 돌아 다니더니 얼마 전 어떤 기생을 얻어 가지고 미쳐 날뛰며 집에만 들면 집 안 사람을 들볶고 걸핏하면 처형을 친다 한다 이번에도 별로 대단치 않은 일에 처형에게 밥상으로 냅다 갈겨 바로 눈 위에 그렇게 멍이 들었다 한다 그것 보아 돈푼이나 있으면 다 그런 것이야 정말 그래요 없으면 없는 대로 살아도 의좋게 지내는 것이 행복이야요 아내는 충심으로 공명해 주었다 이 말을 들으며 마음 속으로 옳다 그렇다 이렇게 지내는 것이 행복하다 하였다 이틀 뒤 해 어스름에 처형은 우리집에 놀러 왔다 마침 내가 정신없이 무엇을 생각하고 있을 즈음에 쓸쓸하게 닫혀 있는 중문이 찌긋둥하며 비단 옷 소리가 사오락사오락 들리더니 아랫목은 내게 빼앗기고 웃목에서 바느질을 하고 있던 아내가 문을 열고 나간다 아이고 형님 오셔요 아내의 인사하는 소리가 들리더니 처형이 계집 하인에게 무엇을 들리고 들어온다 나도 반갑게 인사를 하였다 그날 매우 욕을 보셨죠 못 잡숫는 술을 무슨 짝에 그렇게 잡수세요 그는 이런 인사를 하다가 급작스럽게 계집 하인이 든 것을 빼앗더니 신문지로 싼 것을 끄집어 내어 아내를 주며 내 신 사는데 네 신도 한 켤레 샀다 그날 청록당혜를 말을 하려다가 나를 곁눈으로 흘끗 보고 그만 입을 닫친다 그것을 왜 또 사셨어요 해쓱한 얼굴에 꽃물을 들이며 아내가 치사하는 것도 들은 체 만체 하고 처형은 또 이야기를 시작한다 올 적에 사랑방 양반을 졸라서 돈 백 원을 얻었겠지 그래서 오늘 종로에 나와서 옷감도 바꾸고 신도 사고 그는 자랑과 기쁨의 빛이 얼굴에 퍼지며 싼 보를 끌러 이런 것이야 하고 우리 앞에 펼쳐 놓는다 자세히는 모르나 여하간 값 많은 품 좋은 비단인 듯하다 무늬 없는 것 무늬 있는 것 회색 초록색 분흥색이 갖가지로 윤이 흐르며 색색이 빛이 나서 나는 한참 황홀하였다 무슨 칭찬을 해야 되겠다 싶어서 참 좋은 것인데요 이런 말을 하다가 나는 또 쓸쓸한 생각이 일어난다 저것을 보는 아내의 심중이 어떠할까 하는 의문이 문득 일어남이라 모두 좋은 것만 골라 사셨네요 아내는 인사를 차리느라고 이런 칭찬은 하나마 별로 부러워하는 기색이 없다 나는 적이 의외의 감이 있었다 처형은 자기 남펀의 흉을 보기 시작하였다 그 밉살스럽다는 둥 그 추근추근하다는 둥 말 끝마다 자기 남편의 불미한 점을 들다가 문득 이야기를 끊고 일어선다 왜 벌써 가시려고 하셔요 모처럼 오셨는데 반찬은 없어도 저녁이나 잡수세요 하고 아내가 만류하니 아니 곧 가야지 오늘 저녁 차로 떠날 것이니까 가서 짐을 매어야지 아직 차 시간이 멀었어 아니 그래도 정거장에 일찍이 나가야지 만일 기차를 놓치면 오죽 기다리실라구 벌써 오늘 저녁 차로 간다고 편지 까지 했는데 재삼 만류함도 돌아보지 않고 그는 흘흘이 나간다 우리는 그를 보내고 방에 들어왔다 그까짓 것이 기다리는데 그다지 급급히 갈 것이 무엇이야 아내는 하염없이 웃을 뿐이었다 그래도 옷감 봐 밉살스러우니 추근추근하니 하여도 물질의 만족만 얻으면 그짓으로 기뻐하고 위로하는 그의 생활이 참 가련하구먼 하였다 참그런가 봐요 아내도 웃으며 내 말을 받는다 이때에 처형이 사준 신이 그의 눈에 띄었는지 아니면 나를 꺼려 보고 싶은 것을 참았는지 그것을 집어 들고 조심조심 펴 보려다 말고 머뭇머뭇한다 그 속에 그를 해케 할 무슨 위험품이나 든 것같이 어서 펴 보구려 아내는 이 말을 듣더니 작히 좋으랴 하는 듯이 활발하게 싼 신문지를 헤친다 퍽 이쁜 걸요 그는 근일에 드문 기쁜 소리를 치며 방바닥 위에 사뿐 내려놓고 버선을 당기며 곱게 신어 본다 어쩌면 이렇게 맞어요 연해연방 감사를 부르짖는 그의 얼굴에 혼연한 희색이 넘쳐 흐른다 묵묵히 아내의 기뻐하는 양을 보고있는 나는 또 다시 여자란 할 수 없어 하는 생각이 들며 조심하였을 따름이다 함에 밤빛같은 검은 그림자가 가슴을 어둡게 하였다 그러면 아까 처형의 옷감을 볼 적에도 물론 마음 속으로는 부러워하였을 것이다 다만 표면에 드러내지 않았을 따름이다 겨우 어서 펴 보구려 하는 한 마디에 가슴에 숨겼던 생각을 속임없이 나타내는구나 하였다 내가 무엇을 생각하고 있는지 저는 모르고 새신 신은 발을 쳐들며 신 모양이 어때요 매우 이뻐 겉으로는 좋은 듯이 대답을 하였으나 마음은 쓸쓸하였다 내가 제게 신 한 켤레를 사 주지 못하여 남에게 얻은 것으로 만족하고 기뻐하는 거다 웬일인지 이번에는 그만 불쾌한 생각이 일어나지 아니하였다 처형이 동서를 밉다거니 무엇이니 하면서도 기차를 놓치면 남편이 기다릴까 염려하여 급히 가던 것이 생각난다 그것을 미루어 아내의 심사도 알 수 있다 부득이 한 경우라 하릴없이 정신적 행복에만 만족하려고 애를 쓰지 마는 기실 부족한 것이다 다만 참을 따름이다 그것은 내가 생각해야 된다 이런 생각을 하니 그날 아내에게 그런 말을 한 것이 후회가 났다 어느 때라도 제 은공을 갚아줄 날이 있겠지 나는 마음을 좀 너그러이 먹고 이런 생각을 하며 아내를 보았다 나도 어서 출세를 하여 비단신 한 켤레쯤은 사주게 되었으면 좋으련만 아내가 이런 말을 듣기는 처음이다 네에 아내는 제 귀를 못 미더워하는 듯이 의아한 눈으로 나를 보더니 얼굴에 살짝 열기가 오르며 얼마 안 되어 그렇게 될 것이야요 하고 힘있게 말하였다 정말 그럴 것 같아 그러믄요 그렇고말고요 아직 아무도 인정해 주지 않는 무명 작가인 나를 저 하나만 깊이깊이 인정해준다 그러길래 그 강한 물질에 대한 본능적 욕구도 참아가며 오늘날까지 몹시 눈살을 찌푸리지 아니하고 나를 도와준 것이다 아아 나에게 위안을 주고 원조를 주는 천사여 마음 속으로 이렇게 부르짖으며 두 팔로 덥석 아내의 허리를 잡아 내 가슴에 바싹 안았다 그 다음 순간에는 뜨거운 두 입술이 그의 눈에도 나의 눈에도 그렁그렁한 눈물이 물끓듯 넘쳐흐른다

[책읽어주는 편안한 엄마] 이효석 "메밀꽃 필 무렵" 한국 단편 소설 오디오북

BGM 음악 안녕하세요 책 읽어주는 편안한 엄마입니다 오늘은 한국 단편 문학의 대표적 작가인 이효석 선생님의 작품 중에 "메밀 꽃 필 무렵"을 읽어드리려고 합니다 선생님의 호는 가산이며 메밀꽃 필 무렵 의 무대인 강원도 평창군 봉평이 실제 고향입니다 경성 제일 보고 시절인 1925년 시 "봄"을 매일신보에 경성 예과 시절 시 "가을의 정서"와 "하울"을 발표하면서 문단에 등단했습니다 그러나 1927년 영문학과에 진학후 1928년 조선지광에 단편 "도시와 유령"을 발표하면서 소설가 의 길로 접어들었습니다 초기에는 소위 동반자 작가라는 호칭으로 불렸으나 일제의 독립을 비판하며 식민지 민중의 참상을 고발하는바를 지향하는 작가들을 동반자 작가라고 합니다 그러던 그의 작품 세계가 1933년 구인회에 가입하면서 변모하기 시작했습니다 이때부터 그는 사회 비판적 주제를 접고 이후 자신의 트레이드 마크가 된 자연과 향토성에 대한 탐구 의 몰입하기 시작했습니다 "메밀꽃 필 무렵"은 그와 같은 탐구가 절정에 이른 시기의 작품으로 한국 소설의 백미라는 이름의 값할만큼 아름다운 작품입니다 이 작품에서 특히 눈여겨 봐야 할 것은 인물이나 서사 보다도 자연 묘사입니다 오늘 제가 선택한 책이 여러분들의 마음에 와닿으셨다면 구독과 좋아요를 눌러 주시기 바랍니다 발행처 창미사, 발행인 이남희 이효석 전집 2권 중에서 "메밀 꽃 필 무렵" 여름장이란 애시당초에 글러서 해는 아직 중천에 있건만 장판은 벌써 쓸쓸하고 더운 햇발이 벌려놓은 전 휘장 밑으로 등줄기를 훅훅 볶는다 마을 사람들은 거지 반 돌아간 뒤요 팔리지 못한 나무꾼 패가 길거리에 궁싣거리고들 있으나 석유병이나 받고 고깃말이나 사면 족할 이 축들을 바라고 언제까지 든지 버티고 있을 법은 없다 춥춥스럽게 날아드는 파리 떼도 장난꾼 각다귀들도 귀찮다 얽은 뱅이오, 왼손잡이인 드팀전의 허생원은 기어코 동업의 조선달을 나꿔보았다 그만 걷을까? 잘 생각했네 봉평 장에서 한번이나 흐뭇하게 사본일 있었을까 내일 대화 장에서나 한 먹 벌어야겠네 오늘밤은 밤을 패서 걸어야 될 껄 달이뜨렸다 철렁 철렁 소리를 내며 조선달이 그날 산 돈을 따지는 것을 보고 허생원은 말뚝에서 넓은 휘장을 걷고 벌려 놓았던 물건을 거두기 시작하였다 무명필과 주단발이가 두 고리짝에 꽉 찼다 멍석 위에 는 천 조각이 어수선하게 남았다 다른 축들도 벌써 거진 전들을 걷고 있었다 약 빠르게 떠나는 배도 있었다 어물장사도 땜쟁이도, 엿장사도 생강장사도 꼴 들이 보이지 않았다 내일은 진부와 대화에 장이 선다 축들은 그 어느 쪽으로든지 밤을 새워 육칠십리 밤길을 타박꺼리지 않으면 안 된다 장판은 잔치 뒷마당같이 어수선하게 벌어 지고 술집에서는 싸움이 터져 있었다 주정꾼 욕지걸이에 섞여 계집의 앙칼진 목소리가 찢어졌다 장날 저녁은 정해놓고 계집의 고함소리로 시작되는 것이다 생원, 시침을 때도 다 아네 충주집말이야 계집 목소리로 문득 생각난 듯이 조선달은 비죽이 웃는다 화중 지병이지 연소패들을 적수로 하고야 대거리가 되야 말이지 그렇지도 않을걸 축들이 사족을 못쓰는 것도 사실은 사실이나 아무리 그렇다고 해도 왜 그 동이 말일세 깜쪽같이 충줏집을 후린 눈치거든 뭐? 그 애송이가 물건까지로 낚었나 보지 착실한 녀석인 줄 알았더니 그 길만은 알 수 있나 궁리 말고 가보세나 그려 내한 덕슨 새 책 그다지 마음에 등 기지 않는 것을 쫓아갔다 허생 어는 걔 직관은 검 분이 멀었다 얽은 빙의 상판을 쳐들고 태 여사를 쉽기도 없었으나 게지 편에서 정을 보낸 적도 없었고 쓸 쑤 라고 뒤틀린 반생 이어 따 충주 찍을 생각만 하여도 철없이 얼굴이 붉어 주고 발밑이 떨리고 그 자리에 소스라 져 버린다 충주 체 오늘 들어서 술좌석에서 짜장 동이를 만났을 때는 어찌된 서술 은지 발끈 화가 나버렸다 상 위에 붉은 얼굴을 쳐들고 재법 개 집과 농 당 치는 것을 보고서야 견딜 수 없었던 것이다 녀석이 재범 난지 일꾼 인데 꼴 사 났다 머리에 피도 안 마른 녀석이 낮부터 술 처먹고 계집과 농 땅이 냐 장 돌 명의 망신만 시키고 돌아다니는 아 그 꼴에 우리들과 한몫 보자는 셈이지 동이 앞에 나가서 면서 부터 책망이 어따 걱정도 팔자 요 하는 듯이 빤히 쳐다보는 상기된 눈망울에 부딪힐 때 결 김에 따기를 1 갈겨 주지 않고는 배길 수 없었다 동의도 화를 쓰고 택하게 일어서기 는 하였으나 허 생원 은 조금 도통 새 칸은 법 없이 마음먹은 대로 는 다 지껄였다 어디서 추서 먹은 선머슴 인지는 모르겠으나 미개 도에 비해 미 이겠지 그 산하 은 꼴 보면 만 좋겠다 장사란 탐탁하게 해야되지 계집이 다 부어야 나가거라 낸 금 꼴 치워 그러나 한 마디도 되 거리 하지 않고 하염 없이 나가는 꼴을 고려 니 도리어 측은 이어 계셨다 아직도 설움 설움 한 사이인데 너무 과하지 않았을까 하고 마음이 섬 치태 셨다 주제도 넘지 같은 술 손님이 면서 아무리 션 따고 자식 낳게 되는 것을 붙들고 치고 닦아서 할 것은 무엇이 야 원한 충족 집은 입술을 점거 타고 술 분 눈 솜씨도 거칠어 쓰나 젊은 애들한테는 그것이 야기된 단아하고 그 자리는 조선 다리 얼버무려 넘겼다 넣어 녀석한테 반해 찌 애수 위를 빨면 죄 된다 한참 법석을 친 후 이가 맘도 생긴 데다가 웬일인지 흠뻑 취해 보고 싶은 생각도 있어서 허생 어는 주는 술 제 아니면 거의 다 들이켰다 거나 해 짐을 따라 게 집 생각보다도 동이의 비닐이 한결같이 궁금해졌다 4 골에 계집을 가르쳐서 는 어떤걸 작정 여수 하고 어리석은 꼴딱 써니를 모질게 책망하는 마음도 한편에 있었다 그렇기 때문에 얼마나 진한 개인지 동의가 헐레벌떡 꺼리며 황급히 부르러 왔을 때는 마시던 잔을 그 자리에 던지고 정신없이 허덕이며 충주 집을 뛰어 나간 것이었다 생원 당나귀가 발을 꿈꾸 얏 아니에요 각다귀 들 장난이 지 필요 않고 짐승도 짐승 이런 이와 동의의 마음씨가 가슴을 올렸다 뒤를 따라 잠깐을 달음질 하려니 것은 틀어야 한 눈이 뜨거워질 것 같으다 불 학술원 녀석들이라 어쩌면 수 있어야 줘 나귀를 몹시 그는 녀석들은 그냥 두지는 않을 걸 반평생을 같이 지내온 짐승이 어따 같은 주막에서 잠자고 같은 달 빛에 젖으면서 장에서 장으로 걸어 다니는 동안에 20년의 세월이 사람과 진 승 을 함께 늙게 하였다 까 스러진 목뒤 털은 주인 의 머리털과 도 같이 바 쓰러지고 개 징계 진저 준우는 주인 의 눈과 같이 의 눈꼽을 흘렸다 몽당 비처럼 짧게 슬리 은 꼬리는 파리를 쫓으려 고 피 거 뒤져봐야 벌써 다리까지 는 같지 않았다 발아 없어진 구불 몇 번이나 도려내고 새 철을 신경 는지 모른다 9분 벌써 더 자란 아기는 틀렸고 닳아버린 철사 이론은 비가 빼지 시 흘렀다 냄새만 맡고 도 주인을 판관 하엿다 호소하는 목소리로 야단 스럽게 울며 관계한다 어린아이를 달래듯이 목덜미를 어루만져 준 2 나귀는 코를 앓는 거리고 입을 투 룩 어렸다 콧물이 키웠다 허생 와는 짐승 때문에 속도 묻어 니는 섞였다 아이들을 상당히 심한 눈치 어서 땀 배인 동아리가 부들부들 떨리고 좀체 흥분이 쉽지 않은 모양이었다 콜라가 벗어주고 안장도 떨어졌다 요 몹쓸 자식들 하고 허생 하는 호령을 하였으나 패들은 벌써 추 랭 량을 논 되어 몇 남지 않은 아이들이 호령 해 놀래 빛을 빛을 멀어졌다 우리들 장난이 아니 u 암놈을 보고 좋은 자발 감히 지 코 올리게 한 녀석이 멀리서 소리를 쳤다 고 녀성 말투가 김첨지 당락이 가가 버리니까 왼 통학을 차고 거품을 흘리면서 미친소 가지 날뛰는 걸 꼴이 우스워 우리는 보고만 있었다 5 배를 좀 보지 아이는 앵도 라진 트루 소리를 치며 깔깔 웃었다 허 생원 은 모르는 열애 낯이 뜨거워졌다 우 시선을 막으려고 그는 진성의 배 앞을 가리워 서지 않으면 안 되었다 늙은 주제에 안 3 를 내는 셈 야 저놈의 진생 이 아이의 웃음 소리에 허 생원 은 주춤하면서 기 없고 견딜 수 없어 채찍을 들더니 아이를 쫓았다 쭈 출하 것 은 쫓아 보지 왼손잡이가 사람을 때려 줄 다름에 달아나는 닦다 기에는 당하는 재주가 없었다 왼손잡이는 아이 하나도 흐릴 수 없다 그만 채찍을 던졌다 술 끼도 돌아 몸이 유난스럽게 화끈거렸다 그만 떠나 3 녀석들과 어울리다 가는 한이 없어 장판에 각각 이들이 란 얼음 보다도 더 무서운 것들인 걸 조선 달과 동이는 각각 제 나귀에 안장을 얹고 짐을 싣기 시작하였다 해가 꽤 많이 기울어진 모양이었다 드 팀전 장도리 를 시작한 지 20년이나 되어도 허 생원 은 퐁 평 장을 때 눈 적은 드물었다 충주 제천 등의 이웃 꾼 해도 가고 멀리 영남 지방의 도 헤매 이기는 하였으나 강남 쯤에 물건 하러 가는 외에는 처음부터 끝까지 군내 를 돌아다녔다 다 3 만큼 시계 장 말에는 달 보다도 확실하게 면에서 면으로 건너갔다 고양이 청주 라고 자랑삼아 말하였으나 고향에 돌고 러 간 일도 있는 것 같지는 않았다 장에서 장으로 가는 길에 아름다운 강산이 그대로 그에게는 그리운 고향이었다 관 날 동안이나 뚝뚝 어 봤고 장터 있는 마을의 거지 가는 가까웠을 때 거친 아기가 한바탕 우렁차게 울면 더구나 그것이 천 영력이 어서 등불 들이 어둠속에 깎아 걸을 무렵이면 늘 당하는 것이 것만 허 생원 은 편치 않고 언제든지 가슴이 뛰 놀았다 젊은 시절에는 알뜰하게 벌어 동풍이 나 모아 본 적도 있기는 있었으나 읍내에 백중 이 열리네 호 탕 스럽게 놀고 투 전을 하고 하여 사흘 동안에 다 털어 버렸다 나기까지 팔게 된 판 이었으나 애끓는 정부 4 그것만은 이룰 물고 다녀 나였다 결국 토루 암이 타블로 장도리 를 다시 시작할 수 밖에는 없었다 짐승을 데리고 읍내를 도망 해 나왔을 때에는 너를 팔지 않기 다행이었다 고 길가에서 울면서 짐승 의 등을 어루만져 떤 것이었다 빚을 지기 시작하니 재산을 모으려면 은 당초에 틀리고 간신히 입에 풀칠을 하러 장에서 장으로 돌아다니게 되었다 호 탕 스럽게 놀았다고 는 하여도 돼지 파나 후려 보지는 못하였다 계집이란 좀 쌀쌀하고 매정한 것이었다 평생 인연이 없는 것이라고 신세가 서글퍼졌다 1 c 4 가까운 것이라고는 언제나 변함없는 한 필에 광 낙이었다 그렇다고는 하여도 꼭 한번에 1000일을 이 줄 수는 없었다 뒤에도 처음에도 없는 탄 한 번의 그 이 아닌 연 봉평에 다니기 시작한 젊은시절의 일이었으나 그것을 생각할 정 많은 그도 산 보람을 느꼈다 달밤 이었으나 어떻게 해서 그렇게 됐는지 지금 생각해도 도무지 알 수는 없었다 허 생원 은 오늘 밤도 또 그 이야기를 끄집어 내려는 것이다 조선 다른 친구가 된 일에 귀에 못이 102 도록 들어왔다 그렇다고 실증을 낼 수도 없었으나 허 생원 은 시침을 떼고 되풀이할 때로는 되풀이 하고야 말았다 달 밤 에는 그런 이야기 가격에 맞거든 조선 달 편을 바라는 보았으나 물론 미안해서 가 아니라 달 빛에 감동하여 서였다 잊으라는 졌으나 보름을 가제 지난 달은 부드러운 빛을 흑 옷이 흘리고 있다 대화 까지는 칠십리 의 밤 께 고개를 둘이나 넘고 개울을 하나 건너고 벌판과 산길을 걸어야 된다 길은 지금 긴 산허리에 걸려 있다 밤중 을 지난 무렵 인지 죽은 듯이 고요한 속에서 짐승 같은 달의 숨소리가 손에 잡힐 듯이 들리며 콩 포기와 옥수수 잎새가 한층 달에 푸르게 쳐졌다 4 너 렌은 웬 통매매 1 갇혀서 피기 시작한 꽃이 소금을 뿌린 듯이 흐뭇한 달빛에 숨이 막혀 하였다 붉은 대공이 향기 같이 애잔하고 나귀 들이 걸음도 시원하다 길이 좁은 까닭에 세 사람은 나귀를 타고 의 줄로 늘어섰다 방울소리가 시원스럽게 딸랑딸랑 메밀 발 개로 흘러간다 앞장선 허 생원 의 이야기 소리는 꽃무늬 선동의 에게는 화학적 키는 안 들렸으나 그는 그대로 개운 한 제멋에 적적한 지는 않았다 장선 꼭 이런 날 하면 내 백주 집 톡 왕이란 무더워서 잠이 들어 야지 밤중 은 회사 나 혼자 일어나 개울가에 목욕하러 나갔지 봉평 은 지금이나 그 제나 마찬가지 나 보이는 곳마다 매물 바쳐서 개울가 거 어디 없이 하얀 꽃이야 돌밭에 벗어도 좋을 것을 타리 너무도 밝은 까닭에 옷을 벗으라 어울 방앗간으로 들어가지 않았나 이상한 일도 많지 거기서 난데없는 성 소방 4천 야 마주쳤다 말이네 봉평 서야 제일 가능일 색이 어찌 팔자에 썼나 부지 아무렴 하고 응답하 면서 말머리를 아끼는 듯이 한참이나 담배를 빨 돈이었다 구수한 자주빛 연계가 밤 키워서 게 흘러서 는 5 같다 날 기다린 것은 아니었으나 그렇다고 달리 기다리는 논평이 가 있는 것도 아니었네 처녀는 누르고 있단 말야 짐작은 되고 있었으나 성 소방 내는 한창 어려워서 길고 날 판인 때 어찌 한 지관 일이니 딸에게는 될 걱정이 없을 있겠나 좋은 대만 있으면 시집도 보내려 10,010원 죽어도 싫다 g 그러나 처녀란 올 때 같이 청을 끈 때가 있을까 처음에는 놀라기도 한 눈치 였으나 걱정 있을 때는 누그러 지기도 쉬운 듯해서 이럭저럭 이야기 가 되었나 에 생각하면 무섭고도 기막힌 함 이었어 제천 연주로 추행 남을 놓은건 그 다음날이 얻나 다음장 동하게 는 벌써 웬 집안이 사라진 겠네 장판은 소문에 8 끈 뒤집혀 고작해야 술집에 팔려 가기가 상수라고 처녀 의 기 꽁무니 찾아들 하단 말야 제천 장판을 몇 번이나 뒤 좋겠나 1 처녀 이 골은 꽁 고 먹은 자리 아 첫날밤이 마지막 밤이 어찌 그 때부터 공평 이 마음에 든 것이 과한 평생을 두고 다니게 되었네 평생 인들이 줄 수 있겠나 수 좋았지 그렇게 신통한 일을 단 쉽지 않어 황용 못난 것 어도 새키 낳고 걱정 놀고 생각만 해도 진저 린 하지 그러나 늘 그 막바지까지 # 똘 병에 로지 내기도 힘든 으 노릇 아닌가 난 가을까지 만하고 이 생애와 도하 직하 려 4 대화 쯤에 조그만 전방이 나나 버리고 19를 그르게 써 4 지장 전투복 뜨거 국기 란 여관이라 야지 예천 현란한 나면 가치나 살까 난 거꾸러 질 때까지 얘기를 걷고 져 잘 볼 테야 3 띠를 벗어나니 큰 길로 틔워 좋다 꽃무늬의 동의도 앞으로 나서 나귀 들은 가로 늘어섰다 총각도 젊게 따 지금이 한창 시절이었다 충주 집에서는 그만 실수를 해서 그 꼴을 되었으나 설계 생각 말 개 초 천 만 해요 되려 부끄러워요 어 계집이란 지금 왠 잭 역 인가요 자 낮게 나오면 생각 뿐인데요 허 생원 의 이야기로 실시 매 한 끝이라 통해 에어 주는 한플 수그러 진 것이었다 애비 에미 란 말에 가슴이 터지는 것도 같았으나 제겐 아버지가 없어요 피붙이 라고는 어머니 하나뿐인 거려 돌아 가셨나 당초부터 없어요 그런 법이 세상에 생 혼과 선 다리 야단 스럽게 걸들 웃으니 동이 난 정색하고 우길 수 밖에는 없었다 부끄러워서 말하지 않으려 쓰나 정 말해요 제천 촌에서 달도 차지하는 아이를 낳았고 어머니는 집을 쫓겨나 쬲 우수 운 이야기나 그렇기 때문에 지금까지 아버지 얼굴도 본 적 없고 있는 고장도 모르고 지내왔다 요 고개가 앞에 놓인 까닭에 세 사람은 나귀를 내 렸다 둔덕은 험하고 입을 벌리기도 되게 않아요 이야기는 한동안 큼 겼다 나귀는 건 듯하면 미끄러졌다 허생 어는 숨이 차며 건이고 다리를 쉬지 않으면 안 되엇다 고개를 나눌 때마다 나이가 알렸다 동이 같은 젊은 축이 그지없이 부러웠다 땀이 등을 한바탕 쪽 시선을 였다 고기의 너머는 바로 괴물이었다 장마 의 흘러 버린 널 다리가 아직도 걸리지 않은 죄로 있는 까닭에 없고 건너야 대 않다 고 이를 벗어 따로 등의 얽어매고 반 벌거숭이 우스꽝스러운 꼴로 물속에 뛰어들었다 금방 땀흘린 지는 지었으나 팜 물은 뼈를 찔렀다 그래 대체 기르기 누각 이루고 언어 니는 하는 수 없이 의부를 얻어 가서 술 장사를 시작해 줘 수리고 줄에서 의부 라고 전망 많이 에요 철도로 서부터 맞기 시작한 것이 하룬 2 편한 날 있었을까 어머니는 말리자 가제 외고 막고 칼부림을 상 하고 나니 지 꿀이 무어 겠소 18살 때 책을 뛰어나서 부터 이 주시죠 총각 낮설은 섬이 무단 하다고 생각했던 이 두 거 보니 딱한 신세 롭은 물은 깊어 허리까지 채웠다 속 물살도 어지간히 새 인데다가 발에 차이는 두 명의 도 미끄러워 금 시에 홀 7 듯하였다 나귀와 조선달은 재빨리 거의 건너 스나 동이는 허 생원 을구 뜬 을 하고 두 사람은 훨씬 떨어졌다 모친의 친정은 원래부터 제천 이었던가 웬걸요 취 원술이 말은 안 해주나 봉평 이라는 것만은 들었죠 봉평 그래 그 m 이 성은 무엇인고 9 알 수 있나요 도무지 춥지 를 못했으니까 그 그렇겠지 하고 중얼거리며 흐려지는 눈을 까 물감을 하다가 허 생원 은 경 망하게 도발을 빚기 되엇다 앞으로 고꾸라지고 가 바쁘게 몸 제품 덩 빠져버렸다 허브 져 커리 일수록 몸을 컷 잡을 수 없어 동이가 소리를 치며 가까이 왔을 때는 벌써 퍼그 나 흘러 썻다 어째 쫄 짝 젖으니 물에 젖은 개 보다도 참혹한 꼴이었다 동이는 물속에서 어른을 헷갈리게 업을 수 있었다 졌다고 는 하여도 여윈 놈이라 창정 등에는 오히려 가벼워 타 이렇게까지 해서 안됐네 내 오늘은 정신이 빠진 모양이야 염려하실 것 없어요 그래 모친은 애비를 찾은 않는 눈치 g 늘 한번 만나고 싶다 고 는 하는데요 지금 어디 계신가 의부 아도 갈라져 3천 해 있죠 가을에는 봉평에 모셔 오려고 생각중인데요 이를 불구 벌면 이럭저럭 사러 갈 수 있겠죠 아무리 함 기특한 생각이야 가을 일했다 동에 탐 탁한 등 어 리 가 뼈에 사무쳐 따뜻하다 물을 다 건넜을 때는 도리어 서울편 생각에 좀 더 업혀 쓰면 도 하였다 진종일 실수 만 아니 웬 일이오 생원 조선달은 바라보며 기어코 웃음이 터졌다 나귀 아 나기 생각하다 실조 그랬어 말 안 했던가 적고 를 제법 새끼를 얻어 딴 말이지 음 네 갑문 gp 마 에게 말일세 귀를 쫑긋 세우고 달랑달랑 뛰는 것이 나귀 새끼가 칡 해온 것이 있을까 그것보다 원하는 일부러 없네 를 두는 때가 있다 네 사람을 물에 빳 출제된 나는 대단한 나귀 새끼 곤 허생 어는 좌 준 옷을 맨 만큼 짜서 입었다 이가 덜덜 갈리고 가슴이 떨리면 목 시도 추워 수나 마음은 알 수 없이 둥실둥실 가벼웠다 주마 까지 부지런히 들 가세나 들에 불을 비우고 후 2c 쉬어 나기 에겐 더우 물을 끓여 주고 내일 대 화장 부분은 제천 이다 생원 도재 찬으로 오랜만에 가보고 싶어 동행 하려나 동이 나기 가 헛개 시작하였을 때 동의에 채찍은 왼손에 있었다 오랫동안 앗 육신이 같이 눈이 어둡던 허 생원 동 요 것만은 동우회 왼손잡이가 눈에 띄지 않을 수 없었다 걸음도 해봤고 방울소리가 반 벌판에 한층 청청 하게 올렸다 다리 어지간히 비유 러졌다 으 이야기는 여기까지입니다 상토 적인 어휘들 과 서정적인 문체에 구사 복선과 암시 를 통해 전달하는 기조 작가가 단정짓지 않고 독자에게 그 결말을 상상하게 하는 마무리 등 메밀꽃 헬 무려 회사는 이우석 작품의 주요한 특징들이 잘 녹아져 있습니다 에라 근 편안히 들으셨는지 요 오늘도 행복하세요 으 으 으

[책 읽어주는 여자] 감자, 김동인, 한글자막(CC), 한국단편소설오디오북, 소설읽기, Korean Novel with Korean Subtitle

안녕하세요 노벨라예요 오늘 이야기는 김동인의 감자입니다 1925년 조선문단에 발표된 감자는 간결한 문체로 사건의 경과만을 철저하게 그리고 객관적으로 제시한 자연주의 소설입니다 싸움 간통 살인 도둑 구걸 징역 이 세상의 모든 비극과 활극의 근원지인 칠성문 밖 빈민굴로 오기 전까지는 복녀의 부처는 사농공상의 제 이 위에 드는 농민 이었었다 복녀는 원래 가난은 하나마 정직한 농가에서 규칙 있게 자라난 처녀였었다 이전 선비의 엄한 규율은 농민으로 떨어지자부터 없어졌다 하나 그러나 어딘지는 모르지만 딴 농민보다는 좀 똑똑하고 엄한 가율이 그의 집에 그냥 남아 있었다 그 가운데서 자라난 복녀는 물론 다른 집 처녀들같이 여름에는 벌거벗고 개울에서 멱감고 바짓바람으로 동네를 돌아다니는 것을 예사로 알기는 알았지만 그러나 그의 마음속에는 막연하나마 도덕이라는 것에 대한 저품을 가지고 있었다 그는 열 다섯 살 나는 해에 동네 홀아비에게 팔십 원에 팔려서 시집이라는 것을 갔다 그의 새서방이라는 사람은 그보다 이십 년이나 위인데 원래 아버지의 시대에는 상당한 농민으로 밭도 몇 마지기가 있었으나 그의 대로 내려오면서는 하나 둘 줄기 시작하여 마지막에 복녀를 산 팔십 원이 그의 마지막 재산이었었다 그는 극도로 게으른 사람이었었다 동네 노인의 주선으로 소작 밭깨나 얻어주면 종자나 뿌려둔 뒤에는 후치질도 안하고 김도 안 매고 그냥 버려두었다가는 가을에 가서는 되는 대로 거두어서 금년은 흉년이네 하고 전주집에는 가져도 안가고 자기 혼자 먹어버리고 하였다 그러니까 그는 한밭을 이태를 연하여 붙여본 일이 없었다 이리하여 몇 해를 지내는 동안 그는 그 동네에서는 밭을 못 얻으리 만큼 인심과 신용을 잃고 말았다 복녀가 시집을 온 뒤 한 삼사 년은 장인의 덕으로 이렁저렁 지내갔으나 이전 선비의 꼬리인 장인도 차차 사위를 밉게 보기 시작하였다 그들은 처가에까지 신용을 잃게 되었다 그들 부처는 여러 가지로 의논하다가 하릴없이 평양 성 안으로 막벌이로 들어왔다 그러나 게으른 그에게는 막벌이나마 역시 되지 않았다 하루 종일 지게를 지고 연광정에 가서 대동강만 내려다보고 있으니 어찌 막벌이인들 될까 한 서너 달 막벌이를 하다가 그들은 요행 어떤 집 행랑 살이로 들어가게 되었다 그러나 그 집에서도 얼마 안 하여 쫓겨나왔다 복녀는 부지런히 주인 집 일을 보았지만 남편의 게으름은 어찌할 수가 없었다 매일 복녀는 눈에 칼을 세워가지고 남편을 채근하였지만 그의 게으른 버릇은 개를 줄 수는 없었다 벳섬 좀 치워달라우요 남 졸음 오는데 님자 치우시관 내가 치우나요 이십 년이나 밥 처먹구 그걸 못치워 에이구 칵 죽구나 말디 이년 뭘 이러한 싸움이 그치지 않다가 마침내 그 집에서도 쫓겨나왔다 이젠 어디로 가나 그들은 하릴없이 칠성문 밖 빈민굴로 밀리어오게 되었다 칠성문 밖을 한 부락으로 삼고 그곳에 모여 있는 모든 사람들의 정업은 거러지요 부업으로는 도둑질과 자기네끼리의 매음 그밖에 이 세상의 모든 무섭고 더러운 죄악이었었다 복녀도 그 정업으로 나섰다 그러나 열 아홉 살의 한창 좋은 나이의 여편네에게 누가 밥인들 잘 줄까 젊은 거이 거랑은 왜 그런 소리를 들을 때마다 그는 여러 가지 말로 남편이 병으로 죽어가거니 어쩌거니 핑계는 대었지만 그런 핑계에는 단련된 평양 시민의 동정은 역시 살 수가 없었다 그들은 이 칠성문 밖에서도 가장 가난한 사람 가운데 드는 편이었었다 그 가운데서 잘 수입되는 사람은 하루에 오리짜리 돈 만으로 일원 칠팔십 전의 현금을 쥐고 돌아오는 사람까지 있었다 극단으로 나가서는 밤에 돈벌이 나갔던 사람이 그날 밤 사 백 여 원을 벌어 가지고 와서 그 근처에서 담배장사를 시작한 사람까지도 있었다 복녀는 열 아홉 살이었었다 얼굴도 그만하면 빤빤하였다 그 동네 여인들이 보통 하는 일을 본받아서 그도 돈벌이 좀 잘하는 사람의 집에라도 간간 찾아가면 매일 오륙십 전은 벌 수가 있었지만 선비의 집안에서 자라난 그는 그런 일은 할 수가 없었다 그들 부처는 역시 가난하게 지냈다 굶는 일도 흔히 있었다 기자묘 솔밭에 송충이가 끓었다 그때 평양 부에서는 그 송충이를 잡는데 은혜를 베푸는 뜻으로 칠성문 밖 빈민굴의 여인들을 인 부로 쓰게 되었다 빈민굴 여인들은 모두 다 지원을 하였다 그러나 뽑힌 것은 겨우 오십 명 쯤이었었다 복녀도 그 뽑힌 사람 가운데 한 사람이었었다 복녀는 열심으로 송충이를 잡았다 소나무에 사다리를 놓고 올라가서는 송충이를 집게로 집어서 약물에 잡아 넣고 또 그렇게 하고 그의 통은 잠깐 사이에 차고 하였다 하루에 삼십이 전 씩의 품삯이 그의 손에 들어왔다 그러나 대엿새 하는 동안에 그는 이상한 현상을 하나 발견하였다 그것은 다른 것이 아니라 젊은 여인부 한 여나믄 사람은 언제나 송충이는 안 잡고 아래서 지절거리며 웃고 날뛰기만 하고 있는 것이었다 뿐만 아니라 그 놀고 있는 인부의 품삯은 일하는 사람의 삯전보다 팔 전이나 더 많이 내어주는 것이다 감독은 한 사람뿐이었는데 감독도 그들이 놀고 있는 것을 묵인할 뿐 아니라 때때로는 자기까지 섞여서 놀고 있었다 어떤 날 송충이를 잡다가 점심 때가 되어 나무에서 내려와 점심을 먹고 다시 올라가려 할 때에 감독이 그를 찾았다 복네 얘 복네 왜 그릅네까 그는 약통과 집게를 놓고 뒤로 돌아섰다 좀 오나라 그는 말없이 감독 앞에 갔다 얘 너 음 데 뒤 좀 가보자 뭘 하례요 글쎄 가야 가디요 형님 그는 돌아서면서 인부들 모여 있는데로 고함쳤다 형님두 갑세다가례 싫다 얘 둘이서 재미나게 가는데 내가 무슨 맛에 가갔니 복녀는 얼굴이 새빨갛게 되면서 감독에게로 돌아섰다 가보자 감독은 저편으로 갔다 복녀는 머리를 수그리고 따라갔다 복네 갔구나 뒤에서 이러한 조롱 소리가 들렸다 복녀의 숙인 얼굴은 더욱 발갛게 되었다 그날부터 복녀도 일 안하고 품삯 많이 받는 인부 의 한 사람으로 되었다 복녀의 도덕관 내지 인생관은 그때부터 변하였다 그는 아직껏 딴 사내와 관계를 한다는 것을 생각하여본 일도 없었다 그것은 사람의 일이 아니요 짐승이 하는 짓쯤으로만 알고 있었다 혹은 그런 일을 하면 탁 죽어지는지도 모를 일로 알았다 그러나 이런 이상한 일이 어디 다시 있을까 사람인 자기도 그런 일을 한 것을 보면 그것은 결코 사람으로 못할 일이 아니었었다 게다가 일 안하고도 돈 더 받고 긴장된 유쾌가 있고 빌어먹는 것보다 점잖고 일본말로 하자면 삼 박자같은 좋은 일은 이것뿐이었었다 이것이야말로 삶의 비결이 아닐까 뿐만 아니라 이 일이 있은 뒤부터 그는 처음으로 한 개 사람이 된것 같은 자신까지 얻었다 그 뒤부터는 그의 얼굴에는 조금씩 분도 바르게 되었다 일년이 지났다 그의 처세의 비결은 더욱 더 순탄히 진척되었다 그의 부처는 이제는 그리 궁하게 지내지는 않게 되었다 그의 남편은 이것이 결국 좋은 일이라는 듯이 아랫목에 누워서 벌신벌신 웃고 있었다 복녀의 얼굴은 더욱 이뻐졌다 여보 아즈바니 오늘은 얼마나 벌었소 복녀는 돈 좀 많이 벌은 듯한 거지를 보면 이렇게 찾는다 오늘은 많이 못 벌었쉐다 얼마 도무지 열 서너 냥 많이 벌었쉐다가레 한 댓 냥 꿰주소고레 오늘은 내가 어쩌고 저쩌고 하면 복녀는 곧 뛰어가서 그의 팔에 늘어진다 나한테 들킨 댐에는 뀌구야 말아요 난 원 이 아즈마니 만나믄 야단이더라 자 꿰주디 그대신 응 알아있디 난 몰라요 해해해해 모르믄 안 줄 테야 글쎄 알았대두 그른다 그의 성격은 이만큼까지 진보되었다 가을이 되었다 칠성문 밖 빈민굴의 여인들은 가을이 되면 칠성문 밖에 있는 중국인의 채마 밭에 감자며 고구마 배추를 도둑질하러 밤에 바구니를 가지고 간다 복녀도 감잣개나 잘 도둑질하여 왔다 어떤 날 밤 그는 고구마를 한 바구니 잘 도둑질 하여 가지고 이젠 돌아오려고 일어설 때에 그의 뒤에 시꺼먼 그림자가 서서 그를 꽉 붙들었다 보니 그것은 그 밭의 주인인 중국인 왕 서방이었었다 복녀는 말도 못하고 멀찐멀찐 발 아래만 내려다보고 있었다 우리집에 가 왕 서방은 이렇게 말하였다 가재믄 가디 훤 것두 못 갈까 복녀는 엉덩이를 한번 홱 두른 뒤에 머리를 젖기고 바구니를 저으면서 왕 서방을 따라갔다 한 시간쯤 뒤에 그는 왕 서방의 집에서 나왔다 그가 밭고랑에서 길로 들어서려 할 때에 문득 뒤에서 누가 그를 찾았다 복네 아니야 복녀는 홱 돌아서보았다 거기는 자기 곁집 여편네가 바구니를 끼고 어두운 밭고랑을 더듬더듬 나오고 있었다 형님이댔쉐까 형님두 들어갔댔쉐까 님자두 들어갔댔나 형님은 뉘 집에 나 눅서방네 집에 님자는 난 왕 서방네 형님 얼마 받았소 눅 서방네 그 깍쟁이 놈 배추 세 페기 난 삼원 받았디 복녀는 자랑스러운 듯이 대답하였다 십 분쯤 뒤에 그는 자기 남편과 그 앞에 돈 삼원을 내어놓은 뒤에 아까 그 왕 서방의 이야기를 하면서 웃고 있었다 그 뒤부터 왕 서방은 무시로 복녀를 찾아왔다 한참 왕 서방이 눈만 멀찐멀찐 앉아 있으면 복녀의 남편은 눈치를 채고 밖으로 나간다 왕 서방이 돌아간 뒤엔 그들 부처는 일원 혹은 이원을 가운데 놓고 기뻐하고 하였다 복녀는 차차 동네 거지들한테 애교를 파는 것을 중지하였다 왕 서방이 분주하여 못 올 때가 있으면 복녀는 스스로 왕 서방의 집까지 찾아갈 때도 있었다 복녀의 부처는 이제 이 빈민굴의 한 부자였었다 그 겨울도 가고 봄이 이르렀다 그때 왕 서방은 돈 백원으로 어떤 처녀를 하나 마누라로 사오게 되었다 흥 복녀는 다만 코웃음만 쳤다 복녀 강짜하갔구만 동네 여편네들이 이런 말을 하면 복녀는 흥 하고 코웃음을 웃고 하였다 내가 강짜를 해 그는 늘 힘있게 부인하고 하였다 그러나 그의 마음에 생기는 검은 그림자는 어찌할 수가 없었다 이놈 왕 서방 네 두고 보자 왕 서방이 색시를 데려오는 날이 가까왔다 왕 서방은 아직껏 자랑하던 길다란 머리를 깎았다 동시에 그것은 새색시의 의견이라는 소문이 퍼졌다 흥 복녀는 역시 코웃음만 쳤다 마침내 색시가 오는 날이 이르렀다 칠보단장에 사인교를 탄 색시가 칠성문 밖 채마 밭 가운데 있는 왕 서방의 집에 이르렀다 밤이 깊도록 왕 서방의 집에는 중국인들이 모여서 별한 악기를 뜯으며 별한 곡조로 노래하며 야단하였다 복녀는 집 모퉁이에 숨어 서서 눈에 살기를 띠고 방안의 동정을 듣고 있었다 다른 중국인들이 새벽 두시쯤 하여 돌아가는 것을 보면서 복녀는 왕 서방의 집 안에 들어갔다 복녀의 얼굴에는 분이 하얗게 발리워 있었다 신랑 신부는 놀라서 그를 쳐다 보았다 그것을 무서운 눈으로 흘겨보면서 그는 왕 서방에게 가서 팔을 잡고 늘어졌다 그의 입에서는 이상한 웃음이 흘렀다 자 우리집으로 가요 왕서방은 아무 말도 못하였다 눈만 정처 없이 두룩두룩 하였다 복녀는 다시 한번 왕 서방을 흔들었다 자 어서 우리 오늘 밤 일이 있어 못 가 일은 밤중에 무슨 일 그래두 우리 일이 복녀의 입에 아직껏 떠돌던 이상한 웃음은 문득 없어졌다 이까짓 것 그는 발을 들어서 치장한 신부의 머리를 찼다 자 가자우 가자우 왕 서방은 와들와들 떨었다 왕 서방은 복녀의 손을 뿌리쳤다 복녀는 쓰러졌다 그러나 곧 다시 일어섰다 그가 다시 일어섰을 때는 그의 손에 얼른얼른 하는 낫이 한 자루 들리어 있었다 이 되놈 죽에라 이놈 나 때렸디 이놈아 아이구 사람 죽이누나 그는 목을 놓고 처울면서 낫을 휘둘렀다 칠성문 밖 외따른 밭 가운데 홀로 서 있는 왕 서방의 집에서는 일장의 활극이 일어났다 그러나 그 활극도 곧 잠잠하게 되었다 복녀의 손에 들리어 있던 낫은 어느덧 왕 서방의 손으로 넘어가고 복녀는 목으로 피를 쏟으면서 그 자리에 고꾸라져 있었다 복녀의 송장은 사흘이 지나도록무덤으로 못 갔다 왕 서방은 몇 번을 복녀의 남편을 찾아갔다 복녀의 남편도 때때로 왕 서방을 찾아갔다 둘의 사이에는 무슨 교섭하는 일이 있었다 사흘이 지났다 밤중 복녀의 시체는 왕 서방의 집에서 남편의 집으로 옮겼다 그리고 시체에는 세 사람이 둘러 앉았다 한 사람은 복녀의 남편 한 사람은 왕 서방 또 한 사람은 어떤 한방 의사 왕 서방은 말없이 돈주머니를 꺼내어 십 원짜리 지폐 석 장을 복녀의 남편에게 주었다 한방 의사의 손에도 십 원짜리 두 장이 갔다 이튿날 복녀는 뇌일혈로 죽었다는 한방의의 진단으로 공동묘지로 가져갔다

[책 읽어주는 여자] 가을과 산양, 이효석, 한글자막(CC), 한국단편소설오디오북, 소설읽기, Korean Novel with Korean Subtitle

이효석의 가을과 산양 화단 위 해바라기 송이가 칙칙하게 시들었을 젠 벌써 가을이 완연한 듯하다 해바라기를 비웃는 듯 국화가 한창이다 양지쪽으로 날아드는 나비 그림자가 외롭고 풀숲에서 나는 벌레소리가 때를 가리지 않고 물 쏟아지듯 요란하다 아침이나 낮이나 밤이나 그 어느 때를 가릴까 사람의 오장육부를 가리가리 찢으려는 심산인 듯하다 애라에게는 가을같이 두려운시절이 없고 벌레소리같이 무서운 것이 없다 지난 칠년 동안 준보를 알기 시작했을 때부터 그 어느 가을인들 애라에게 쓸쓸하지 않은 가을이 있었을까 밤 자리에 이불을 쓰고 누우면 눈물이 되로 흘러 베개를 적신다 사랑이란 무엇일까 스스로 묻는다 외롭고 적적하고 얄궂은 것 칠년 동안에 얻은 결론이 이것이었다 여러해 동안 적어온 사랑의 일기가 홀로 애태우고 슬퍼한 피투성이의 기록이었다 준보는 언제나 하늘 위에 있는 별이다 만질 수 없고 딸 수 없고 영원히 자기의 것이 아닌 하늘 위 별이다 한 마리의 여우가 딸 수 없는 높은 시렁 위 포도송이를 바라보고 딸 수 없음으로 그 아름다운 포도 를 떫은 것이라고 비난하고 욕질한 옛날 이야기를 생각하며 애라는 몇 번이나 그 여우를 흉내 내서 준보를 미워해 보려고 했는지 모른다 하지만 아무리 노력해 보아도 헛일이어서 준보는 날이 갈수록에 더욱 그립고 성스럽고 범하기 어려운 것으로 만 보였다 이 세상은 왜 있으며 자기는 왜 태어났으며 자기와 인연 없는 준보는 왜 나타났을까 준보의 마음과 자기의 마음은 왜 그다지도 어긋나며 준보가 그다지 대수롭게 여기지 않는데도 왜 자기의 마음은 한결같이 그에게로 기울을까 자나깨나 애라에게는 이것이 큰 수수께끼였다 준보가 옥경이와 결혼한다는 발표가 났을 때가 애라에게는 가장 무서운 때였다 친구인 옥경이의 애꿎은 야유였을까 결혼의 청첩은 왜 보내 왔을까 애라에게는 여러 날 동안의 무서운 밤이 닥쳐왔다 자기의 육체를 저주하고 얼굴을 비쳐주는 거울을 깨뜨려버렸다 칠년 동안의 불행을 실어 온다는 거울을 깨뜨려버리고는 어두운 방 안에서 죽음을 생각했다 몸이 덥고 가슴이 답답하고 불 냄새가 흘러오면서 세상이 금방 바서지는 듯했다 그 괴로운 죽음의 환영에서 벗어나는데는 일주일이 넘게 걸렸다 준보를 얼마나 미워하고 옥경이를 얼마나 저주했을까 그런 고패를 겪었건만 그래도 여전히 준보에 대한 미련과 애착이 끊어 지지 않음은 웬일일까 준보는 자기를 위해 태어난 꼭 한 사람일까 전세에서부터 미래까지 자기가 찾는 사람은 단 한 사람 준보라는 지목을 받아 온 것일까 너무도 고전적인 자기의 사랑에 애라는 싫증이 나면서도 한편 여전히 그 사랑에 매어 가는 스스로의 감정을 어쩌는 수 없었다 준보 외에 그의 영혼을 한꺼번에 끌어당길 사람은 다시는 그의 앞에 나타날 성싶지는 않았고 그런 추잡한 생각을 하는 것부터가 싫었다 준보는 무슨 일이 있었던 간에 그에게는영원의 꿈이요 먼 나라이다 준보의 아름다운 환영을 가슴속에 간직한 채 평생을 지내겠다고 마음먹었을 때 애라에게는 절망 속에서도 한 줄기 희망이 솟아올랐다 일르는 말은 안 듣구 언제까지든지 어쩌자는 심사니 늙어 빠질 때까지 사람이 홀몸으로 지낼 수 있을 줄 아나부다 어머니는 오래 전부터 내려오는 혼인 말을 되풀이하고는 딸의 마음을 야속히 여기고 때때로 보챈다 그러나 애라는 자기 방에 묻힌 채 책을 읽거나 무료해지면 염소를 끌고 풀밭으로 나간다 고요한 마음의 생활을 보내며 준보들의 동정을들으면서 가을을 보내고 가을을 맞이해 왔다 며칠 전 준보에게서 편지를 받고 애라는 가라앉았던 가슴이 다시 설레기 시작하고 마음의 상처가 다시 살아났다 준보 부부가 별안간 음악수업차로 미주로 떠나게 되어 그들의 송별회를 친구들이 발기 한 것이었다 인쇄된 청첩에 준보는 기어이 참석 해 달라는 뜻을 따로 적어서 보냈던 것이다 초문의 소식에 애라는 놀라며 곧 옷을 차리고 나섰다가 다시 마음을 고쳐먹고 머뭇거려도 보았지만 결국 참석하기로 했다 오후의 호텔은 고요하면서도 그 어디인지 인기척을 감추고 수떨스런 기색을 보이고 있었다 손님들의 자태는 그리 보이지 않건만 연회를 준비하는 중인지 직원들이 오락가락하는 모양이 눈에 삼삼거린다 복도를 들어가 바른편 객실을 기웃거렸을 때 모임에 참석하는 사람들인 듯한 사오인이 웅얼거리고들 앉았다 낯설은 속에 어울리기도 겸연해서 애라는 복도를 돌아 왼편 객실로 들어갔다 카운터에서 한 사람의 직원이 계산에 열중하고 있을 뿐 객실은 고요하다 애라는 차 한잔을 주문하고 창가까이 자리를 잡았다 창밖의 조그만 뜰에는 여름 한철 깊은 그늘 속에서 이슬을 뿜고 있었을 몇 포기의 깨끗한 백양나무가 어느덧 가을을 맞이해서 차차 병 들어 가는 잎들이 바람도 없건만 애잔하게 흔들리고 있다 가을은 어느 구석에든지 숨어 드는구나 여기도 밤에는 벌레소리가 얼마나 요란할까 생각하면서 찻잔을들려고 할 때 공교롭게도 문득 눈 앞에 나타난 것이 준보였다 그날 모임의 주빈답게 검은 예복으로 단장한 그의 자태가 그 어느 때보다도 신선하게 눈을 끌었다 그렇게 가깝게 면대하기는 오랫 만이었다 언제든지 그의 앞이 어렵고 스스럽고 부끄러운 애라였다 가슴이 두근거리며 고개를 숙여 버렸다 진작 만나 뵙고 여러 가지 얘기 드리려던 것이 갑작스레 떠나게 돼서 이제야 기회를 얻었습니다 옥경이의 희망도 있구 해서 별안 간 미주행을 계획한 것인데 한 일년 지내구 내년 가을에는 유럽 으로 건너갈 작정입니다만 준보의 당황한 설명에 애라는 한 참이나 말이 없다가 겨우 입을 열었다 그러실 줄 알았죠 별일 없으면서두 떠나신다니 섭섭해요 어디를 가시든지 편안하셔야죠 두 분의 행복을 비는 것이 이제는 제 행복이 됐어요 행복이구 불행이구 간에 어쩌는 수없이 그것만이 밟아야 할 길이 된걸요 다음 말까지는 또 한참이나 걸렸다 남의 집 창밖에 서서 안을 기웃거리는 가난한 마음을 짐작하실 수 있으세요 안에는 따뜻한 불이 피고 평화와 단란이 있죠 밖에 서 있는 마음은 춥고 떨리고 준보가 그 대답을 하는데 역시 한참이 걸린다 경우가 어떻게 됐든 간에 그 동안의 애라씨 심정을 나는 감사의 생각 없이는 받을 수 없었습니다 칠년 동안의 변함없는 정성에 값 갈 만한 사내가 아닌 것을요 감사란 말같이 싫은 말은 없어요 제가 요구할 권리가 없듯이 감사 하실 것은 없으세요 감사는 하면서도 요구에 대답하지 못하는 것을 슬퍼합니다 일이 애꿎게 그렇게 되는군요 솔직하게 말하면 처음엔 무심했던 것이 차차 그 곧은 열정을 알게 됐을 때 난 무서워도 졌습니다 그래요 전 남을 무섭게만 구는 허수아빈지두 몰라요 운명이라는 것 생각해 보신 적 있습니까 슬픈 것 기쁜 것 어쩌는 수없는 운명이라는 것 운명을 생각할 때 진저리가 나구 울음이 나요 거역하구 겨뤄봐두 할 수 없는 것 고지식이 항복할 수밖엔 없는 것 결국 그렇게 돌리구 그렇게 생각할 수밖엔 없겠죠 슬픈 일이긴 하지만 시간이 가까워 오면서 그 객실에까지 사람의 그림자가 어른거리게 되었을때 두 사람은 대화를 그쳤으나 이윽 고 다른 방에서 연회가 시작 되었을 때에도 애라에게는 은근히 준보의 모습만이 바라보였다 그의 옆에 앉은 옥경이의 자태까지도 범하기 어려운 하늘 위의 존재로 보임은 웬일이었을까 연회가 끝난 후 여흥으로 부부의 피아노 듀엣 연주가 있었다 건반 앞에 나란히 앉아 가벼운 곡조를 울리는 두 사람의 자태는 그대로 가 바로 곡조에 맞춰 승천하는 한쌍의 천사의 자태이지 속세의 인간의 모습들이 아니었다 그렇듯 아름다운 두 사람의 모양 은 애라와는 너무도 먼 지경에 놓여 있었다 그 거리가 구만리일까 십만리일까 애라는 그날 밤 같이 준보들과의 사이에 큰 거리를 느껴 본 적은 없었다 이것이 준보가 말한 운명이란 것인가 애라는 새삼스레 서러운 생각이 들면서 그날 밤 참석을 후회하며 될 수 있으면 그 자리를 물러나고도 싶었다 하지만 그런 무례를 범할 수도 없어 그 괴로운 운명의 시간을 그대로 참을 수밖에는 없었다 가슴속은 보이지 않는 눈물로 젖었다 괴로운 시간에서 놓여서 사람들과 함께 식당을 나오게 되었을 때 그 다음 괴로움이 준비되어 있었다 옥경이가 긴한 듯이 달려와서 옆에 서는 것이다 이렇게 와 주어서 고맙긴 하지만 한편 미안두 해요 그러나 옥경이의 태도는 자랑에 넘치는 태도였지 미안하다는 태도는 아니었다 애라두 소풍 겸 저리로 떠나 보면어때 좁은 데서 밤낮 속만 태우지말구 조롱인지 충고인지 그러나 애라는 그것을 충고로 듣는 것이 옳을 듯 했다 목적두 없이 가서 뭘하게 그렇게 또렷한 목적 가진 사람이 어디 있겠어 목적을 가졌다고 다이루어지는 것두 아니구 그냥 맘속에 늘 무엇을 생각하고만 있으면 그것이 목적이 아닐까 무얼 생각하게 가령 고향을 생각해도 좋지 외국에 가서 고향을 생각하는 속에 목적은 아니지만 그 무엇이 있을 법 하잖아 어서 무사히 다녀들이나 와요 유럽으로나 떠나 봐요 내년 가을 쯤 파리에서 같이 만나게 애라에게는 옥경이와의 대화가 마냥 괴로운 것이었다 준보들과 작별하고 그 괴로운 분위기를 떠나 한 걸음 먼저 거리로 나왔을 때 지옥을 벗어난 듯도 했지만 한편 거리의 등불이 왜 그리 쓸쓸하게 보이고 오고 가는 사람들의 모습이 왜 그리 무의미하게 보였을까 찻집에 들렀을 때 레코드에서는 베토벤의 운명교향악이 흘렀다 열리지 않는 운명의 철문을 두드리는 답답하고 육중한 음향이 거의 육체를 협박해 오는 지경이었다 운명교향악은 음악이 아니오 운명 그것이다 운명교향악을 작곡한 베토벤은 음악가가 아니오 미치광이나 그렇지 않으면 조물주다 애라는 운명교향곡을 들을 때마다 몸에 소름이 돋고 금방이라도 미칠 듯이 몸이 떨리곤 한다 찻집에서까지 운명교향악을 틀 필요가 뭐야 즐겁게 차 먹으러 오는 곳에 미치광이 음악이 어울리기나 한가 애라는 중얼거리며 주문했던 차도 마시는 둥 만 둥 찻집을 뛰어나와 버렸다 등줄기를 밀치는 듯 등뒤에서 교향악 이 애꿎게 울려오는 것을 들으며 거리를 걷는 애라의 마음속에는 무거운 구름이 겹겹으로 드리웠다 이튿날 역에서 준보 부부를 떠나 보내고 집으로 돌아온 애라는 한꺼번에 세상이 허물어진 것 같은 생각이 들며 눈알이 둘러 패일 지경으로어두웠다 두 번째 죽음을 생각하고 약국에서 사온 약병을 밤새도록 노리면서 한 생각을 되하고 또 되풀이 하는 동안 마침내 죽음 역시 쓸데없는 것으로 생각되었다 어차피 짓궂은 운명이라면 그 운명과 겨뤄 보는 것이 어떨까 진 줄은 뻔히 알지만 그 패배의 결론과 다시 대항하는 수도 있지 않은가 즉 두 번째 싸움이다 이번이야말로 사생결단의 무서운 싸움이다 이렇게 깨닫자 애라에게는 절망 속에서도 다시 한 줄기의 빛이 돋아오며 문득 옥경이의 권고가 생각 났다 유럽으로나 떠나 봐요 내년 가을쯤 파리에서 같이 만나게 또렷한 목적 가진 사람이 어디 있을까 그냥 마음속에 늘 무엇을 생각하구만 있으면 그것이 목적이 아닐까 옥경이가 무슨 뜻으로 했던지 간에 이제 애라에게는 이것이 한 줄기의 암시였다 애라는 머리 속에 가 보지 못한 외국을 환상하며 책시렁에서 한권의 책을 뽑아 기행문의 구절구절을 마음속에 외어 보는 것이었다 시월을 잡아들면 파리는 벌써 아주 겨울 기분이 돈다 나뭇잎새는 죄다 떨어지고 안개 끼는 날이 점점 늘어가서 그 안개 속을 사람의 그림자가 어렴풋하게 거무스름하게 움직이게 된다 그 사람의 그림자를 마치 자기의 그림자인 듯 상상하고 그 파리의 한 구석에서 준보를 만나게 될 것을생각하면서 기행문의 구절구절을 아끼면서 두 번 읽고 다시 되풀이했다 그날부터 애라에게는 또렷한 구체적 계획도 없으면서 다시 먼 곳을 꿈꾸는 버릇이 시작 되었다 외국의 풍경을 상상하고 준보의 뒷일을 궁금히 여기면서 그러나 사실 하루하루가 더욱 쓸쓸 하고 적막해 갈 뿐이었다 외로운 꿈에서 깨어서는 게같이 방 속에서 나와 뜰에 맨 흰 염소를 데리고 집 앞 풀밭을 거닌다 턱아래 불룩하게 수염을 붙인 흰 염소는 그 용모만으로도 벌써 이 세상에 쓸쓸하게 태어난 나그네다 초점 없는 흐릿한 시선을 풀밭에 던지면서 그 어느 낯설은 나라에서 이 세상에 잘못 온 듯이 쓸쓸하게도 운다 울면서 풀을 먹고 풀에 지치면 종이를 좋아 한다 그 애잔한 자태에 애라는 자기 자신의 모양을 비쳐 보고 운명을 생각하면서 종이를 먹인다 한 권의 잡지면 여러 날을 먹는다 백지를 먹을 뿐 아니라 인쇄된 글자까지를 먹는다 소설을 먹고 시를 먹는다 잡지 대신에 애라는 하루는 묵은 일기장을 뜯어서 먹이기 시작했다 칠년 동안의 사랑의 일기 이제는 쓸모 없는 운명의 일기 그 두터운 일곱 권의 일기장을 모조리 찢어서 염소의 뱃속에 장사지내기 시작 했던 것이다 흰 염소는 애잔한 목소리로 새침 하게 울면서 주인의 운명을 슬픈 역사를 싫어 하지 않고 꾸역꾸역 먹는다 염소 배가 불러지면 주인은 염소를 몰고 풀밭을 떠나 강가로 간다 물을 먹이면서 주인은 흰 돌 위에 서서 물소리 속에 흘러간 지난날을 차례차례로 비추어 본다 해가 꼬박 져서 집으로 돌아오면 다시 게같이 꿈의 보금자리인 방으로 기어든다 방에서는 가을 화단이 하늘같이 맑게 그러나 쓸쓸하게 내다보인다 해바라기 송이가 칙칙하게 시들고 국화가 한창이다 양지쪽으로 날아 드는 나비 그림자가 외롭고 풀숲에서 나는 벌레소리가 때를 가리지 않고 물 쏟아지듯 요란하다 아침이나 낮이나 밤이나 그 어느 때를 가릴까 사람의 오장육부를 가리가리 찢으려는 심사인 듯도 하다 애라에게는 가을같이 두려운 시절이 없고 벌레소리같이 무서운 것이 없다 밤 자리에 이불을 쓰고 누우면 눈물이 되로 흘러 베개를 적시고야 만다

[책 읽어주는 여자] 옥토끼 김유정, 한글자막(CC), 한국단편소설오디오북, 소설읽기, Korean Novel with Korean Subtitle

안녕하세요 노벨라예요 오늘은 김유정의 옥토끼를 읽겠습니다 옥토끼는 1936년 여성 7월호에 발표된 단편입니다 나는 한 마리 토끼 때문에 자나 깨나 생각하였다 어떻게 하면 요놈을 얼른 키워서 새끼를 낳게 할 수 있을까 이것이 었다 이 토끼는 하느님이 나에게 내려 주신 보물이었다 몹시 춥던 어느 날 아침이었다 내가 아직 꿈 속에서 놀고 있을 때 어머니가 팔을 흔들어 깨우셨다 아침잠이 번히 늦은데다가 자는데 깨우면 괜스레 약이 오르는 나였다 팔꿈치로 그 손을 툭 털어 버리고 아이 참 죽겠네 골을 이렇게 내자니까 너 이 토끼 싫으냐 하고 그럼 고만두란 듯이 은근히 나를 댕기고 계신 것이다 나는 잠결에 그럼 아버지가 아마 오랜만에 고기 생각이 나서 토끼 고기를 사오셨나 그래 어머니가 나를 먹이려구 깨우시는 것이 아닐까 하였다 그리고 고개를 돌려 뻑뻑한 눈을 떠보니 이게 다 뭐냐 조막만하고 아주 하얀 옥토끼 한마리가 어머니 치마 앞에 폭 싸 여 있는 것이 아닌가 나는 눈곱을 부비고 허둥지둥 다가 앉으며 이거 어서 났수 글쎄 글쎄 어서 났냔 말이야 하고 조급히 물으니까 아침에 쌀을 씻으러 나가니까 우리 부뚜막 위에 올라앉아서 웅크리고 있더라 아마 누집에서 기르는 토낀데 빠져 나왔나봐 어머니는 얼른 두 손을 화로 위에 부비면서 무척 기뻐하셨다 그 말씀이 우리가 이 신당리로 떠나 온 뒤로는 이날까지 지지리지지리 고생만 하였다 이렇게 옥토끼가 그것도 이 집에 네 가구가 있으련만 그 중에서 우리를 찾아 왔을 적에는 새해부터는 아마 운수가 좀피려는 거나 아닐까 하시며 고생 살이에 찌들은 한숨을 내쉬셨다 그러나 나는 나대로의 딴 희망이 있지 않아선 안 될 것이다 이런 귀여운 옥토끼가 뭇사람을 제치고 나를 찾아 왔음에는 아마 나의 심평이 차차 피려나부다 하였다 그리고 어머니 치마 앞에서 옥토끼를 집어내 들고 고놈을 입에 대 보고 뺨에 문질러 보고 턱에다 받쳐도 보고 하였다 참으로 귀엽고도 아름다운 동물이었다 나는 아침 밥도 먹을 새 없이 그리고어머니가 팔을 붙잡고 너 숙이 갖다 줄려고 그러니 내 집에 들어온 것은 남 안 주는 법이야 인내라 인내 이렇게 굳이 말리는 것도 듣지 않고 덜렁거리고 문 밖으로 나섰다 뒷골목으로 들어가 숙이를 문간 으로 넌지시 불러내다가 이 옥토끼 잘 길루 하고 두루마기 속에서 고놈을 꺼내 주었다 나의 예상대로 숙이는 가손진 그눈을 똥그랗게 뜨더니 두 손으로 담싹 집어다가는 저도 역시 입을 맞추고 뺨을 대보고 하는 것이 아닌가 하지만 가슴에다 막 부등켜 안은 데는 나는 고만 질색을 하며 아 아 그렇게 하면 뼈가 부서져 죽수 토끼는 두 귀를 붙들고 이렇게 하고 토끼 다루는 법 까지 아르켜 주지 않을 수 없었다 하라는 대로 두귀를 붙잡고 섰는 숙이를 가만히 바라보며 나는 이 집이 내 집이라 하고 또 숙이가 내 아내라 하면 얼마나 좋올까 하였다 숙이가 여자 양말 하나 사 달라고 부탁하고 내가 그래라고 승낙한 지가 달장근이 되련만 그것도 못 하는 걸 생각하니 내 자신이 불쌍 도 하였다 요놈은 크거든 짝을 채워서 우리 새끼를 자꾸 받읍시다 그 새끼를 팔구 팔구 하면 나중에는큰 돈이 그러고 토끼를 쳐들고 들여다보니 대체 수놈인지 암놈인지 분간을 모르겠다 이게 저으기 판심이 되어 그런데 뭔지 알아야 짝을 채지 하고 혼자 투덜거리니까 그건 인제 숙이는 이렇게 낯을 약간 붉히더니 어색한 표정을 웃음으로 버무리며 낭중 커야 알지요 그렇지 그럼 잘 길루 하고 집으로 돌아와서는 그 담날 부터 매일 한 번씩 토끼 문안을 가고 하였다 토끼가 나날이 달라간다는 숙이의 말을 듣고 나는 퍽 좋았다 요새두 잘 먹수 하고 물으면 네 무우 찌끼만 주다가 오늘은 배추를 주었더니 아주 잘 먹어요 하고 숙이도 대견한 대답이었다 나는 이렇게 병이나 없이 잘만 먹으면 다 되려니 생각하였다 아니나 다르랴 숙이가 인젠 막 뛰어다니고 똥도 밖에 가 누구 들어와요 하고 까만 눈알을 뒤굴릴 적에는 아주 훤칠한 어른 토끼가 다 되었다 인제는 짝을 채 줘야 할 터인데 하고 나는 돈 없음을 걱정하며 집으로 돌아왔다 그러나 아무리 생각하여도 돈을 변통할 길이 없어서 내가 입고 있는 두루마기를 잡힐까 그러면 뭘 입고 나가냐 이렇게 양단을 망설이다가 한 댓새 동안 토끼에게 가질 못 하였다 그러나 하루는 저녁을 먹다가 어머니가 금칠 어메게 들으니까 숙이가 그토끼를 잡아 먹었다더구나 하고 역정을 내는 바람에 깜짝 놀랐다 우리 어머니는 싫다는 걸 내가 디리 졸라서 한 번 숙이네한테 통혼을넜다가 거절을 당한 일이 있었다 겉으로는 아직 어리다는 것이나 그 속셈은 돈 있는 집으로 딸을 내놓겠다는 내숭이었다 이걸 어머니가 아시고 모욕을 당한 듯이 그들을 극히 미워하므로 그럼 그렇지 그것들이 짐생 구여운 줄이나 알겠니 그래 토끼를 먹었어 나는 이렇게 눈에 불이 번쩍 나서 밖으로 뛰어 나왔으나 암만 해도 알 수 없는 일이다 제 손으로 색동조끼 까지 해입힌 그 토끼를 설마 숙이가 잡아 먹을 성 싶지는 않았다 그러나 숙이를 불러 내다가 그 토끼를 좀 잠깐만 뵈 달라 하여도 아무 대답이 없이 얼굴만 빨개져서 서 있는 걸 보면 잡아 먹은 것이 확실 하였다 이렇게 되면 이놈의 계집애가 나에게 벌써 맘이 변한 것은 넉넉히 알 수 있다 나중에는 같이 살자고 우리끼리 맺은 그 언약을 잊지 않았다면 내가 위하는 그 토끼를 제가 감히 잡아 먹을 리가 없지 않는가 나는 한참 도끼눈으로 노려보다가 토끼 가질러 왔수 내 토끼 도루 내주 없어요 숙이는 거반 울 듯한 상이더니 이내 고개를 떨어치며 아버지가 나두 모르게 하고는 무안에 취하여 말끝도 다 못 맺는다 실상은 이때 숙이가 한 사날 동안이나 밥도 안 먹고 대단히 앓고 있었다 연초 회사에 다니며 벌어 들이는 딸이 이렇게 밥도 안 먹고 앓으므로 그 아버지가 겁이 버쩍 났다 그렇다고 고기를 사다가 몸보신 시킬 형편도 못되고 하여 결국에는 딸도 모르게 그 옥토끼를 잡아서 먹여 버리고 말았던 것이다 그러나 나는 그런 속은 모르니까 남의 토끼를 잡아 먹고 할 말이 없어서 벙벙히 섰는 숙이가 미웠다 뭘 못 먹어서 옥토끼를 하고 다시 옥토끼 내놓슈 가져 갈테니 하니까 잡아 먹었어요 그제서야 바로 말하고 언제 그렇게고였는지 눈물이 뚝 떨어진다 그리고 무엇을 생각했음인지 허리춤을 뒤지더니 그 지갑 그 지갑은 우리가 둘이 남몰래 약혼을 하였을 때 금반지 살 돈은 없고 급하긴 하고 해서 내가 야시에서 15전 주고 사넣고 다니던 돈지갑을 대신 주었는데 그것을 내놓으며 새침히 고개를 트는 것이다 망할 계집애 남의 옥토끼를 먹고 요렇게 토라지면 나는 어떡 하란 말인가 하나 여기서 더 지껄였다가는 나만 앵한 것을 알았다 숙이의 옷가슴을 부랴사랴 헤치고 허리춤에다 그 지갑을 도로 꾹 찔러 주고는 쫓아 올까봐 집으로 힝하게 달아왔다 게다가 내 옥토끼를 먹었으니까 암만 즈 아버지가 반대를 하더라도 그리고 제가 설혹 마음이 없더라도 인제는 하릴없이 나의 아내가 꼭 되어 주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이렇게 나는 생각하고 이불 속에서 잘 따져 보다 이 옥토끼가 나에게 참으로 고마운 동물임을 비로소 깨달았다 인제는 틀림없이 너는 내거다